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원도 감성돔낚시가 처음이라고요?

신안 만재도를 추천합니다

홍경일 다이와 필드테스터, 바다낚시연구소 소장, 다이와 밴드 운영자

▲내마도 직벽 포인트에 내린 필자가 감성돔을 걸어 파이팅을 벌이고 있다.

원도 시즌이 개막되면서 올해는 어느 섬을 먼저 들어가 볼까 고민하다가 만재도를 선택했다. 태도는 너무 많은 낚시인이 몰려 번잡스럽고 가거도는 아직 굵은 씨알이 덜 비친다는 소식에 내린 결정이었다.

11월 27일, 용인에서 진도 서망항까지 내려간 뒤 낚싯배(사선)를 타고 만재도로 들어갔다. 낚싯배를 타기에 앞서 밑밥은 물론 음료수와 간식등을 모두 구입했는데 만재도에는 매점이 없기 때문이다. 오지라서 불편하지만 그만큼 순박함이 살아있어 어떤 때는 그 자체만으로 평화로움을 느끼곤 한다.

첫날은 비교적 밑밥을 여유 있게 준비했다. 크릴 7장, 집어제 5장, 압맥 5봉을 준비했고 다음날은 오전 12시경 철수하기 때문에 크릴 5장에 집어제 3장 정도만 준비했다.

현지에서 임도산 선장의 종선으로 갈아탄 우리는 첫 포인트로 내마도를 찾았다. 현재 만재도는 낚시전문 민박집이 두 곳 있는데 이 중 임도산선장은 가이드 경력이 오래됐고 물때별 포인트 가이드 능력이 뛰어나 자주 찾고 있다.

▲첫 입질에 42cm 감성돔을 올린 필자.

갯바위 벽면에 채비를 붙여라
내가 내린 자리는 오동여와 본섬을 바라보는 직벽 포인트로 조류 흐름이 좋고 감성돔이 가까운 곳에서 잘 물기 때문에 비교적 낚시가 손쉬운 곳이다. 특히 내가 출조한 11월 말은 가장 굵은 씨알을 만날 수 있는 호기여서 더욱 기대가 됐다.

취재일은 조금물때라 물색이 맑고 조류가 약한 것이 걱정됐으나 생각보다 조류 흐름이 좋아 안심이 됐다. 아침 7시30분 무렵이 되어서야 주위가 밝아졌는데 이전까지는 발밑에 밑밥만 꾸준히 주며 집어에 집중했다.

원줄 2.5호에 목줄 2호를 사용했고 채비는 1.5호 반유동. 바늘 위40cm 부근에 B봉돌 하나를 물려 채비를 안정적으로 잡아준다는 느낌으로 낚시를 시작했다.

만재도 감성돔낚시의 특징은 감성돔이 바닥에서 무는 게 아니라 많이 떠서 물기 때문에 무작정 바닥만 노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멀리 치기보다는 갯바위 벽면을 노리는 일명 벽치기 낚시가 잘 먹히는 것도 특징이다.

수심을 4m 정도에 맞추고 갯바위에서 2m 이내를 공략하는 패턴으로 낚시를 이어가자 예상대로 오전 9시부터 입질이 오기 시작했다. 씨알은 40cm 내외였으며 이제 막 원도로 올라붙은 고기답게 힘들이 장사였다.

오후가 되어 썰물로 바뀌면서부터는 수심을 3.5m까지 줄였고 멀리 던진 채비를 갯바위 2m 이내로 붙여주자 또 다시 연타 입질이 들어왔다.
날물에는 45cm가 넘어가는 씨알도 여러 마리 올라왔다. 50cm가 넘어가는 쥐노래미도 여러 마리 낚였으나 금어기라 모두 방류했다.

이틀 동안 동행한 서울의 용강철 씨와 내가 올린 감성돔은 모두 15마리 이상. 첫날 본섬 홈통 포인트에 내린 용강철 씨도 45cm를 낚는 등 진한 손맛을 볼 수 있었다. 비록 5짜는 낚지 못했지만 이 정도면 1박2일 조과로는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철수배에서 바라본 만재도 남서쪽 갯바위. 본섬에도 좋은 포인트가 많다.

▲만재도 출조에 동행한 용강철 씨가 만재도 자갈밭에서 감성돔을 갈무리하고 있다.

12월 한 달이 최고 피크
만재도 감성돔은 12월에 씨알 피크를 맞게 되고 12월을 넘겨 1월로 접어들면 마릿수가 크게 줄어든다. 따라서 겨울 피크를 제대로 만나고 싶다면 12월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한편 감성돔낚시에 서툰 초보자라면 포인트 경쟁이 심하고 어느 정도 테크닉이 뒷받침돼야 하는 가거도나 태도보다는 만재도를 추천하고 싶다.
흔히 말하는 발밑낚시만으로도 손쉽게 손맛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재도는 낚시 전문 민박뿐 아니라 일반 민박집도 여러 채 영업을 하고있다. 민박 이용료는 1박 기준 세 끼 식사를 포함해 10만원을 받으며 낚싯배 뱃삯은 5만원이다. 최근 몇 년 새 방송 프로그램에도 자주 소개된 덕분에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 낚시만 즐길 게 아니라 시간 여유가 된다면 만재도 곳곳을 걸어서 여행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감성돔 채비를 물고 나온 5짜 쥐노래미. 금어기인 만큼 곧바로 방류했다.

▲용강철 씨가 45cm급 감성돔을 보여주고 있다.

FISHING GUIDE

만재도 가는 방법과 비용

만재도까지 가는 낚싯배(사선)는 진도와 목포에서 이용할 수 있다. 진도에서는 보통 서망항에서 출항하며 육로 이동 거리만큼 항해 시간에도 차이가 있 다. 출조점 일정에 따라 출발지는 유동적일 수 있다. 진도 서망항에서의 왕복 선비는 12만원이다.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목포 여객선터미널에서 여객선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재도에 도착하면 민박집의 종선으로 갈아 타고 포인트로 진입한다. 종선비는 하루 5만원이다. 3식 1박에 10만원을 받으므로 2박3일간 배를 타고 숙식하면 대략 25만원 정도가 든다. 현지에서는 밑밥을 구입할 수 없으므로 목포에서 미리 준비해가야 한다.

문의 만재도 임도산 선장 010-9120-9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