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기록경신? 계측불량? 양포 앞바다

130cm 大삼치

김정철 경북 안동 낚시인

작년 겨울부터 삼치낚시에 빠져 추워질 때쯤이면 매번 삼치낚시를 하러 포항에 가곤 한다. 지난 11월 26일에도 친구와 날짜를 잡아 오전배를 타기 위해 안동에서 새벽 3시에 출발하여 5시 30분쯤 양포항에 도착했다. 이날따라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오늘은 좀 힘들겠구나 생각했다. 30분간 로드와 채비를 점검하고 아이스박스를 끌고 뉴한성호에 올랐다.

6시30분. 배가 출항하고 바다 중간쯤 도착하니 파도도 심하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제자리에 서있기도 버거웠다. 몇 번을 이동했지만 파도와 바람도 심하고 배에 탄 사람들 모두 입질도 못 받은 상태.
40여 분 이동을 했다.

이동하는 중에도 파도가 심해 온몸에 파도를 맞았다. 바람도 많이 불고 온몸이 젖은 상태여서 오늘은 날이 아닌가 보다 생각을 했지만 해가 뜨고 도착한 곳은 다행히 파도가 심하지 않았다. '그래 다시 힘내보자' 생각하고 로드를 쥐었다. 선장님에게 수심 45m에 삼치가 있다는 말을 듣고 150g 롱지그를 담갔다.

▲포항 양포 앞바다에서 130cm 삼치를 낚은 필자.

최종기록은 2021 한국최대어상 심사 후 발표
나는 선장님이 알려준 수심에서 채비를 좀 더 내리는 스타일이라 수심 60m에 맞춰 액션을 주기 시작했다. 리프트앤폴 액션을 빠르게 하던 중 묵직한 게 느껴졌다. 일단 로드를 들어 느낌을 보려 하자마자 드랙이 계속 풀려나갔다. 드랙을 많이 푼 것도 아니었는데 6~7초간 계속 치고 나가서 주위를 둘러봤다. 혹시 부표가 있나? 하지만 바다 위엔 아무 것도 없다.

일단 릴링을 시작했다. 시작과 동시에 로드가 요동치는 게 보였다. 삼치가 맞구나 싶어 로드를 들어 올리고 내리면서 빠르게 감고 반복했다. 8합사 3호 원줄에 쇼크리더는 40lb. 묵직한 것을 보니 자칫하다간 터질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침착하게 버티면서 삼치와의 싸움을 이어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너무 지친 상태여서 두 손으로 로드를 올리고 릴을 감아야 하는데 손에 힘이 빠져서 감지도 못하는 상황에 핸들을 손바닥으로 움켜잡고 온몸으로 돌렸다. 한참을 그렇게 하던 중 점점 물속에서 은빛이 보였다. 사이즈가 남달라 보였다. 수면에 삼치가 눕자 침착하게 선장님이 가프질을 해주었고 삼치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말 컸다.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그땐 너무 지쳐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래서 실수로 삼치 계측을 거꾸로 해버렸다. 거꾸로 쟀지만 꼬리 끝에서 머리 끝까지 130cm가 나왔다. 이런 대삼치를 잡다니 믿기지 않았다. 그뒤로 삼치 3마리와 방어 3마리를 더 잡고 철수했다. 낚은 대삼치는 76리터 아이스박스에 다 들어가지 않아 손질 후 여섯 덩이로 잘라 주변 지인들에게 나눠주었다.

▲계측자에 올린 삼치.

☞130cm이라고 알려온 김철이 씨의 기록은 줄자를 거꾸로 계측을 한 탓에 정확한 길이를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최종 기록은 12월 중순에 열리는 ‘2021 한국낚시최대어상’ 심사 후 2022년 2월호에 발표합니 다. 현재 국내 삼치 최대어 기록은 포항의 카이저호 선장 황만철 씨가 지난 2020년 10월 22일 포항 먹등대 해상에서 낚은 127cm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