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77]



시스피라시(Seaspiracy)

어류 남획의 심각성을 고발한 다큐멘터리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학부 명예교수, 전 한국하천호수학회장


▲해양 어류 남획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시스피라시(Netflix).


어류나 해양생태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다큐멘터리가 하나 있다. 알리라는 이름의 청년이 제작한 영상인데, 해양의 어류와 고래들이 감소하는 주원인이 어업에 의한 남획이라는 것을 고발하는 내용이다.


작년에 넷플릭스에 공개되자 많은 사람이 시청하고 화제가 되었다. 일부 내용이 과장되어 있고 자료에 사소한 오류도 있다는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어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논조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제목은 ‘시스피라시(Seaspiracy)’라고 붙여졌는데 이는 바다(sea)와 음모(conspiracy)라는 두 단어를 합성하여 바다의 음모라는 뜻으로 만든 것이다. 이 영화가 고발하는 주요 대상은 어업과 환경운동단체이다.


▲거북이의 코에 꽂힌 플라스틱 빨대를 제거 하고 있는 모습

(출처https://www.youtube.com/ watch?v=4MPHbpmP6_I&t=44s).

▲해양의 쓰레기 수역에 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

(출처 Seaspiracy).


어업폐기물에 죽어가는 바다동물들
이야기의 시작은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시작한다. 제작자 알리는 학생 시절 플라스틱 빨대가 코에 꽂혀 고통을 받는 거북이의 사진을 보고 플라스틱 빨대 사용 중지를 주장하는 환경운동에 적극 참여하였다. 이후 아름다운 해양생태계의 영상을 촬영하려고 바다를 찾았지만 온통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여 죽어가는 바다생태계의 실상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에게 충격을 준 것은 해양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다는 것만이 아니라 그 근원의 절반 이상이 육지가 아닌 바다의 어업에서 발생하는 어구와 폐그물이라는 사실이었다. 버려진 그물에는 계속 물고기들이 걸려서 죽게 되므로 버려진 후에도 지속적으로 물고기를 죽이는 큰 피해를 준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변의 플라스틱 쓰레기의 대부분은 어구와 양식장 폐기물인 것으로 밝혀져 있으며, 바다 속에는 많은 폐그물이 버려져 있고 해변에는 어업용 스티로폼 조각들이 덮여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동안 제작자 알리는 육상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중지하자는 환경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왔는데 실상은 빨대가 차지하는 양은 무시할 정도로 작고 어업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에 대한 규제는 미미하며 환경운동의 방향이 조금 빗나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업폐기물에 비난을 집중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환경운동의 왜곡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어서 소개하는 내용은 고래 남획이다. 어업관리 당국은 고래 어획이 금지되어 있어 잡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많은 고래와 돌고래가 포획되고 있다. 흔히 고래의 주요 감소원인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기 때문이라고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매년 엄청난 수의 상어와 돌고래가 물고기 그물에 걸려 부수어획으로 죽어 간다는 것이다.


심지어 고의로 고래를 포획하거나 죽이는 사례도 있는데 일본에서는 물고기 어획량을 늘이기 위해 물고기를 많이 잡아먹는 돌고래를 몰아서 대량 살육하기도 한다고 고발하고 있다. 상어의 경우에는 중국에서 고급 요리재료인 샥스핀을 얻기위해 지느러미만 잘라내고 죽은 상어는 바다에 버려진다.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죽는다고 잘 알려진 거북이의 경우에도 쓰레기로 죽는 거북이가 1천마리 미만인데 부수어획으로 죽는 거북이는 미국에서만 연 25만마리에 이른다. 선박의 기름유출사고도 많은 어류를 죽인다고 알고 있지만 유출사고 후 어획을 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물고기가 늘어났다는 보고도 있어 어획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 주고 있다.


▲해안의 플라스틱 쓰레기

(출처 연합뉴스)


어자원 보호와는 동떨어진 어업의 경제논리
먹이연쇄에서 상위 포식자인 상어와 돌고래는 특히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작은 어류보다 더 크다. 포식자의 감소는 작은 어류의 증가를 초래하고 그 어류의 증가는 먹이생물을 과잉소비하여 궤멸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호랑이가 사라진 숲에서 멧돼지와 사슴이 과잉번성하여 숲 생태계를 파괴하는 사례와 같다고 보면 된다. 상위포식자의 작은 변화도 먹이연쇄의 아래 단계에서는 큰 변화로 나타날수 있다.


그는 지속가능어업이라는 개념도 비판하고 있다. 지속가능어업이란 매년 잉여생산되는 양만큼만 어획하여 물고기의 개체군 크기가 감소하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어업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수산학에서는 어류의 성장속도, 사망률 등을 고려하여 잉여생산량이 얼마나 될 것인지 수학적으로 계산하는 모델들이 잘 개발되어 있다. 인간의 경제모델에 비유한다면 자본금을 손상하지 않고 잉여소득만 사용함으로써 원금자본을 보존하고 장기간 수익을 얻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현실은 지속가능어업이란 환상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많이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수중에 물고기가 얼마나 존재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성장률, 사망률 등의 자료도 부족한 예가 많다는 것이다. 원금이 얼마나 있는지 이자가 얼마인지 정확히 알아야 원금을 감축시키지 않고 잉여이익만 이용할 수 있는것인데 바다의 물고기가 몇 마리 살고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 지속가능한 어획량을 계산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바다에서 국제간의 어획량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것도 쉽지 않고, 어류가 바다를 회유하다 보면 국경을 넘고 공해상으로 이동하는데 내가 잡지 않고 보호를 하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포획하면 개체군이 보존될 수 없다. 내가 잡지 않으면 남이 잡아간다고 생각하고 서로 책임을 미루면서 포획하다 보면 결국 개체군의 괴멸을 초래하는 것이다.


▲버려진 폐그물에 걸려 죽은 물고기

(출처 Seaspiracy)

▲지느러미만 떼어내고 버려진 죽은 상어들

(출처 Seaspiracy).


환경운동은 왜 어업의 폐해에 대해 외면하고 있는가
알리는 환경운동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해양쓰레기의 주요 근원이 어업인데 이를 비난하지 않고 플라스틱 빨대로 상징하는 생활쓰레기 줄이기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수어획으로 많은 고래,상어, 거북이 등이 죽어 가고 있는데 의도적 어업을 하지 않는다는 어업기업의 말만 믿고 부수어획으로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바다에 버려지는 동물들의 실태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양식에 의한 생산에 대해서도 비난할 점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양식을 하더라도 결국은 어류를 잡아서 사료를 생산하여야 하므로 어류 남획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양식과정에서 어병발생, 약품사용 등의 문제도 발생하며 동남아에서는 새우양식장을 만들기 위해 망그로브숲을 개간하는 자연파괴도 심각하다. 게다가 인부들에게 강제노동을 시키는 사회문제까지 발생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책으로는 어획을 줄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는데, 우리 동네에서 어획을 줄이더라도 옆 동네에서 줄이지 않는다면 아무소용이 없을 것이니 온 인류가 합심하지 않는한 해결할 가능성이 별로 보이지 않으면서 생태계 파괴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