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초겨울 문턱 계곡지

영천 못골지 준월척 송년 파티

황병구 영천 야사낚시 대표, 다이와 민물스탭

▲제방 왼쪽 하류에서 바라본 못골지.

올해 가을은 늦여름인가 하다가도 갑자기 추위가 찾아와 한겨울 분위기를 내곤했다. 산과 들은 오색 옷으로 갈아입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기에 바쁘다. 붕어 물낚시의 마지막 계절인 만큼 저수지와 포인트 선정이 어려워지고 있다. 기온과 수온의 변화가 급하게 일어나면서 이제는 방한준비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할 시기다.

지난 10월 31일에 찾은 낚시터는 경북 영천시 고경면 대의리에 있는 못골지로 만수면적은 약 3천평이다. 깊은 산속에 자리하고 있어 찾는 낚시인은 많지 않으며 사방이 산이라 아늑하다. 의외로 수온변화가 적은 곳이어서 겨울에도 물낚시가 이루어지며 붕어, 잉어, 동사리, 가물치 등의 어종이 서식한다. 외래어종은 아직 유입되지 않았다.

▲황별철 씨가 올린 월척.

▲좌안 하류에 자리를 잡은 필자.

준설로 인해 상류가 하류보다 깊어
저수지 제방 좌안으로 길이 형성되어 있고 우안 상류에는 전원주택 한채가 있다. 포인트는 좌안에 많고 발판이 편하며 우안 포인트는 진입이 다소 불편해 찾는 이가 적다.

우안 중상류가 최고의 대물 포인트로 각광받는데 포항, 대구, 경산, 울산, 등지에서 온 대물 낚시인들이 종종 찾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토종터지만 매년 4짜 붕어가 종종 낚이고 있다.

약 10년 전 준설해 상류와 중류 수심이 비슷하며 계곡지답게 전반적으로 2~2.5m 깊은 수심을 보인다. 바닥은 마사토질이며 여름에는 저수지 전체가 마름과 말풀 수초로 덮이는 곳이다. 미끼로는 새우, 참붕어, 옥수수 등이 잘 먹힌다.

지난 11월 중순에 출조해보니 저수지 물색은 탁했고 바람도 강하게 불었다.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고희용 씨와 황병철 씨가 포인트를 잡기위해 분주하게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탁한 물색과 바람 방향을 고려해보니 이날은 붕어들이 얕은 연안으로 나올 것 같아 마치 봄낚시하듯이 포인트를 선정했다. 이곳은 준설로 인해 하류보다 상류권이 더 깊기 때문에 우리는 하류에 자리를 잡았다.
고희용 씨가 제방 좌안 입구, 황병철 씨는 우안 하류, 필자는 좌안 제방 하류 골짜기에 자리를 잡고 대편성을 시작했다.

▲못골지 취재에 동행한 낚시인들. 왼쪽이 고희용, 오른쪽이 황별철 씨다.

▲촬영팀이 올린 붕어들. 8치 이상급으로만 모아 보았다.

1박2일간 셋이서 70마리
차가운 바람이 꺾이는 밤부터 낚시하기로 하고 일찌감치 저녁식사를 준비해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며 식사를 마쳤다. 이날은 다양한 미끼로 붕어를 현혹시켜볼 예정으로 전자케미의 불빛을 밝혔다.

이윽고 밤 9시경이 되자 여기저기서 입질이 들어왔다. 이곳저곳에서 크고 작은 물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봐서 붕어의 활성은 나름 좋아보였다.
동행한 낚시인들에게 조용히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으니 폭발적 입질을 받은 황병철 씨는 벌써 월척과 준척으로 손맛을 보고 있었다. 고희용 씨 자리에서는 8치급 몇 마리가 나왔다고하며 필자의 자리에서도 8~9치가 입질해 마릿수 재미가 쏠쏠했다.

입질은 밤을 지나 새벽까지 지속됐다. 끊이지 않고 들어오는 입질을 받아내다 보니 어느새 날이 밝고 있었다. 차 한 잔을 마시며 조과들을 확인해보니 전체적으로 70마리에 가까운 마릿수였다. 비록 추운 날씨였지만 저수지 특성을 세밀한 게 분석한 뒤 포인트를 선정한 것이 주효했던 출조였다. 주변 쓰레기를 깔끔하게 청소한 뒤 낚시터를 떠났다.

내비 입력 못골지(고경면 대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