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과연 초등감성돔 메카!

신안 상태도

윤화열 광주, 푸가 필드테스터

▲필자와 함께 내린 곽선민 씨가 올린 48cm 감성돔.

지난 11월 27~28일 주말을 맞아 1박2일 일정으로 상태도로 들어갔다. 그동안 하태도는 자주 다녔지만 상태도는 처음이라 기대가 컸다.
원래 태도권 초등낚시는 상태도가 유명한데 섬 주위에 크고 작은 여가 많고 여밭이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워낙 명성이 자자하다보니 본격 시즌이 되면 포인트보다 낚시인이 더 많다고 소문이 나 있어 과연 상태도 첫 출조에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이번 조행은 광주에서 활동 중인 ‘팀우리’ 회원들과의 동행이었다. 광주의 출조점인 ‘낚시가는 날’의 출조 버스를 타고 진도 서망항에 도착하니 새벽 2시. 승선명부를 작성하고 낚싯배에 몸을 실었다.

출발하는 날은 날씨가 썩 좋지 못해 파도로 약간 고생했지만 3시간 여 만에 무사히 상태도에 도착했다. 신속한 출조를 위해 낚시장비는 종선에 옮겨 싣고 불필요한 짐은 민박집에 맡긴 뒤 곧바로 포인트로 향했다.

▲필자 옆자리에 내린 낚시인 이 감성돔을 걸어 파이팅을 벌이고 있다.

첫 출조, 첫 포인트에서 9마리
오전 6시50분에 상태도 선착장을 출발, 20여 분 거리의 북쪽 오리똥여 못 미친 갯바위에 후배 곽석민 씨와 함께 상륙했다. 수심은 약 9m가 나왔지만 원도권이라 바람과 파도가 좀 있어 1.5호 구멍찌 채비를 갖춰 낚시를 시작했다. 목줄은 1.7호, 바늘은 감성돔바늘 3호.

이른 아침이라 발밑부터 천천히 탐색해나갔다. 낚시 시작 10여 분 만에 전방 10m 지점에서 조류를 타고 놀던 찌가 사라지며 사정없이 초릿대를 끌고 갔다. 올려보니 40cm가 약간 넘는 준수한 씨알이었다.

내 우측 여에 내린 곽석민 씨도 비슷한 씨알을 올렸다. 이 자리에서 나는 40cm부터 46cm까지 4마리, 곽석민 씨도 48cm 포함 5마리를 올렸다. 아쉽게도 5짜는 없었지만 첫 출조치고는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왜 낚시인들이 초등철에 상태도를 최고로 꼽는지 알 수 있었다.

첫날은 오후 3시에 일찍 철수했다. 그런데 민박집에 와보니 손님이 너무 많아 북적댔다. 그래서 밥도 1차, 2차, 3차로 나누어 먹었다. 다행히 우리는 일찍 철수한 터라 1차 순서에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초등철 상태도 민박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라고 한다. 다음날 쓸 밑밥 크릴 5장, 파우더 2봉, 압맥 5봉, 미끼용 백그릴 1개를 미리 준비하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철수 직전 조황 사진을 찍은 필자.

▲필자 일행이 1박2일간 낚은 감성돔들. 대형 살림망에 보관해 두었다.

부러웠던 오리똥여 난타전
둘째 날 내린 포인트는 오리똥여 옆에 있는 부속섬이었다. 오늘은 반드시 5짜를 낚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낚시를 시작했으나 낚시 시작과 동시에 허탈감이 느껴졌다. 조류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이날은 물때가 1물이다보니 조류가 완전히 죽은 느낌이었다. 먼 바다인 데다가 여가 많고 조류도 센 상태도라 물때 따윈 걱정도 않고 왔는데… 역시 방심은 금물이라는 사실을 절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싼 비용을 들여 원도까지 왔는데 절망만 할 수는 없었다. 채비를 최대한 멀리 던져 천천히 끌어당기며 입질을 유도하자 4짜급 감생이가 덜컥 걸려들었다. 이런 식으로 한 마리 한 마리 추가해 철수 무렵인 12시 30분까지 둘이서 6마리를 낚았다. 조류가 느린 탓인지 씨알은 전날보다 잔 30~35cm였지만 마릿수는 여전해 아쉬움이 덜했다.

철수 때 보니 그나마 조류 흐름이 좋은 오리똥여에 내린 낚시인들은 대박을 맞았다. 4짜 후반급 위주로 총 9마리를 낚았고 낚은 고기보다 터트린 고기가 더 많았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듣는 내가 더 흥분될 정도였다. 원도권을 처음 찾는 낚시인이라면 반드시 2호 이상의 굵은 목줄로 중무장하길 바란다.

1박2일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선착장에 도착하자 민박집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이 배달됐다. 맛있게 점심식사를 마친 뒤 타고 온 낚싯배를 타고 다시 진도로 향했다. 낚싯배에서 얼마나 잠을 잘 잤는지 광주행 출조 버스 안에서는 올 때까지 두 눈을 뜬 채 바깥 풍경을 구경했다. 나뭇잎이 다 떨어진 나무를 보면서 ‘벌써 겨울 감성돔 시즌이 왔구나’ 하는 느낌이 절로 들었다. 끝으로 일정 내내 우리의 가이드해 준 대영민박 막둥이 가이드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문의 상태도 대영민박 010-4182-5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