[특집_겨울 유료터 물대포낚시]

음성 제수리낚시터 현장기

영하 10도에도 손맛 짜릿합니다

이영규 기자

▲음성 제수리낚시터의 수상방갈로에서 겨울 물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

낚시 자리 아래에 설치한 물대포가 결빙을 막기 위해 물을 뿜어내고 있다.

겨울이 되면 낚시인들의 출조 방향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일부 낚시인들은 얼음낚시터를 찾지만 여전히 물낚시 로망을 잊지 못하는 낚시인들은 ‘물대포낚시터’로 향한다.

물대포낚시터란 수면에 인공적으로 물을 쏴 결빙을 막는 낚시터를 말한다. 약 15년 전 물대포낚시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그래도 겨울인데… 결빙만 막는다고 과연 입질이 들어올까?’라며 미더워했다. 그러나 의외로 낚시가 잘 되자 지금은 한겨울 물대포낚시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겨울에도 많은 양의 고기를 방류하는 유료낚시터가 주 대상이다.

특히 요즘은 시설 좋은 대형 수상좌대와 1~2인용 방갈로가 급속하게 보급되면서 물대포낚시를 개장하는 곳이 늘고 있다.
아무리 낚시가 잘 돼도 일단 따뜻한 침실을 기본적으로 갖춰야 손님이 찾기 때문이다.

▲강추위가 닥치기 전인 12월 26일 밤낚시로 혼자 170여 수에 가까운 마릿 수 조과를 올린 낚시인(닉네임 영초이).

현재는 조과가 떨어졌지만 하룻밤에 20~50마리는 올릴 수 있다.

최근 트렌드는 펜션 뺨치는 가족낚시터
지난 12월 28일 충북 음성에 있는 제수리낚시터(제수리그릴낚시터)를 찾았다. 작년 6월에 오픈한 제수리낚시터는 기존 낚시터 시설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곳으로, 웬만한 펜션급 시설을 자랑한다. 현재 낚시터 전체를 빙 둘러 21동의 수상좌대가 있으며 각 좌대에는 샤워실 겸용 수세식 화장실까지 갖추고 있다.

깔끔한 수세식 화장실과 샤워실은 가족낚시객 모객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야생에 길들여진’ 우리 낚시인들이야 고기만 잘 낚이면 웬만한 불편은 감수하지만 가족은 낚시보다는 편의시설에더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수상좌대 연안 쪽 공간에는 원목 테이블을 설치해 삼겹살 같은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도록 했다. 낚시터의 정식 이름이 ‘제수리그릴낚시터’인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제수리낚시터 운영자는 작년까지 용인 지곡지를 운영했던 진광선 대표. 다년간 수도권 유료낚시터를 경영하면서 습득한 가족낚시인들의 니즈를 제대로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광선 대표는 “요즘 유료낚시터는 고기만 잘 낚여서는 한계가있습니다. 편하게 먹고 즐길 수 있는 시설이어야 가족이 함께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낚시터가 편하고 시설이 깔끔하면 낚시에 대한 일반인의 시각도 달라지게 됩니다”라며 최근의 트렌드를 설명했다.

이번 물대포낚시터 현장취재에는 군계일학 손태성 회원이 동행했다. 손태성 씨는 본지에 ‘손태성의 유료터 탐방’을 연재 중인 필자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유료낚시터 정보에 해박한 인물이다. 제수리낚시터를 취재지로 선정한 것도 손태성 씨가 최근 가장 핫한 가족형 물대포낚시터라고 추천했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던 것은 하필 우리가 촬영에 나선 12월 마지막 주까지 지속된 강추위다. 1주일 전부터 시작된 영하 14도의 강추위 탓에 자연지와 유료터 모두 조황이 완전히 꺾인 상태였다. 사실 물대포로 결빙을 막는 것과 조황과는 별개의 문제다. 기온과 수온이 갑자기 크게 내려가면 조황이 급락할 수밖에 없다.

▲비닐 차단막이 설치된 수상방갈로에서 밤 입질을 기다리는 낚시인들.

▲취재일 금왕에서 온 최수창 씨가 밤낚시로 올린 월척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기온 급락 직전에는 혼자 170여 수 낚기도
우리는 관리소 앞의 수상방갈로에 올랐다. 가는 호스를 통해 발사된 물이 수면을 때리며 퍼져나갔다. 평소에는 이 상태로 놔두지만 낚시할 때는 소음과 파장이 크기 때문에 수면과 일치할 정도로 물대포 위치를 조정하는 게 중요하다.

이날 사용할 미끼는 글루텐과 집어제 그리고 생미끼로 지렁이와 대하살을 준비했다. 초저녁에는 글루텐과 집어제를 함께 넣어 집어를 해보고, 만약 입질이 너무 뜸하다면 생미끼를 사용해볼 생각이었다.

제수리낚시터는 토종붕어와 향붕어가 함께 들어가는데 과연 어떤 붕어가 먼저 반응할지도 궁금했다. 다만 토종붕어가 붙으면 상관없지만 향붕어가 붙게 되면 미끼 사용에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다. 향붕어는 바닥에서 많이 떠서 움직이는 습성 탓에 초반부터 집어제가 많이 들어가면 입질이 지저분해지기 때문. 그래서 향붕어 전용터에서는 부슬부슬 퍼지는 집어제 사용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지금은 엄동설한 속 조한기라 그 가정은 일단 배제하기로 했다. 일단 붕어를 집어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밤 10시가 넘도록 입질은 감감무소식. 초저녁에 두 마디 정도 솟는 입질을 구경했지만 이후로는 입질다운 입질이 들어오지 않았다. 일주일 전 영하 14도까지 내려간 기온이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듯했다. 밤 11시경 드디어 손태성 씨가 입질을 받았는데 올라온 것은 7치급 토종붕어였다. 이곳에서나고 자란 개체였다. 12시경 비슷한 씨알이 또 한 마리 올라왔지만 역시 씨알은 비슷했다. 맞은편 방갈로 조과도 우리랑 비슷했다. 결국 이날은 잔챙이 두 마리를 낚는 것으로 낚시를 마칠 수밖에 없었다.

낚시를 마치고 관리소로 이동하니 제수리낚시터 남하율 부매니저가 2일 전 조황사진을 보여주었다. 혼자서 170마리가 넘는 붕어를 올린 사진이었다. 그때는 막 추위가 시작됐을 무렵으로, 낮에는 기온이 영상이지만 밤에는 영하로 내려갈 시점이었다고. 밤이 되면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폭발적인 입질이 들어왔다고 한다.

또 한 사진은 9일 전으로, 역시 100마리 가까운 살림망 조과였다. 강추위가 이틀 정도 진행됐을 때로 그때 역시 밤 기온이 영하 5도에 가까웠다고 한다. 그때 이후 조황이 서서히 하락세를 보였고 하필 우리가 조황 최저점에 촬영을 온 것 같았다.

▲3인이 낚시할 수 있는 수상방갈로. 겨울에는 햇살을 마주 받는 관리소 건너편 수상방갈로의 인기가 높다.

▲수상방갈로 안에서 요리를 해먹고 있는 촬영팀.

▲물대포에서 뿜어내 나오는 물줄기. 낚시 때는 수면 가까이 내려줘야 물살이 덜 생긴다.

▲수상방갈로 입구 쪽에 대형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이곳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도 있다.

▲관리소 앞에 마련 한 식사 공간. 전자렌지와 그릴을 갖추고 있다.

▲취재에 동행한 손태성 씨가 사용한 다이아몬드 라인. 비중 1.36으로 유료터 낚시에서 매우 유리하다.

▲초반 집어를 위해 사용한 집어제+글루텐 짝밥.

▲밤 10시경 토종붕어로 손맛을 본 손태성 씨.

▲12월 20일에 출조한 김포 낚시인(닉네임 김포꽁)이 거둔 50여 수가 넘는 조과.

▲수상방갈로마다 수세식 화장실과 샤워실이 마련돼 있다.

▲상류에서 바라본 제수리낚시터.

1월 들어 조황 회복, 하룻밤에 20~50마리
비록 이날은 잔챙이 조과만 거둔 채 낚시를 마감했지만 강추위로 인한 일시적 조황 저하인만큼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첫째 주말에 통화한 남하율 부매니저는 “낮 기온이 올라가면서 조황이 살아난 상태다. 보통 많이 낚을때는 하룻밤에 50마리를 낚는 사람도 있고 적게는 20마리 내외로 낚이고 있다”고 전해왔다.

참고로 제수리지낚시터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실내에서 요리를 해먹어도 된다는 것. 손님들이 영하의 기온 속에 외부 테이블에서 요리해먹는 건 무리다 싶어 겨울에는 실내 조리를 허용하고 있다고. 요즘 유료낚시터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배려에 우리는 깜짝 놀랐다. 덕분에 따뜻한 방에 앉아 고기를 구워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시설 좋은 펜션급 가족낚시터를 찾고 있다면 제수리낚시터를 적극 추천한다.

문의 010-3255-0098

▲제수리낚시터 부교 포인트에서 입질을 기다리는 낚시인들.

제수리낚시터 이용비용

제수리낚시터에는 총 21동의 수상방갈로가 있다. 신축 수상방갈로도 있고 구형 방갈로들도 모두 리뉴얼해 수세식 화장실과 샤워실을 완비했다. 이용료는 1인당 입어료 3만5천원+방갈로 이용료 6만원(3인용), 8만원(4인용). 평일에는 혼자 쓸 때는 입어료와 좌대 이용료 6~8만원만 내면 되지만 주말에는 혼자 써도 3, 4인분 좌대 이용료를 모두 부담해야 한다. 즉 3인용 수상좌대를 주말에 혼자 이용할 경우 입어료 3만5천원+좌대 이용료 18만원(3인분)을 내야 한 다. 잔교낚시터는 4만원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