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터]

영천 한제지의 대물 미션

뗏장수초 속 말풀지대를 노려라

신동현 객원기자, 파라다이스좌대, 한조크리에이티브 필드스탭

▲영천 한제지 우측 제방 일대의 모습. 이른 아침에 제방에서 상류를 촬영한 사진이다.

제방권은 다른 곳보다 수심이 깊어서 겨울 시즌에 낚시할 자리가 많고 더불어 보트낚시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포인트다.

지난 12월 4일 경북 영천시 대창면 사리리에 있는 한제지를 찾았다.
이번에 한제지를 찾게 된 동기는 평소 자주 연락을 하며 지내는 경산 하양읍에 사는 채정환 씨와 전화 통화에서 ‘얼마 전 한제지에 낚시하러 갔는데 최근 조황이 살아나서 허리급 월척이 가끔 낚인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한제지는 행정구역상 경산시 진량읍과 영천시 대창면과 경계에 있다.
1945년 준공되었으며 만수면적 4만2천 평으로 평지형에 가까운 저수지다. 서식 어종은 외래어종으로 배스와 블루길이 있으며 토종어종은 붕어, 잉어, 가물치, 메기 등이 있다. 필자도 한제지에서 몇 번 낚시한 경험이 있다. 주로 봄 산란 시즌과 초겨울 시즌이다. 6년 전에 마지막으로 한제지에서 낚시했다. 당시에는 뗏장수초의 밀도가 높지 않아 좌대를 펴면 아무 곳에서나 연안낚시를 할 수가 있었지만, 지금은 뗏장수초가 발달하여 수초작업 없이는 연안낚시가 불가능한 상태다.

한제지는 영천권에서도 외래어종이 일찍 유입된 저수지로 10여 년 전부터 4짜 붕어가 나오기 시작하여 최근에는 5짜 붕어도 매년 몇 수씩 낚이고 있다. 5짜는 주로 보트낚시에서 산란 시즌에 낚인다는 소식을들었다. 봄 산란 시즌 때는 연안낚시에도 4짜 후반까지 낚이지만 최근 연안으로 많이 자란 뗏장수초 때문에 낚시할 곳은 많지 않다.

▲필자 일행이 한제지에서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왼쪽부터 김덕한, 채정환 씨 그리고 필자.

연안 낚시자리 적어 수초작업 필수
필자가 취재당일 저수지를 둘러보니 뗏장수초대가 늘어났을 뿐 예전에본 한제지와 차이는 별로 없었다. 상류에는 부들군락이 그대로 자리를 잡고 있고 연안으로 뗏장수초가 예전보다 넓게 자라 있었다. 연안낚시할 곳은 무넘기 좌안으로 3자리 정도 있고 제방 주위 배수구 우측에도 자리는 있지만 다대편성을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필자가 자리한 우측 길가 쪽에 다른 낚시인이 수초작업을 한곳이 있었는데 이곳은 다대편성도 가능하고 철탑 콧부리 자리에도 낚시할 곳이 두 자리 정도 나왔다. 단, 이곳은 항상 장박꾼이 있어서 자리가 잘 비지 않는다.

지금처럼 뗏장수초의 밀도가 높을 때는 연안낚시는 자리가 없어서 낚시하기 어렵지만 보트낚시는 오히려 자리가 많다. 뗏장수초 언저리에 보트를 정박하고 낚시할 수가 있어 포인트를 골라 낚시할 수 있다. 취재당일에는 17명 정도 낚시를 했는데 보트낚시인이 대부분이었고 연안낚시는 필자와 김덕한 씨, 제방에서 낚시한 백운홍 씨가 전부였다. 채정한 씨는 제방의 뗏장수초 언저리에 보트를 정박하여 보트낚시를 하였으며 필자는 일행 3명과 함께 낚시하게 되었다.

필자는 제방 우측 도로가에서 직선거리로 20m 떨어진 곳에 뗏장수초를 작업해 놓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뗏장수초 위에 좌대를 펴서 4칸부터 6칸까지 욕심을 내어 12대를 폈다. 수심은 제방 주변이 3m 정도나왔고 철탑 앞 콧부리 자리에는 2.5m까지 나왔으며 필자 자리에는 2m가 조금 넘게 나왔다. 얼음이 얼 때도 제방에서 얼음을 깨서 붕어를 낚아내기도 한다.

▲뗏장수초가 길게 자라 있어서 연안에 자리를 잡고 낚시가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뗏장수초가 무성하게 자란 곳은 보트낚시인이 자주 찾는 포인트가 되었다.

▲제방 가까이에서 낚시하던 보트낚시인이 오전 10시가 넘어 입질이 없자 자리를 옮기고 있다.

▲한제지 연안에 자라고 있는 붕어마름과 물수세미. 붕어 입질은 맨바닥보다 마름이나 물수세미가 삭고 있는 주변에서 자주 들어왔다.

▲밤에 제방에서 보트낚시를 한 채정환 씨가 저녁 8시 무렵에 옥수수 미끼로 낚은 대형 붕어를 계측하니 길이가 45cm에 육박했다.

초저녁부터 터진 4짜 붕어
필자 일행 모두 미끼는 옥수수를 사용했다. 채정환 씨의 말로는 입질시간은 초저녁부터 자정까지이며 새벽 2시부터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까지도 좋다고 했다. 당일 일찍 저녁식사를 마치고 각자 자리로 돌아가 밤낚시에 임했다.

오후 6시경 제방에서 낚시한 백운홍 씨가 39cm 월척 붕어를 낚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후 김덕한 씨도 7시에 입질을 받았지만 2호 목줄이 터지고 말았다고 한다. 8시쯤엔 제방에서 보트낚시를 한 채정환 씨도 4짜 붕어와 허리급 1수를 낚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필자는 좌대를 펴고 텐트까지 설치했다. 편안하고 따듯하게 낚시하기 위해 초저녁에도 짐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8시 20분에 우측에서 3번째의 5.2대에 입질이 왔다. 찌톱을 10cm 정도 올려놓은 것을 늦게 확인하고 바로 챔질했는데 울컥하는 무게감에 직감적으로 4짜 붕어라고생각했다. 황급히 낚싯대를 돌려 뗏장수초 밀도가 낮은 곳으로 붕어를 유인하여 뜰채에 담아 올리니 4짜가 넘는 붕어가 올라왔다.

이후 필자의 자리는 입질이 뜸했는데 길에서 비치는 가로등 불이 조황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로등이 계속 켜져 있으면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지만, 대형 붕어일수록 어둡고 조용하고 은신처가 있는 곳으로 회유하여 밝은 곳은 불리하다고 본다.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서리가 내린 이른 아침에 철탑 앞에 자리를 잡은 김덕한 씨가 미끼를 확인하며 아침낚시를 하고 있다.

말풀 자란 곳이 포인트
밤 11시경 야식으로 어묵탕을 먹기 위해 모였다. 김덕한 씨는 39cm 월척 1수를 더 낚았다고 한다. 이후 전반적으로 입질 없이 시간이 흘러 아침 5시경 제방에서 낚시한 채정환 씨가 38cm 월척 붕어 1수를 낚았고, 김덕한 씨도 35cm 월척 1수를 낚았다.

오전 10시까지 낚시를 했지만 오전에는 입질다운 입질을 보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갔다. 제방 앞에 떠 있는 보트는 아침에도 낚시에 열중하는 모습이 보였다. 상대적으로 수심이 깊은 제방권은 아침에도 붕어의 입질이 들어오는 듯 보였다.

오전낚시를 마치고 필자 일행의 조황을 살펴보니 4짜 붕어 2수에 허리급 이상 월척 4수를 낚은 것을 확인했다. 모두 옥수수 미끼에 낚였으며 입질은 대부분 시원하지 않고 찌톱 두 마디 정도를 올리는 예민한 입질이 많았다.

한제지는 지금부터 얼음이 얼기 전까지 시즌이 이어진다. 씨알 굵은 붕어를 노리려면 수심이 깊은 제방 주변이 유리하다. 산란 시즌에는 제방보다 상류의 부들군락 같이 수심이 얕고 수온도 빨리 올라가는 곳이 유리하다.

채비는 다른 시즌과 비교해 감도가 높은 것으로 준비하는 게 유리하다.

짧은 대보다 긴 대에 입질이 자주 들어온다. 취재당일에는 바닥에 삭은 물수세미가 있는 곳에서 붕어의 입질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바닥에 말풀이 자라기 시작한 시기여서 붕어의 경계심을 낮추는 역할을 하지 못하지만, 말풀이 20cm 이상만 자라면 붕어의 시야를 가리므로 경계심이 낮아져 지금보다 왕성한 먹이활동을 기대할 수가 있다.

앞으로는 말풀 군락이 자라는 주변이 유리한 포인트가 된다. 필자 일행은 취재당일에 옥수수미끼 위주로 사용하였지만 지금보다 수온이 내려가면 글루텐 미끼가 유리할 수 있다. 블루길 성화가 없으면 지렁이 미끼도 사용해 볼 필요가 있다.

내비 주소 대창면 사리리 5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