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고창 고산지의 흥타령
5~9치 붕어가 아침까지 밤샘 입질
박상수 유튜브 길낚시유림TV 진행자·다이즈리 어드바이저
▲오랜만에 찾은 ‘토종탕’에서 잔 씨알로 진한 손맛을 즐긴 필자.
대물만 쫓다가 오랜만에 마릿수 손맛에 취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연안에 갈대가 무성하게 자라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내는 고창 고산지.
12월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겨울이 찾아왔다. 최근 밤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겨울을 체감하고 있다. 이번 취재지 선정에 고민을 하던 중 익산에 사는 최영탁 씨와 통화를 하다가 날씨가 추워지고 있으니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면서 전북 고창군 상하면 장산리에 있는 고산지로 필자를 초대하였다.
지난 12월 4일 오전 10시경 고창으로 출발했다. 최영탁 씨는 필자보다 먼저 고산지에 도착해 대편성을 마치고 낮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고산지는 외래어종이 없고 수초가 연안에 많이 자라 있으며 저수지가 한번도 마른 적이 없는 곳으로 어족 자원이 풍부하고 외부의 불법어로 행위도 쉽지 않은 저수지다.
5천평이 넘는 규모로 저수지 전역의 수심이 비슷한 전형적인 평지형지다. 저수지 주변으로는 논밭이 형성되어 있고 저수지의 절반가량이 연밭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바닥은 뻘층이 두텁다. 취재당일 고산지 수위는 만수에서 약 70% 저수율을 보이고 있었으며 수심은 중상류 1m, 제방권은 1.5~1.7m를 보였다.
▲고산지 중상류권에 자리를 잡은 최영탁 씨.
▲고산지에서 채집한 참붕어와 새우미끼.
낮부터 옥수수 미끼에 입질
먼저 도착한 최영탁 씨는 중상류 연밭과 뗏장수초가 어우러진 수심 1m권 포인트에 자리를 잡았다. 필자는 수심이 가장 깊은 제방권에 자리를 잡았는데 수심은 평균 1.5m가 나왔다. 필자가 도착하기 전 최영탁 씨는 탐색용으로 넣어둔 옥수수미끼에 7~8치 붕어가 입질을 해준다며 미리 이야기를 해주었다.
현장에 도착해 고산지를 둘러보니 얼핏 보기에는 평범한 평지형 저수지처럼 보였지만 수초 여건이 좋고 주변의 토양 또한 황색을 띠고 있었다. 경험상 논밭이 형성되어 있는 저수지는 굵은 붕어 개체가 상당했던 경우가 많았고 거기에 낮부터 옥수수 미끼에 심심치 않게 입질을 해준다고 하니 기대감이 솟았다.
필자는 연안에 채집망을 여러 개 놓았는데 참붕어와 새우 채집이 잘 되었고 새우는 씨알이 조금 작았다. 감성돔바늘 6호 정도의 큰 바늘을 사용해 여러 마리 꿰어서 운용해야 했다. 최영탁 씨와 필자는 일찍 저녁식사를 마치고 오후 4시부터 본격적인 낚시에 돌입했다. 최영탁 씨는 옥수수와 채집한 생미끼를 골고루 사용하였고 필자는 새우, 참붕어, 지렁이를 사용했다. 지렁이 미끼는 잔 씨알과 잡어 입질 때문에 운용하기 피곤했다. 참붕어와 새우가 그나마 잔 입질을 솎아내 주어 도움이 되었다.
필자와 최영탁 씨는 2.0칸부터 5칸까지 다양한 길이의 낚싯대를 편성했다. 연안을 조금 벗어나면 수심이 완만하게 펼쳐져 있는 바닥지형을 보였으며 본격적인 입질은 어둠이 내린 오후 6시부터 들어왔다.
▲바로바로 방생을 하고 취재를 위해 살림망에 넣어둔 고산지 붕어.
주로 5~9치가 입질했고 마릿수는 일품이었다.
▲최영탁 씨가 입질을 감지하고 낚싯대를 챔질하고 있다.
추워지면 씨알 더 굵어져
찌를 두 마디 정도 느긋하게 올리다 옆으로 슬슬 끌고 가는 것이 굵은붕어의 입질이구나 생각을 하고 챔질하니 작은 붕어가 발 앞으로 날아왔다. 잔 씨알을 피하기 위해 꿰어 놓은 중지만한 참붕어를 3치 붕어가 삼키지도 못하고 올라온 것이다. 필자는 잔 씨알 입질을 버티고 피하기 위해 최대한 굵은 참붕어를 쓰고 새우도 여러 마리를 꿰어서 사용했지만 대부분 5~6치 붕어가 입질했고 그나마 씨알이 큰 것이 8치~9치였다.
최영탁 씨 포인트도 필자와 비슷한 시간인 오후 6시부터 본격적인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씨알은 낮에 나온 붕어들과 비슷했다.
5~8치 붕어들이 입질을 하였고 옥수수, 참붕어, 새우 가리지 않고 입질을 했다. 그렇게 씨알은 작지만 잦은 입질에 미끼를 교체하며 자정이 되어서 야식을 먹었다.
최영탁 씨와 필자는 오랜만에 보는 마릿수 입질에 씨알은 작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후 새벽 1시부터 자리로 돌아가 낚시를 이어갔다. 드문드문 들어오던 입질도 끊기고 새벽 3시부터 다시 입질이 시작됐다. 느긋한 찌올림에 챔질을 해보니 9치급 붕어가 얼굴을 보여주었다. 중상류에 위치한 최영탁 씨도 새벽 3시부터 입질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큰 씨알은 없었고 초저녁 때와 비슷한 씨알이 올라왔다. 동이 트면서 입질은 멈추었고 오전낚시는 입질 없이 지나갔다. 취재팀 반대편 중상류에 앉은 서울낚시인 두 명도 취재팀과 비슷한 씨알로 조과를 거둔 것을 확인했다.
대물도 좋지만 이렇게 마릿수 입질을 받는 것도 대물 조행만큼이나 즐거운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고산지는 이른 봄에서 늦봄까지의 조황이 뛰어나며 추위가 더 진행되는 깊은 겨울에 얼음만 잡히지 않으면 굵은 붕어의 입질이 들어온다고 하니 성큼 다가온 겨울낚시가 기대된다.
내비 주소 상하면 장산리 46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