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고흥 초도군도 감성돔낚시

수심 깊은 남쪽보단 물색 좋은 북쪽이 더 낫다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초도 본섬 남쪽 곰보바위에 내려 감성돔을 노리고 있는 KPFA 박재홍(좌) 회장과 통영 통큰낚시 신용욱 사원. 뒤에 보이는 섬이 솔거섬 (솔개섬)이다.

지난 11월 18일 고흥 초도군도로 감성돔낚시 취재에 나섰다. 취재 당시 초도군도에서는 한국프 로낚시연맹(KPFA)이 주최하는 ‘고수열전(대회명 한국프로낚시 박재홍 회장컵)’이 진행되고 있어서 넓은 초도군도의 감성돔 조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참석하게 되었다.

▲초도 본섬. 뒤로 보이는 마을이 의성리이며 이 주변은 북서풍이 불 때 바람을 피해서 낚시할 감성돔 포인트가 많다.

조류가 강하게 흐르는 곳은 돌돔 포인트로 인기 있다.

▲고흥 풍남항에서 초도로 출조하는 킹스타호.

▲고수열전에 참가하는 KPFA 회원들이 승선하기 전에 안전점검과 대회규칙 설명을 듣고 있다.

▲잡어가 많은 곳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옥수수 미끼와 게.

고흥 초도군도는 11월이 되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항상 감성돔이 붙는 명낚시터다. 예전부터 부산경남의 낚시인들의 겨울 감성돔 원정낚시터로 자주 찾았으며 최근에는 여름 돌돌과 참돔낚시터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서해 남부에 있는 태도, 만재도를 비롯해 가거도, 추자도에서도 11월에 감성돔이 잘 낚여서 초도군도가 동네낚시터 취급을 받기도 했으나 올해는 마릿수에 씨알까지 가세한 호황이 이어져서 많은 낚시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찾은 초도군도에서는 총상금 5천만원을 걸고 치르는 ‘고수열전’이 진행되어 한국프로낚시연맹 회원 18명과 함께 할 수 있었으며, 나는 고수열전을 주최한 박재홍 회장과 통영의 통큰낚시 신용욱 씨와 함께 포인트로 나갔다.

▲초도 본섬 의성리 바깥쪽 갯바위에 내린 이상호 프로가 씨알 좋은 감성돔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감성돔이 들어와 한자리 에서 7마리 감성돔을 낚았다.

▲뜰채를 대자 저항하는 감성돔.

▲찌를 바라보며 입질을 기다리고 있는 박재홍(좌) 회장과 신용욱 씨.

▲감성돔의 입 질을 받고 호쾌한 파이팅을 보여주는 이상호 프로.

남쪽에선 뻘물과 빠른 조류로 조황 부진
18일 새벽 5시. 고흥 풍남항에서 킹스타호를타고 출항, 박재홍, 김의성 씨와 함께 초도남쪽에 있는 곰보바위에 내렸다. 바로 맞은편에 솔거섬이 있는 자리로 물골 주변으로는 강한 조류가 흐르며 바로 옆 홈통 주변의 여밭에서 감성돔이 입질한다. 나는 초도 북쪽에 있는 용섬 일대에서 감성돔이 나왔다는 말을들었기 때문에 초도 북쪽의 본섬이나 주변 부속섬에 내리고 싶었지만 많은 낚시인들을 하선해야 하는 상황이라 맨 마지막 자리에 내릴 수밖에 없었다.

포인트에 내리긴 했지만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낚시자리와 솔거섬 사이에 있는 물골로 조류가 세차게 흐르면 주변이 온통 뻘물이었고 채비도 금방 떠내려갔다. 박재홍 회장은해 뜰 무렵에 밑밥을 두어 주걱 뿌리고 낚시하더니 “온통 망상어와 전갱이 새끼뿐”이라며 난감해 했다. 나와 신용욱 씨도 열심히 낚시를 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그러던 중 박재홍 회장이 과거 초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제가 좋아하는 섬 중에 하나가 초도입니다. 옛날에는 10월만 되면 감성돔이 엄청 물었고 11월엔 채비가 터지는 큰 놈도 아주 많았어요. 하지만 요즘은 옛날 같지가 않아서 아쉽습니다”라고 말하며 초도 북쪽을 바라보았다. “저기 멀리 보이는 북쪽에 좋은 포인트가 많은데 가보고 싶은 곳에 내리질 못 하니 더 아쉽군요. 저기에 간다면 금방이라도 감성돔 한두 마리는 낚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오후에 용섬으로 자리를 옮긴 후 감성 돔을 낚아내고 있는 박재홍 회장.

▲35cm가 넘는 감성돔을 낚은 박재홍 회장.

▲초도 북쪽 중결도에 내린 온창성(강원지부, 고문) 프로가 50cm 감성돔을 낚아 큰 손맛을 보았다.

큰 씨알의 감성돔은 초도 북쪽 부속 섬에서 많이 낚였다.

용섬에 내리자마자 감성돔 히트
오전낚시는 11시에 마치고 포인트를 옮겼다. 포인트 이동을 하며 선수들의 조과를 확인하니 본섬 북쪽과 동쪽에서 많은 감성돔이 낚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본섬 의성리 바깥쪽 갯바위에 내린 이상호 프로는 한자리에서 7마리 감성돔을 낚아내는 실력을 보여주며 주변을 놀라게 했다. 그 외에도 초도 동쪽에 있는 취섬, 진대섬에 내린 낚시인들도 감성돔을 두세 마리씩 낚은 것을 확인했다.

포인트 이동은 선장의 재량이라 어디로 갈지 알 수가 없었다. 다행히 이번에는 초도의 북쪽으로 향했고 맨 마지막에 내린 우리가 이번에는 제일 먼저 내릴 수 있었다. 하선한 포인트는 초도에서도 1급 포인트로 꼽히는 용섬 콧부리. 수심도 다양하고 조류도 잘 흐르는 곳으로 아침에 내리고 싶었던 곳이다.

하선 후 주변을 둘러보니 바람도 덜 했고 물색도 적당히 뿌연 ‘감생이 물색’이었다. 얼른 채비를 해서 밑밥을 뿌리니 때마침 죽었던 조류가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찌가 들어가더니 참돔, 쥐노래미 새끼가 올라왔다. 바늘을 삼켜 줄을 갈고 있으니 박재홍 회장이 곧바로 35cm 감성돔을 뽑아냈다.

그 후 같은 자리를 집중공략, 작은 감성돔을 두 마리 더 낚아냈지만 만족할 씨알은 아니었다. 낚시를 한창 하고 있으니 우리 옆에 내린 김영석 씨가 우리자리로 와서 조황을 확인했다. 그는 40cm급 감성돔을 두마리 낚았다고 했는데, 마릿수는 우리가 앞섰지만 씨알은 김영석 씨의 것이 더 컸다. 만약 오전에 같은 자리에 내렸다면 훨씬 나은 조과를 거두었을 테지만 모든 것이 예상대로 되지는 않으니 여기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을 하선하기 위해 초도 용섬으로 접안하는 킹스타호.

초도 북쪽에 있는 용섬 일대는 얕은 홈통이 많아 초겨울에 감성돔이 마릿수 조과를 보이는 곳이 많다.

▲초도 용섬 일대에서 큰 씨알의 감성돔으로 마릿수 조과를 거둔 김광석 프로.

▲초도 용섬 일대에서 큰 씨알의 감성돔으로 마릿수 조과를 거둔 김영석 프로.

김영석 프로는 오전, 오후에 모두 두세 마리의 감성돔을 낚아냈다.

▲40cm가 넘는 감성돔을 낚은 한영구 프로.

1호 이하 구멍찌채비 추천
오후 3시에 철수를 시작, 낚시인들이 내린 곳을 들러서 조과를 확인하니 확실히 북쪽의 조과가 더 좋았다. 마릿수 조과를 올린 것은 물론 온창성 프로는 중결도에서 50cm 감성돔을 낚아냈고, 한영구 선수도 중결도에서 씨알좋은 감성돔으로 손맛을 보고 철수했다.

몇몇 자리에서는 감성돔이 낚이지 않았다. 주로 뻘물이 들거나 조류가 빠르고 수심이 깊은 곳에서 감성돔이 잘 낚이지 않았다. 오히려 밑걸림이 심하고 적당한 물색을 유지하며 조류가 천천히 흐른 곳이 좋았는데, 본섬이라도 조건만 맞으면 감성돔이 붙어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다음 날 이어진 출조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초도의 동쪽과 북쪽 부속섬에서 조과가 집중되었고 물색이 탁하거나 조류가 빠른 곳은 조황이 떨어졌다. 단, 조류가 흐르지 않거나 물색이 탁한 곳은 잡어 성화도 대단했는데, 잡어를 피하기 위해서는 옥수수와 게는 필수로 준비해야 한다.

초도로 출조할 때 염두에 둘 점은 대부분 포인트의 수심이 10m 내외라 1호 구멍찌채비면 충분히 포인트를 공략할 수 있으며, 일부 수심이 깊거나 조류가 빠른 곳이라면 1.5호내외의 구멍찌채비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수심이 얕은 곳에서는 0.5호~0.8호 저부력구멍찌의 쓰임이 많으므로 감성돔을 노린다고 해서 너무 고부력채비를 고집하면 막상 현장에서 사용할 구멍찌를 찾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더불어 초도로 출조할때는 뻘물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물때는 조금 전후가 좋고 화창한 날씨가 며칠간 계속된다면 11물 전후로 출조하면 활성 좋은 감성돔을 만날 수 있다.

출조문의 고흥 풍남 킹스타호 010-8624-9103, 통영통큰낚시 0507-1446-1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