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_조홍식의 로드빌딩]

마지막 회 복습

로드빌딩 한눈에 훑어보기

조홍식 루어낚시 100문 1000답 저자

1년여의 연재를 통해 로드빌딩의 구체적인 내용인 각종 도구, 시약, 부품 등의 구매에서부터 실제 로드빌딩 과정을 차례로 알아보았다. 이번 로드빌딩 연재의 마지막 회에서는 실제 로드빌딩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진과 함께 간단한 설명을 곁들여 시각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다만, 숙련된 로드빌더라면 저마다 독자적인 방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 마지막 회 모든 내용과 과정이 정답일 수는 없다. 순서가 다를 수 있고 각각의 과정 역시 다른 방법을 사용해서 낚싯대를 만들 수도 있다. 사용하는 도구나 시약이 다르기도 하고 좌우 방향이 다르기도 할 것이다. 나 개인적으로도 처음 로드빌딩을 시작한 1990년대의 빌딩 방법과 지금의 빌딩 방법은 달라진 부분이 제법 있다. 그러므로 1년여에 걸쳤던 연재기사 내용은 어디까지나 입문자를 위한 길잡이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로드빌딩에 입문한 로드빌더는 자신만의 유일한 낚싯대를 만든다는 특별한 경험을 즐기기 바란다. 그런 낚싯대가 하나둘 늘어가고 경험이 쌓이면서 차츰 자신만의 로드빌딩이 완성되리라 생각한다.

▲블랭크, 릴시트, 그립, 가이드 등 로드 빌딩에 필요한 부품들.

▲랩핑용 실, 코팅제 등 낚싯대 조립에 필요한 용품들.

새 낚싯대 만들기 준비작업
지난 초여름에 가거도로 낚시를 하러 갔을 때 볼락낚시 전용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7피트 길이의 볼락용 루어대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블랭크 선택에 한참 고민한 사항이 있는데, 팁(초리) 부분은 솔리드로 하자 결정하고서, 그 재질을 카본 솔리드로 할 것이냐 글라스 솔리드로 할 것이냐의 결정장애가 생겨 오랫동안 주저하고 말았다. 결국 현실과 타협, 글라스 솔리드로 결정했다. 완성하면 볼락에게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울트라라이트 낚시 전반, 관리낚시터 무지개송어낚시에도 사용할 만한 낚싯대가 되리라 생각했다.

실제 준비물은 다음과 같다.

랩퍼(wrapper), 로드 드라이어(rod dryer) 등의 로드빌딩 스테이션은 이미 준비된 상태이고 로드피니시와 접착제, 랩핑 실 등도 사용하던 게 그대로 있으므로 새로 사들인 것은 없다.

블랭크는 중국제치고는 비싼 편인 개당 US30달러짜리를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구매했다. 블랭크 표면이 빨간색 페인팅 된 7.2피트 길이의 2피스로, 카본 블랭크이지만 팁 부분 50cm가 글라스 솔리드인 구조다.

가이드는 가지고 있는 가이드 중에서 골라보니 마침 후지 제품 K시리즈로 맞출 수 있었다.
KLSG20, KLSG12, KTSG8, TKTSG6, TKTSG5, TKTSG4.5, TKTSG4(2개)에 톱가이드 FST5를 사용했다. 원래는 팁 쪽으로 더 작은 구경의 가이드와 톱가이드가 필요했지만, 새로 구매하기보다는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쓸 만한 것으로 골라 그냥 쓰기로했다.

릴시트는 후지 제품이지만 판매되고 있는 모델은 아니고 부러진 낚싯대에서 떼어낸 것을 재활용하기로 했다.
그립은 가지고 있던 EVA와 러버 코르크 중에서 구경이 맞는 것을 골라 적당한 길이로 잘라 사용하기로 했다.
버트캡은 언제 구매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고무 재질의 중국산 싸구려 제품.

▲스파인 확인 및 톱가이드 접착. 팁 쪽 블랭크를 휘어보면서 가장 잘 구부러지는 방향(블랭크 스파인)을 확인한다.

▲가이드 위치 선정. 임시로 고정해 보면서 부착할 위치를 결정하고 마커로 표시한다.

▲릴시트 부착 위치 결정

▲릴시트 위치에 먼저 아버(arbor)를 만들고 릴시트를 접착한다.

1일째
스파인 확인 및 톱가이드 접착
팁 쪽 블랭크를 휘어보고 가장 잘 구부러지는 방향을 확인하고 마킹, 톱가이드를 스파인에 맞춰 먼저 접착했다(1월호, 3월호 참고).

가이드 위치 선정
블랭크 표면에 적당한 간격으로 가이드를 붙일 위치를 정하고 마스킹테이프로 임시고정. 낚싯줄을 통과시켜 휨새를 보면서 고정위치를 조정하고 결정된 위치에 마커로 표시했다(4월호 참고).

가이드 처리
가이드 다리 밑바닥을 고무풀로 살짝 코팅하고 마를 때까지 방치(8월호 참고)

릴시트 위치 결정과 접착
릴을 장치했을 때 뒤쪽 그립의 길이를 고려해 릴시트 접착 위치를 결정했다. 릴의 다리로부터 낚싯대 맨 뒷부분까지의 길이를 29cm로결정하고 블랭크에 마커로 표시. 릴시트가 빡빡하게 끼일 정도 굵기의 아버(arbor)를 단순하게 비닐 테이프를 감아 세 군데 만들었다.
접착제를 잔뜩 바르고 릴시트를 끼워 고정하고 접착제가 다 마를 때까지 하루 동안 방치(6월호 참고).

▲그립 접착. 원하는 길이로 자른 그립을 접착한다.

2일째
그립 접착
잘라놓은 EVA 그립을 접착제를 발라 릴시트 아래쪽에 끼웠다. 이번 로드빌딩에는 통그립이 아니라 상하분리식 소위 세퍼레이트 형태의 그립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릴시트 위쪽에는 내경이 맞는 EVA가 없어서 대신할 걸 고르다가 버트캡으로 사용하는 러버 코르크에 구멍을 뚫고 접착제를 발라 적당히 끼워 넣었다.
접착제가 다 마를 때까지 하루 동안 방치(5월호 참고).

▲장식 랩핑할 자리를 정하고 자를 사용해 같은 간격으로 마킹한다.

▲과정에 따라 검은색→은색→오렌지색→검은색 실의 순서대로 실을 감는다.

▲다이아몬드 패턴 완성

▲양쪽 끝을 정리하고 오렌지색 실을 감는다.

▲완성된 패턴에 컬러프리저버를 코팅한다.

3일째
장식 랩핑
다이아몬드 패턴의 장식 랩핑을 해보기로 결정했다. 검은색, 은색, 오렌지색의 3가지 실로 간단하게 실시했다. 양 끝단을 단단히 고정하고 자투리를 잘라낸 후, 랩핑 색상으로 정한 오렌지색 실로 마무리(11월호 참고).
컬러 프리저버 코팅. 랩핑 실의 색상 보존과 장식 래핑의 고저 차를 메우기 위해 컬러 프리져버를 코팅하고 건조. 8시간 간격으로 2회 실시(9월호 참고).

▲1~6 순으로 가이드 랩핑을 한다.

▲버트 가이드 랩핑. 7~8 순으로 은색 실을 이용하여 악센트를 넣는다.

▲랩핑한 가이드의 정렬상태를 확인한다.

▲로드피니시(에폭시 코팅제) 레진과 경화제를 적당량씩 잘 혼합한다.

▲가이드 랩핑과 장식 랩핑 코팅. 11~12 순으로 로드 드라이어를 사용해 가이드 랩핑 및 장식 랩핑 부위를 코팅한다.

▲팅 내부에 자잘한 거품이 보인다.

▲알코올램프를 이용해 잔거품을 제거한 모습.

4일째
가이드 랩핑
2피스 블랭크이므로 전날인 3일째에 가이드 랩핑을 할 수 있었지만,피곤한 관계로 하루 미루었다. 블랭크를 랩퍼에 고정하고, 가이드는 고무밴드로 임시고정하고 오렌지색 실로 하나씩 랩핑 시작. 버트 가이드는 랩핑 끝단에 은색 실을 이용해 악센트 장식도 넣었다. 울트라라이트 파워의 낚싯대이므로 싱글 랩핑만 하기로 했다. (8월호 참고)

가이드 위치 정렬

랩핑이 끝난 상태에서 블랭크를 들어 총을 겨눈 듯 보면서 비뚤어진가이드를 바로 잡았다(8월호 참고).

로드피니시 코팅 1차
가이드 랩핑 부위는 컬러 프리저버 코팅은 생략했다. 오렌지색 랩핑 색상이 진해지겠지만, 가이드 고정 강도를 우선하겠다는 판단이었다.
에폭시 코팅제, 레진과 경화제를 각각 2cc씩 넉넉하게 준비해서 잘혼합, 가이드가 부착된 블랭크를 로드 드라이어에 고정하고 1차 코팅.
코팅이 완료된 시점에서 알코올램프를 이용해 거품 제거를 철저하게했다. 이후, 완전히 건조될 때까지 로드 드라이어로 회전시키면서 하루 동안 방치(9월호 참고).

▲레터링 작업, 완전히 건조된 1차 코팅이 위에 마커를 사용해 글씨를 써넣었다.

▲1차 코팅이 완료된 상태의 가이드 랩핑 상태. 2차 코팅을 실시한다.

5일째

레터링
장식 랩핑을 한 부위에 낚싯대 이름과 사인을 써넣었다(11월호 참고).

로드 피니시 코팅 2차
에폭시 코팅제, 레진과 경화제를 각각 1.2cc씩 준비해서 혼합하고2차 코팅했다. 코팅이 끝난 시점에서 바로 알코올램프를 이용한 거품 제거는 필수, 마찬가지로 완전히 건조될 때까지 로드 드라이어로 회전시키면서 하루 동안 방치(9월호 참고).

▲3차 코팅이 완료된 상태의 가이드 랩핑 상태.

6일째
로드피니시 코팅 3차
2차 에폭시 코팅이 다 마른 후 확인해보니, 팁 쪽 초소형 가이드 4개는 더 코팅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나머지 4개의 가이드와 장식 랩핑 부위만 3차 코팅하기로 했다. 에폭시 코팅제, 레진과 경화제를 각각 1cc씩 준비해서 혼합하고 3차 코팅, 거품 제거와 건조는 2차 코팅 때와 똑같다(9월호 참고).

7일째

완전 건조

3번의 에폭시 코팅이 다 끝나고 표면도 다 마른 낚싯대를 로드 드라이어에서 분리하고 24시간 더 세워놔 완전하게 건조되기를 기다렸다 (9월호 참고).

▲버트캡 접착

8일째
버트 캡 접착
고무 버트캡을 끼워보니 특별하게 무게를 추가하지 않아도 릴시트 바로 앞에서 낚싯대 균형이 잡혔다. 그대로 접착제를 발라 접착하고 비닐 테이프로 고정하고 완전히 굳어서 고정될 때까지 하루 동안 방치(10월호 참고).

▲나만의 로드 탄생! 볼락 루어낚시에 쓸 만한 울트라라이트 파워의 낚싯대가 완성되었다.

9일째
완성
버트캡의 접착도 완전히 말라 단단하게 고정된 것을 확인했다. 드디어 새 낚싯대가 완성되었다.
각 공정을 복기해보면, 완성까지의 시간 단축을 할 수 있는 여지는 있었다. 이번 로드빌딩은 천천히 하루에 한두 시간씩만 로드빌딩에 할애했다.

9일간의 로드빌딩 과정이 지루하게 길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실은 짧은 시간에 완성했다고 볼 수 있다. 9일 만에 완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먼저 나 자신이

각 공정에 숙달되어 있어서 아주 빠르게 진행을 할 수 있는 덕분이었다. 더군다나 울트라라이트의 낚싯대이기 때문에 에폭시 코팅 횟수가 2~3회로 끝난 것도 영향이 컸다. GT대와 같은 중량급의 낚싯대이거나 길이가 긴 낚싯대라면 며칠씩 더 추가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로드빌딩 연재를 여기에서 마무리 짓고자 한다. ‘낚시는 도락(道樂)이자 자기만족(自己滿足)의 세계’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내 개인적인 로드빌딩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값비싼 명품이 아니고 그보다는 개성 넘치는 특별함을 가진 게 커스텀메이드라는 생각이다. 이런 커스텀메이드, 로드빌딩에 관심을 두는 앵글러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었기를 간절히 바란다.

취재협조 후지공업(富士工業, Fuji kogyo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