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릴 셀프오버홀]

1 시작하기 전에

CHECK LIST 6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분해를 마친 스피닝릴. 오버홀은 그리스 양, 베어링 상태, 부품 간 유격 등을 점검하며 오염된 곳을 세척하는 과정을 말한다.

오버홀을 하기에 앞서 고려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본인의 손재주가 어떤지 스스로 파악해봐야 한다. 일명 ‘똥손’이라고 불리는 손재주가 없는 사람이라면 오버홀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그 이유는 릴을 해체할 때 부품을 잃어버릴 수 있고 재조립에 실패할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요즘 유튜브에 떠도는 자가 릴 수리법 등을 무심코 따라하다가 릴을 재조립하지 못해 A/S 의뢰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둘째, 최고급 릴은 셀프오버홀을 추천하지 않는다. 최고급 릴의 경우 중저가 릴에 비해 부품의 개수가 적게는 수십 개, 많게는 수백 개 이상 많기 때문에 초보가 도전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단순 분해조립이라도 부품을 분실하거나 재조립에 실패할 경우 수리비가 더 들 가능성이 있으므로 최고급 제품은 정식 A/S를 받거나 릴수리 전문점에서 유상 서비스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두 조건이 충족하면 오버홀을 시도해 보자. 단계에 맞춰 과정을 준비하면 순조롭게 셀프오버홀을 진행할 수 있다.

▲릴의 미세한 부품을 해체, 조립하기 위한 드라이버 키트.

규격에 맞지 않는 공구를 사용하면 나사의 머리가 망가질 수 있다.

▲릴 분해 전용 리무버. 특정 상품의 부품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리무버가 꼭 필요하다.

▲릴 분해도. 이것을 보고 필요한 부품을 구입하며 분해, 조립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제조사 홈페이지에 가면 공개되어 있다.

▲유튜브를 보고 분해를 시도하다가 실패 후 수리를 의뢰한 제품들.

CHECK 1
어떤 릴을 오버홀 해야 할까?
처음 구매했을 때와 달리 릴링이 뻑뻑하거나 핸들에 유격이 생기거나 드랙의 성능이 저하되었다면 오버홀을 해야 한다. 오버홀의 경우 제품을 분해해서 그리스, 오일 등을 보충하고 부품에 쌓인 오물을 제거하는데 주력하기 때문에 성능을 유지, 개선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제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부품이 파손된 것이므로 정식 A/S를 받아야 한다.

오버홀을 꼭 받아야 할 릴은 한두 번 사용 후 오랜 시간 방치해서 작동감이 떨어지거나 출조 후 염분에 오래 노출되어 부품이 부식된 릴이다.
이런 릴은 라인을 상하게 하거나 고기를 걸었을 때 릴의 오작동으로 고기를 놓칠 수 있으며 부품이 부식한 경우 작동 중 파손의 위험도 있으므로 꼭 오버홀을 하는 것이 좋다.

CHECK 2
A/S 기간 확인
오버홀을 계획한다면 우선 해당 제품의 A/S 기간을 확인하고 A/S 기간이 만료되지 않았다면 무상 A/S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A/S기간에 제한이 없고 무한정인 경우에는 부품이 파손되었을 때 사용하는 것이 더 이득이므로 단순 오버홀이라면 스스로 진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CHECK 3
전용 리무버 준비
릴은 작은 나사가 많고 특정한 부품은 전용 리무버(remover)가 있어야 분해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따라서 오버홀을 계획하고 있다면 인터넷에서 전용 리무버를 먼저 구입해야 한다. 리무버에는 소형 드라이버를 포함, 소형 렌치, 베어링 감지 스틱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구매가 어렵다면 인터넷에 ‘릴 수리 키트’를 검색해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저렴한 것은 2~3만원, 전문가용은 10만원 내외다. 초보가 단순한 정비를 원한다면 3만원 내외의 키트를 구입하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CHECK 4
오버홀은 하루에 끝낼 수 없다
많은 낚시인들이 오버홀에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단 하루 만에 오버홀을 모두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릴을 해체하면 생각지도 못한 오일이 필요하거나 베어링이나 다른 작은 부품을 교체해야 할 상황이 생긴다. 교체해야 할 부품을 발견하면 그것을 주문하고 택배로 받고 다시 조립하면 적어도 이틀이 더 걸리므로 하루에 오버홀을 끝낼 생각을 하지 말고 적어도 3일 정도는 소요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해야 실패를 하지 않는다.

CHECK 5
대부분 부품은 인터넷으로 구입
릴에 사용하는 전용 오일과 그리스는 각 조구사 홈페이지나 오일 전문숍에서 구입할 수 있다. 오일은 분해할 때마다 보충해주는 것이 기본이므로 오버홀을 하기 전에 릴 수리 키트와 함께 구매하는 것이 좋다.

그 외 베어링이나 기타 부품은 릴 구입처 홈페이지에서 구입할 수 있다. 베어링의 경우 규격만 맞으면 인터넷에서 판매하고 있는 다른 제품을 구입해도 상관없지만 기어, 버튼, 보디 부품은 전용 부품이 아니면교환이 안 되기 때문에 해당 조구사 홈페이지를 통해 구입한다. 베어링을 구입할 때 참고할 점은 너무 저렴한 베어링은 방청(녹 방지) 기능이 떨어지고 내구성도 약하기 때문에 소량이라도 고급을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CHECK 6
조립 후 유실 부품 확인
재조립을 무사히 마쳤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이다. 간혹 생각지도 못한 부품이 남아서 애를 먹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조립을 한후엔 바로 자리를 뜨지 말고 주변을 잘 살펴 유실한 부품이 없는지 확인하고 제품의 테스트를 완전히 마쳐야 한다. 이 과정을 소홀이 하면 다시 분해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