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화성 매향리선착장

초겨울 동태 망둥어 등장 초읽기!

이영규 기자

▲화성시의 대표 망둥어낚시터인 매향리선착장을 찾은 낚시인들. 만조 무렵의 모습이다.

▲화성시 매송면에서 온 김철희 씨가 굵은 씨알의 망둥이들을 자랑하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에 있는 매향리선착장에서 망둥어낚시가 한창이다. 망둥어는 본격 가을 시즌인 11월 이후가 돼야 씨알이 굵고 손맛도 좋아지는데 최고의 씨알 피크는 12월이다. 경기도의 대표 망둥어 낚시터인 매향리선착장을 찾아가보았다.

망둥어는 흔히 가을 고기로 불린다. 단년생 고기로 봄에 알에서 깬 고기들이 겨울을 지나 이듬해 봄이면 생명을 다한다. 그래서 여름이면 커야 손바닥 길이로 자라고 보통은 가을이 돼야 길이가 20cm가 넘어 낚시 대상어로 각광 받는다.

초겨울의 문턱인 12월을 넘기면 망둥어를 낚으러 가는 낚시인은 부쩍 줄어든다. 이유는 다름 아닌 추위 때문이다. 매섭고 찬 북서풍이 불기 시작하면 서해는 낚시 시즌이 끝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망둥어 전문꾼들은 오히려 12월을 반긴다. 이때부터가 대물 망둥어 흔히 ‘동태 망둥어’라고 불리는 큰 씨알을 낚을 찬스이기 때문이다.

한겨울 망둥어는 25cm 이상급이 주로 낚이고 큰 놈은 28~30cm에 육박한다. 마릿수는 11월보다는 약간 떨어지지만 12월 한 달 동안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동태 망둥어 손맛을 즐길 수 있다(12월 말에서 1월 초 사이에는 거의 30cm가 넘는 씨알이 낚이는데 이때는 마릿수가 크게 줄고 겨울 추위도 최고조에 달할 때라 낚시가 쉽지 않다).

▲김철희 씨의 살림통 안에 든 망둥어들.

▲차명호 씨의 부인 곽인자 씨의 솜씨.

넓은 무료주차장, 공중화장실까지 갖춰
지난 11월 20일, 휴일을 맞아 찾아간 화성 매향리선착장은 망둥어낚시를 온 낚시인들로 붐볐다. 개인보다는 부부, 가족, 연인끼리 온 경우가 많았는데 수년 전 선착장 초입에 마련된 넓은 주차시설 덕분이 아닐까 싶다.

100여 대 가까이 주차할 수 있는 이 무료주차장에는 공중화장실은 물론 분리수거대까지 마련돼 있으며 캠핑 차량들의 차박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흔히 말하는 캠낚을 즐기는 낚시인들이 매향리선착장의 주 이용객이었다.

조황도 빠지지 않는다. 단골 낚시인들 사이에 매향리 선착장은 한적하면서 조황도 쏠쏠한 곳으로 꼽힌다. 매향리선착장은 인근 화옹방조제 중간선착장, 궁평항 피싱피어보다 유명세는 덜하지만 물때만 잘 맞춰 찾으면 충분히 마릿수 손맛을 볼 수 있다는 게 낚시인들의 설명이다.

내가 도착한 시각은 이제 막 들물이 시작될 무렵. 약 600m길이의 선착장 끝까지 물이 빠진 상태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선착장을 찾은 낚시인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중들물이 차오를 시점이 되자 살림통과 낚싯대를 손에 든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알고 보니 간조 때는 차안에서 쉬다가 물때에 맞춰 낚시를 나온 것이었다.

오산에서 온 민병욱 씨는 “매향리선착장은 주차 여건이 너무 좋다. 아마도 망둥어밖에 안 낚이는 시골마을 선착장에 주차장까지 만들어놓은 곳은 이곳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깔끔한 화장실과 세족장도 갖춰져 있어 매우 편하다”고 말했다. 매향리선착장은 낚시뿐 아니라 갯벌에서 낙지를 잡거나 갯벌걷기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찾고 있다.

부천에서 온 김남용 씨는 “매향리선착장은 얕고 긴 잠수 선착장이다. 차오르는 들물을 피해 물러서며 낚시하는데 경사가 완만해 들물 조류와 함께 뒤로 물러서며 낚시하면 수심이 1미터도 안 된다. 그래서 매우 안전하고 테트라포드가 아닌 시멘트 방파제라 가족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중들물 무렵의 매향리선착장. 발판이 편하고 안전해 가족낚시터로도 그만이다.

▲갯벌체험과 낚시를 겸해 매향리선착장을 찾은 황정현 씨 가족.

▲망둥어낚시로 가족 여행을 온 장필훈(왼쪽에서 두 번째) 씨 가족의 단란한 한 때.

▲수원의 차명호 씨가 초들물에 올린 망둥어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매향교차로 인근에 있는 매향리역사관.

▲매향리선착장과 궁평항 일대 망둥어 낚시를 안내하는 태공낚시&슈퍼.

▲매향리선착장 인근 공용주차장의 차박 차량들.

겨울로 갈수록 조류 약한 물때가 유리해
한편 이날 나는 현장을 찾은 가족 낚시인들과 함께 낚시를 했는데 예상보다 조황은 저조했다. 이날은 조류가 가장 빠른 9물이라 그런지 물색이 너무 탁했고 무거운 묶음추채비도 조류에 쉽게 밀려 낚시가 쉽지 않았다.

흔히들 ‘망둥어는 던지면 무는 고기’로 알고 있지만 이처럼 물색이 너무 탁하고 조류가 빠르면 조황이 크게 떨어지므로 가급적 적정 물때를 맞춰 찾는 게 중요하다. 보통은 조류가 가장 빠른 사리 전후 물때는 피하고, 조금~6물때에 맞춰 출조하는 게 유리하다.

물때표를 보는 게 익숙하지 않다면 현지 낚시점에 전화를 걸어 적정 물때를 물어보거나 인터넷으로 물때표를 검색해 출조 날이 조금~6물 사이에 해당하는지를 살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사리물때 전후에 출조한다고 해서 전혀 입질을 못 받는것은 아니다. 다만 조금물때에 20마리 낚을 수 있다면 사리물때에는 그 절반 이하밖에 못 낚을 수 있으므로 물때를 반드시 체크한 후 출조할 필요가 있다. 특히나 겨울에는 마릿수가 가을보다는 떨어지기 때문에 좋은 물때를 선택하는 것은 조과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매향리선착장을 찾을 때는 진입로 초입 매향교차로 인근의 ‘매향리평화역사관’을 들러보길 바란다. 매향리 앞바다에는 과거 미군 전투기들의 사격훈련장이었던 고비섬과 농섬이 있는데 이 섬 주위에서 수거한 폭탄 잔해와 불발탄 등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어디서도 보기 힘든 이색 전시장이라 충분히 들러볼 가치가 있다.

매향리선착장으로 진입하는 길목 곳곳과 주차장 인근에 채비와 미끼를 파는 낚시점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필요한 낚시용품은 현지에서 구입해도 충분하다.

가는 길 내비에 ‘매향리선착장’ 또는 ‘고온항’을 입력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