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타이라바 현장기]

90cm 방어에 60cm 참돔까지

"진즉에 안경섬으로 왔어야 했는데!"

허수회 야마시타 필드스탭·유튜브 낚시요물

▲진해 속천항에서 출항을 기다리고 있는 은하호.

▲마지막 포인트로 선택한 거제 안경섬.

▲필자가 사용한 야마시타의 참돔타이라바 파동베이트(좌)와 미러볼.

“방어가 기름이 좔좔 흐른다는데 한번 가셔야안 되겠습니까?”
남해 빅게임 시즌이 시작되었고 연이틀 빅게임을 다녀왔음에도 아는 선장님들은 또 방어타령이다.
“빅게임은 계속 가고 있으니 타이라바 출조가면 저도 갈게요.”
내가 가볍게 던진 말에 옆에 있던 진해 은하피싱 선장님이 다음날 바로 출조를 가자고 꼬신다. “오케이!” 이렇게 겨울 타이라바 출조는 시작되었다.

▲은하호에 승선한 낚시인들이 참돔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포인트 탐사만 3시간
12월 4일 토요일 오전 8시. 진해 속천항에서 뱃길로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어초 포인트로 유명한 해금강 앞바다. 사리물때에 어초 주변을 노려 중치급 방어를 노려봤지만 돌아오는 건 백조기와 작은 쏨뱅이 몇 마리가 전부였다.

“구을비도로 갑시다”, “손대도로 갑시다”하며 선장님과 사무장님도 좋은 물때에 대상어가 나오지 않자 애가 타기 시작하나 보다. 거제와 통영의 경계지역을 탐색하기 세 시간. 결국 내가 안경섬 인근으로 이동하자고 제안했다.

“오늘은 이동하다가 시간 다 보내겠어요!” 살짝 투덜거림과 불만을 안고 포인트에 도착했지만 안경섬 갯바위를 보니 마음이 설렜고 다시 채비를 정비했다. 최근 빅게임 조황에서 방어 개체가 제법 증가했다는 걸 봐왔던 나는 이번 시즌도 야마시타의 미러볼 타이라바로 승부를 보려 했다. 채비를 내리고 바닥에 닿은 타이라바를 천천히 감아올리니 30cm 내외의 작은 참돔이 입질을 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첫수로 올린 참돔.

▲취재당일 은하호 조과.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거제권에 참돔이 붙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큰 씨알의 참돔을 낚은 낚시인.

▲필자는 90cm가 넘는 방어도 한 마리 낚아 올렸다.

철수 1시간 남기고 입질 쇄도
우리의 목적은 작은 참돔이 아니었다. 참돔이라도 큰 씨알, 그렇지 않으면 중치급 방어를 낚아야 했다. 철수시간 1시간을 남겨둔 상황에 늘 대물을 걸었던 안경섬 등대 포인트를 통과할 때쯤 ‘빠가급’의 대물 참돔이 물어줄 것 같은 착각이 온몸에 빙의되는 것 같았고 혼자 중얼거리던 그때 바닥에서 두 바퀴의 리트리브 액션에 뭔가 심상치 않은 저항감이 전해왔다.

“크다!”

0.8호 합사에 3호 쇼크리더.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한데도 버티기 힘들 정도의 파괴력이 배 전체에 퍼지고 10분의 랜딩타임을 가진 후에 만난 녀석은 90cm가 넘는 방어였다.

방어는 가끔씩 타이라바 시즌에 만나는 녀석이지만 이날 잡은 방어는 주변 배에서도 부러워할 만큼의 덩치가 괜찮은 녀석이어서 정말 뿌듯했다.
그후에도 입질이 계속 이어졌다. 함께한 일행들이 60cm가 넘는 참돔을 낚았고 나도 50cm가 넘는 참돔을 낚을 수 있었다. “진즉에 안경섬으로 왔어야 했는데!” 너무 아쉬웠다. 낚시를 마친 결과 많은 인원이 출조하지 않고 지인 몇 명과 출조한 탓에 풍성한 마릿수 조과를 거둔 것은 아니지만 올해 타이라바시즌의 시작으로는 나쁘지 않은 조황이었다.

이제 본격적인 타이라바 시즌이다. 부산, 거제, 통영, 여수, 고흥권까지 많은 낚싯배들이 출조할 것이고 올해는 꼭 전설급 ‘빠가’를 낚고 싶은 욕심이다.

출조문의 진해 은하호 010-2209-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