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공개]

천안 가좌울방죽

여름에는 손절, 얼음만 얼면 인기 대폭발

이영규 기자

▲약 3천평 규모의 천안 가좌울방죽. 여름에는 잔챙이가 많아 인기가 없지만 얼음만 얼면 많은 낚시인들이 몰린다.

씨알은 보장할 수 없다. 그러나 찌올림은 원 없이 볼 수 있고 그 와중에 덜커덕 월척이 섞여 낚인다면? 물낚시철에는 잔챙이 성화에 인기가 없다가 얼음만 얼면 꾼들이 몰리는 곳.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가산리에 있는 가좌울방죽이다.

경부고속도로 천안시 입장면 부근을 지나다보면 저 멀리 엘리베이터 구조물이 높게 솟아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곳이 TK엘리베이터 공장이며 공장 바로 정문 앞에 가좌울방죽이 있다.

가좌울방죽은 인근 연곡소류지와 더불어 천안시 입장면을 대표(?)하는 소류지로 두 곳 모두 수심이 얕아 결빙이 빠른 게 특징이다.

두 곳 중 유명도는 연곡소류지가 앞선다. 물낚시를 기준으로 할 경우 가좌울방죽보다 씨알이 굵게 낚이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두 낚시터 붕어 씨알은 도토리 키 재기 수준. 5~7치가 평균 씨알이고 산란기 때나 간혹 월척이 섞여 낚이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배스가 유입된 연곡소류지는 월척터로 변했고 가좌울방죽은 여전히 토종터로 남았다.

그래서 물낚시 때는 연곡소류지가 인기를 끌지만 겨울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겨울 얼음낚시에서는 종일 한 마리 낚기 어려운 한방터보다는 잦은 입질이 들어오는 낚시터가 환영받기 때문이다. 잔챙이 토종터라도 겨울에는 한두 치 더 굵게 낚이고 월척 확률도 높아지는 특징도 인기의 비결이다.

▲다음카페 낚시천안 카페지기 이재구 씨가 9치급 향어를 낚았다.

향어는 인근 유료터에서 낚은 고기를 낚시인들이 방류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구 씨가 거둔 마릿수 조과.

첫탕터로 인기 높아
지난 1월 1일 새해 첫날을 맞아 가좌울방죽을 찾았다. 이날은 동일레저 회원 10여 명이 동행했는데 많고 많은 얼음터 중 가좌울방죽을 찾은 이유는 명백했다.

동일레져 박동우 사장은 “나는 10년 전부터 얼음낚시 첫탕터로 가좌울방죽을 찾고 있다. 주 씨알은 5치에서 7치지만 이런 씨알을 열댓 마리 낚다보면 월척과 허리급이 불쑥 솟구친다. 보통 20~30마리 낚으면 월척 두세 마리는 기본이다”라며 가좌울방죽의 매력을 설명했다.

동일레져 회원 외에도 천안에 거주하는 현지 낚시인도 여러 명 찾아왔는데 이날 최다 마릿수 조과를 거둔 사람은 다음카페 ‘낚시천안’ 카페지기 이재구 씨였다.

이재구 씨는 “오늘은 마릿수는 물론 씨알도 너무 잘게 낚이는 편이다. 나는 찌맛이 그리울 때 이곳을 자주 찾는다. 물론 월척도 종종 올라온다. 방금도 허리급은 족히 돼보이는 녀석을 얼음구멍까지 끌어냈다가 바늘이 빠져서 놓쳤다. 이런 매력 때문에 가좌울방죽을 찾고 있다”고말했다.

이날 이재구 씨는 7~8치급 정도 되는 향어를 2마리 낚았는데 이 고기들은 유료터에서 잡은 고기를 현지 낚시인들이 방류한 것으로 추정된다.

▲도로변에서 본 가좌울방죽.

▲이재구 씨가 동시에 입질을 받아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도로변 수초가를 공략 중인 낚시인.

▲살얼음에 갇힌 찌.

▲티케이엘리베이터코리아 공장 앞에 있는 가좌울방죽. 천안 지역의 대표적인 마릿수터다.

▲티케이엘리베이터코리아 공장 앞에 있는 가좌울방죽. 천안 지역의 대표적인 마릿수터다.

전 구간 1.5~1.8m 수심
1천평 남짓한 가좌울방죽은 전 연안 수심이 1.5~1.8m 수준으로 고르다. 제방도 따로 없기 때문에 딱히 어디가 상류이고 하류인지도 모호한 상황. 대체로 도로에서 봤을 때 우측 연안이 약간 얕고 중심부가 깊은 편이다. 무조건 수심이 깊다고 입질이 잦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깊은 수심과 얕은 수심을 두루 옮겨 다니며 공략해 볼 필요가 있다.

인근에 식당과 낚시점은 없으며 800m 떨어진 곳에 편의점이 한 곳 있다. 따라서 지렁이와 식사에 필요한 용품은 미리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내비 주소 입장면 가산리 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