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붕어 호황 속보

하의도 오림리수로에서 터졌다!

껍질 깐 새우로 갈대수  노리자 밤새 월척 줄줄이

| 장재혁 객원기자·천류  드스탭 |

신안 하의도의 간판낚시터인 허박동수로가 하의면에 의해 낚시금지구역으로 묶인 가운데
오림리수로에서 호황이 터졌다. 12월 2일 하룻밤낚시에 월척 5수와 준척 40여 수의 조과를 올리며
모처럼 섬낚시의 진수를 만끽하고 돌아왔다.

▲ 하의도 오림리수로 상류 가지수로에 앉은 조창식씨가 갈대 옆에 세워 놓은 찌를 주시하고 있다.

막연하지만 강렬한 믿음! 매년 겨울 그곳에 가면 붕어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찾던 신안군 하의도로 몽유병 환자처럼 나는 또 이끌렸다.  
지난 12월 2일 나는 낚시가방을 짊어지고 조창식씨와 함께 목포여객터미널에서 하의도로 가는 배에 몸을 실었고 2시간 30분의 뱃길에 하의도 선착장에 발을 내딛게 되었다. 배에서 내려 우선 어은리에 있는 허박동수로를 찾아보았다. 그런데 수로 옆 농로에 못 보던 녹색 깃발이 수로를 따라 꽂혀 있었다. 깃발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낚시금지’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던 것이다. 면사무소에 알아보니 자초지종은 이러하다.
허박동수로와 인접한 농지는 2005년 신안군에서 친환경농업단지로 지정한 바 있어 금년부터 중점 관리를 하게 됐다. 허박동수로는 사유지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낚시행위가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아 허용해 왔었는데 낚시꾼이 버린 쓰레기와 농업시설의 훼손, 도전(盜電, 낚시인들 중 전봇대의 배전반을 열어 조명기구, 전기매트에 전선을 연결해 쓰는 이가 있었다고 한다), 차량기름 유출 등 토양 보존을 위한 오염물질 유입방지 차원에서 낚시금지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 낚시금지 깃발이 꽂힌 허박동수로.

낚시금지된 허박동수로
안타까운 마음으로 허박동수로를 뒤로 하고 우리는 다시 이동해서 대리에 있는 땅골지를 찾았다. 하지만 오후 9시부터 살랑대던 바람이 강풍으로 돌변하면서 낚시를 중단하고 아침을 기다려야 했다. 다음날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발령되어 배편도 꼼짝 못하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아침 일찍 바람을 피해 낚시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섰다. 2년 전 가뭄의 영향이 크게 작용을 했는지 아직도 일부 저수지는 담수량을 확보하기 위해 중장비가 저수지 바닥까지 들어가 준설과 제방공사가 한창이었다.
우리는 봉도선착장 가는 길 오른편에 있는 오림리수로를 찾았다. 지난 11월 나는 이곳에서 38cm 붕어와 준척 이하로 20여 수를 낚은 적이 있었다. 인근 산에서 흘러드는 물이 오림저수지를 거쳐 오림리수로를 통해 바다로 나가는데 총 연장 1.5㎞이며 낚시를 할 수 있는 구간은 1.1㎞다. 수로 폭이 8~15m로 연안을 따라 갈대와 뗏장수초가 수초군을 형성하고 있다.
바람은 6~8㎧로 그칠 줄 모르고 불었지만 물색도 좋고 잠깐 낚시에 7치급 붕어가 연속으로 낚였다. 여기서 밤낚시를 하기로 했다. 함께 간 조창식씨는 바람을 등지고 낚시할 수 있는 상류 가지수로에 자리를 잡았는데 대편성 중에도 7~8치 붕어를 계속 낚아냈다. 나는 본류권에 자리하였는데 강풍이 측면에서 불고 있고 머리 위에 전선이 있어 짧은 낚싯대로 뗏장수  언저리와 맨바닥을 공략하였다. 미끼는 참붕어와 새우를 사용하였다.
어둠이 깔리면서 바람은 낮보다 조금 사그라진 듯했지만 좀처럼 입질이 없었다. 조창식씨의 상황이 궁금해 연락해보니 이미 9치 붕어를 4수나 낚아 놓았다고 한다.

▲ 오림리수로 중류에서 낚시한 서울 낚시인 박주민씨가 밤낚시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강풍 속에서도 계속 솟구치는 찌불
나는 새우의 머리와 등껍질을 까서 사용해보기로 하였다. 그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얼마 후 입질이 들어왔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작은 씨알의 붕어가 올라 왔다. 11시경 좌측 갈대  안에 있던 찌에 입질이 왔었는지 수면 밖으로 나와 있던 찌불이 물속에 잠겨 있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데 찌가 꿈틀거리더니 드디어 솟아오른다. 순간 낚싯대는 활처럼 휘어져 있었고 갈대 속으로 파고드는 것을 제압하여 올려보니 32cm 월척붕어였다. 이것이 신호탄이었는지 낮부터 불던 바람도 잦아들고 입질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자정을 넘긴 시각, 맨바닥에 참붕어를 달아두었던 찌가 옆으로 끌려가듯 물속으로 잠기는 순간 챔질하니 수면에서 바늘털이를 하며 저항하였다. 입질 상태로 보아 혹시 민물장어인가 했는데 31cm 월척붕어였다. 얼마 후 조창식씨 자리에서도 턱걸이급 월척 소식이 전해오고 이후로 7~9치 붕어가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사이 어느새 서서히 날이 밝아지면서 주변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첫 월척이 낚였던 우측 갈대에 세워둔 찌가 또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곧바로 강한 챔질로 이어졌고 한판 승부 끝에 올린 31cm 월척붕어는 아침 햇살을 받아 비늘이 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 뒤 잔챙이와 실렁이를 벌이다가 끌려가는 옆의 낚싯대를 부여잡았는데 31cm 월척이었다.
중하류로 내려가 봤더니 파주 낚시인 이동규(건곤일척 운영자)씨와 박주민(서울 송파)씨의 살림망엔 월척이 두세 마리씩 들어 있었다. 다음카페 낚시나눔방 회원들도 하의도에서 사흘째 낚시 중이었는데 지난밤엔 강풍 때문에 낚시를 제대로 못했고 우리처럼 오림리수로를 찾아 월척 조황을 맛봤다.

▲밤새 월척이 낚인 오림리수로 상류. 우측에 뗏장수초를 중심으로 대를 깐 필자의 낚시텐트가 보인다.

오림리수로 낚시요령

오림리수로는 뗏장수초보다 맨바닥이나 갈대수초가 있는 포인트에서 입질 빈도가 높았을 뿐만 아니라 굵은 붕어가 낚여 올라왔다. 또 지난 11월 초에는 밤에는 참붕어, 낮에는 새우가 미끼로서 주효했으나, 현재는 밤낚시에 새우와 참붕어, 낮에는 통지렁이 서너  마리를 바늘에 꿰어 사용하면 좋다. 입질시간대는 밤 10시경부터 아침시간까지.

가는 길 하의도선착장에서 나와 좌회전하여 약 550m 진행하면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측 봉도선착장 방면으로 3.3㎞ 가다 오림리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하면 수로가 나온다.

하의도 배편
출발지 운항시간 승선요금 소요시간
조양페리 목포여객터미널 06:50 13:30 승객:12,300원 차량:38,000원 2시간 30분
(철부선) 하의도 09:20 16:30 승객:12,300원 차량:36,000원 2시간 30분
엔젤호 목포여객터미널 07:10 14:30 승객:22,500원 1시간 10분
(쾌속선) 하의도 08:30 1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