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쇼킹! 겨울 동해에 갈치 떼라니
울산, 경주, 포항에 유래 없는 파시
최무석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 회장·닉네임 유강
▲울산 신명해안으로 갈치를 낚기 위해 모여든 낚시인과 낚싯배.
이 일대는 10월 하순부터 낮갈치가 활황을
보여 어선, 보트, 카약은 물론 방파제와 해안 도보권에서도 많은 낚시인들이 메탈지그로 갈치를 낚았다.
올해는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지난 10월 말에 진해, 거제, 통영권의 내만 갈치시즌이 갑자기 막을 내리더니 동해안의 울산, 경주, 포항 일원에서 내만 갈치낚시 붐이 불어 닥쳤다. 진원지는 울산 북구의 신명해변부터 경주 양남면의 지경방파제까지다. 3지는 보통이고 4지 갈치도 심심치 않게 낚였으며 마릿수는 200~300마리를 넘겨 400마리까지 터져서 바다와 연안을 가리지 않고 낚시인들로 붐비고 있다.
▲지난 11월 25일에 카약을
타고 신명큰방파제로 출조한
엄원섭(닉네임 태규아빠) 회원이 두 시간 동안 낚은 갈치를 보여주고 있다.
▲엄원섭 회원이 낚은 갈치.
▲경주 지경 앞바다에서 보트를 타고 출조해 갈치를 낚은 권희성(HDF 필드스탭,
닉네임 신동) 회원.
동해의 갈치낚시는 전통적으로 부산 기장 대변과 죽성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울산 서생, 온산, 방어진, 정자 일대가 핵심 포인트로 꼽혔다. 도보권에서도 곳에 따라 11월까지 조황이 이어져왔지만 대부분 선상 조황이고 일부 포인트를 제외하면 연안에서 갈치를 낚는 것이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올해는 그 양상이 사뭇 달랐다. 대변 및 서생, 방어진의 준내만권 갈치 선상낚시가 12월 초까지 꾸준한 조황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연안의 경우 부산권은 10월 말에 들면서 대부분의 지역에서 시즌이 마감되었고 그후로는 울산 정자항에 인접한 신명해변을 중심으로 난데없이 갈치 떼가 몰려들었다.
▲경주 지경 앞바다로 출조한 박인식(닉네임 트리아트) 회원이 4지가 넘는 큰 씨알의 갈치를 낚아서 보여주고 있다.
이날 4명의 회원이 출조해 400마리가 넘는 갈치를 낚았다.
▲경주 지경 앞바다로 출조한 오석진(닉네임 소주한잔) 회원이 4지가 넘는 큰 씨알의 갈치를 낚아서 보여주고 있다.
이날 4명의 회원이 출조해 400마리가 넘는 갈치를 낚았다.
▲울산 신명큰방파제(일명 곰바위방파제)로
갈치를 낚기 위해 출조한 낚시인들.
울산 신명해변과 경주 지경해변이 진원지
신명해변에서 메탈지그 캐스팅으로 아침 피딩을 노리는 인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고 신명해변 두 개의 방파제에서 밤에 갈치 루어낚시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유튜브 등을 통해 그 정보가 세상에 널리 전파되었다. 급기야 신명해변 옆 마을인 경주 지경방파제와 수렴방파제까지 북새통을 이루었고 대단한 조황이 쏟아졌다.
방파제에선 지그헤드리그 등으로 3~4지 갈치를 마릿수로 낚아 올렸고 그로 인해 낮부터 빈자리가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급기야 11월 초가 되자 수십 척의 현지 소형 어선들이 야간 갈치 조업에 나섰다. 하지만 갈치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올라왔기에 낮부터 신명해변과 신명큰방파제(굼바우방파제) 주변으로 많은 낚시인과 낚싯배가 몰렸다. 갈치는 연안주변의 수심이 6~13m인 곳에 주로 나타났으며 갈치의 양이 어찌나 많은지 거의 훌치기 수준으로 갈치를 낚아 올렸다.
필자가 포항에서 현지 상황을 처음 살피러 간시기는 지난 11월 1일. 야간에 소형 보트를 타고 출조했다. 경주 읍천항에서 보트를 론칭하여 10여 분을 달려 경주 지경 앞바다의 19m권 수심에 도착했다. 선행 탐사를 한 바다루어클럽의 탁재우(닉네임 알렉스) 울산팀장이 수심 20m권을 벗어나면 갈치 어군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알려주어 그 이하의 수심을 노린 것이다. 이날 밤 11시까지 4시간 정도 낚시를 한 결과 권희성(닉네임 신동) 회원과 함께 50여 마리의 갈치를 낚을 수 있었고 얕은 곳에서도 4지 갈치를 낚긴 했으나 마릿수가 떨어졌다.
▲필자가 사용한 14g 와인딩 갈치루어채비. 수심 10m권을 공략해 4지급 갈치 여러 마리를 낚았다.
▲필자가 사용한 텐야. 생미끼는 꽁치가 아닌 돼지고기를
사용했는데 효과가 좋다.
▲내만 갈치 공략에 사용한 메탈지그. 미노우, 메탈지그 타입을 가라지 않고 입질했다.
▲여성 회원도 지경방파제로 출조해 갈치로 손맛을 보았다.
▲필자와 함께 지경방파제로 출조해 큰 씨알의 갈치를 낚은
탁재우(닉네임 알렉스) 팀장.
연안 낚시인뿐 아니라 낚싯배, 어선까지몰려
그런데 그것이 조황의 시작이었다. 11월 3일에는 탁재우(알렉스) 팀장이 지경방파제에서 14g 물결채비로 4.5지 갈치를 낚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필자가 운영하는 바다루어클럽 사이트에 그 사실이 알려지나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갈치 루어낚시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필자는 11월 5일에 지경앞바다로 두 번째 보트피싱을 시도했다. 새벽 1시까지 권희성(닉네임 신동) 회원과 텐야낚시를 시도한 결과 3~4지 갈치만 선별해서100여 마리를 낚을 수 있었다.
그 후에도 11월 13일에 세 번째 출조를 했을때는 수많은 보트들이 온바다를 누비고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도 1인당 70마리가 넘는 갈치를 낚을 수 있었다. 이어진 11월 22일 출조는 물론 12월 초까지도 마릿수 행진은 계속되었고 갈치의 씨가 마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특이한 사실은 모두가 울산 신명방파제와 지경 앞 바다로 몰리는 시기에 포항 포스코 앞바다에 있는 뜬방파제 주변에서도 많은 양의 갈치가 낚였다는 것이다. 뜬방파제 주변 수심 18~19m에서 3지급 갈치가 낚이는 것을 포항 알파호가 탐사를 통해 알아냈고 11월 6일, 11월 19일, 11월 하순까지 수백 마리의갈치를 낚아낸 것이 확인되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낚시는 테크닉이라고 할것도 없이 메탈지그나 텐야를 이용해 물에 넣었다가 올리면 갈치가 무는 수준이었다. 특히 상층에서 큰 갈치가 입질하는 사례도 많았는데, 무작정 깊은 바닥층을 노리기보단 중상층을 노리는 것이 조과에 도움이 되었다.
▲갈치가 어찌나 많은지 갈치 몸통에 바늘이 걸려서 나오고 있다.
▲왕갈치를 낚고 기념 촬영.
▲지경방파제에서 4지 갈치를 낚은 김정기(닉네임 다산왕자) 회원.
▲연안에서 촬영한 울산 신명큰방파제. 11월 말까지 대낮에도 갈치 마니아들로 빈자리가 없었고 지금 (12월 10일)도 갈치가 낚이고 있다.
12월 초에도 호황 이어지고 있어
올해 울산, 경주, 포항의 연안과 선상에서 갈치가 이렇게 쏟아지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앞으로의 상황에 대해 무어라 단정할 수는 없으나 포항 앞바다에서 최근 수년간 낚인 대삼치의 배를 갈라보면 대부분 갈치를 먹은 것을 볼 때 어쩌면 내년부터는 갈치 어군이 꾸준히 형성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그리고 11월 말이 되자 섣불리 울산과 경주의 갈치낚시가 마감되었다고 생각했으나 지난12월 6일 현지 선장을 통해 조황을 확인한 결과 여전히 하루 두 차례 출조를 하고 있으며 많은 양의 갈치가 낚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변한 것이 있다면 12월에 들어서는 수심 40~50m의 준내만까지 조황이 이어지고 있어서 12월 중순까지는 무난하게 조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왜 울산과 경주 앞바다에서만 호황을 보이고 포항 이북이나 부산권은 조용하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답을 해줄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동해남부를 중심으로 대규모의 갈치 어군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그 시기가 매년 더 길어지는 것으로 보아 곧 동해에서도 갈치낚시가 자리를 잡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취재협조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 cafe.daum.net/sealure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