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동해남부 무늬오징어 에깅

올해는 12월 말까지 시즌 이어진다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포항 호미곶 해솔펜션 아래의 갯바위에서 씨알 좋은 무늬오징어를 낚은 박상욱(HDF 필드스탭) 씨.

▲취재 첫날 너울파도를 피해서 찾아온 월포방파제. 잔잔해 보이지만 외항은 테트라포드를 넘어오는 큰 파도가 쳤다.

▲박상욱 씨가 대보방파제에서 낚은 무늬오징어. 로드는 HDF 에깅 전용대 ‘피나투라 아킬라스 엑스트라 832ML'.

올해는 무늬오징어 에깅이 전국적으로 붐이 일고 있다. 낱마리 조과는 거의 없고 가는 곳마다 마릿수 조과를 거두거나 씨알이 큰 무늬오징어가 낚여서 낚시인들의 출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선상 에깅 역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무늬오징어의 개체수가 어찌나 많은지 어부의 정치망에 포획되는 양도 많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무늬오징어 가뭄’이라고 할 정도로 낚이는 양이 적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올해는 한치에 이어 무늬오징어까지 호황을 보이고 있다.

호황의 중심지, 영덕과 포항
지난 10월 20일 HDF 필드스탭 박상욱 씨 일행과 함께 경북 영덕으로 에깅 취재를 나갔다. 올해 동해는 유례없는 무늬오징어 호황을 보이고 있으며 영덕과 포항이 호황의 중심에 있다. 그런데 출조한 당일에는 높은 너울파도가 쳐서 포인트 진입이 불가능했다. 출조만 하면 조과는 좋지만 취재당일처럼 갑자기 날씨가 험악해지는 일이 많은 것이 문제다.

동해의 경우 바람이 불어서 파도가 조금 쳐도 에깅을 하는 것에 문제가 없는 포인트들이 있기에 별 걱정을 하지 않고 출조를 했지만 일기예보와는 달리 너무 높은 파도가 쳐서 첫날에는 철수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오후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파도가 조금 높았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에깅을 하기 좋았다. 그러나 포인트로 진입하니 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있었다. 전날 높은 너울로 인해 영덕권 갯바위의 물색이 너무 나빠진 것. 영덕 주변에는 모래사장이 많기 때문에 파도가 치면 물색이 금방 탁해지는 것이 단점이다. 하는 수 없이 처음 출조한 영덕의 축산항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며 물색이 좋은 곳을 찾다보니 포항 호미곶의 해송모텔 일대까지 내려오게 되었다.

▲오후 3~5시에 소나기 입질을 보여준 포항 호미곶면의 해솔펜션 아래 갯바위.

▲포항 월포방파제. 방파제 외항에서 올해 많은 양의 무늬오징어가 낚였다.

▲월포방파제 콧부리에서 무늬오징어를 노리고 있는 박상욱 씨.

▲해솔펜션 아래의 우측 갯바위. 갯바위 곳곳에서 무늬오징어가 낚여 포인트가 많은 곳이다.

▲취재 당일 낚은 무늬오징어.

물색 탁하면 에기 가리지 않는다
포인트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3시. 호미곶 일대는 그동한 꾸준한 조황을 보여 왔고 높은 파도가 잔잔해진 상황이라 좋은 조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3호 노멀 타입의 에기를 사용해 포인트를 탐색하니 첫 캐스팅에 무늬오징어가 입질했다. 전날 높은 너울로 인해 출조한 낚시인이 거의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굶주린 무늬오징어는 금방 입질을 한 것 같았다. 함께 출조한 솔트루어린 회원(닉네임 참깨빵)은 이번이 두 번째 에깅 출조였는데 그 역시 첫 캐스팅에 무늬오징어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해가 지기 전에는 피딩타임이랄 것도 없이 닥치는 대로 무늬오징어가 입질을 했다. 씨알은 600~700g이 주종이었고 마릿수는 1타 1수라고 할 정도로 좋았다. 30분 정도 입질을 받다가 입질이 뜸해지면 갯바위에서 잠시 낚시를 쉬다가 다시 캐스팅을 하면 또 입질을 했다. 오히려 해가 진 직후부터 큰 씨알을 노렸을 때는 무늬오징어가 낚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전날 높은 파도로 인해 물색이 탁해져서 낮에 연안으로 무늬오징어가 밀려들었다가 밤이 되자 빠진 것으로 보였다. 찌낚시든 루어낚시든 연안의 물색이 탁한 경우에는 낮에 얕은 곳을 노리는 곳이 정석이며 밤에는 낚시가 잘 되지 않는다.

무늬오징어 역시 그런 패턴을 보이는 듯했다.

▲박상욱 씨와 함께 출조해 무늬오징어로 손맛을 본 닉네임 참깨빵.

▲밤에 3호 노멀 타입의 에기로 낚은 무늬오징어. 씨알은 500~700g이 많았다.

▲필자의 무늬오징어 조과.

밤에 수온 오르면 호황 기대
늦게 합류한 신재완, 박정운 씨는 해가 진 후의 피딩을 잔뜩 기대했지만 물색이 탁한 이유로 인해 낱마리 조과에 그치고 말았다. 마릿수 조과를 거둔 박상욱 씨 역시 “이런 경우는 별로 없다. 낮에 잘 낚이다가 밤에 한두 번 폭발적인 입질이 오거나 큰 씨알이 무는 것이 보통인데 낮에 잘 낚이다가 밤에 입질이 끊기는 것은 의아하다. 요즘은 밤에 팁런을 나가면 큰 씨알로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하는데 그것과도 연관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신재완, 박정운 씨는 빈손으로 철수할 수는 없어 자정이 넘는 시각까지에깅을 계속했다. 다행히 새벽 1시가 되어 무늬오징어의 얼굴을 볼 수는 있었지만 씨알은 낮에 낚이던 600g과 비슷했다.

이번 출조에서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무늬오징어가 에기의 색상을 전혀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탁한 물색이 원인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으며 래틀이 들어 있는 에기도 잘 먹혔기에 물색이 탁한 날엔 일정한 패턴이 없다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현재 포항권의 수온은 18℃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낮과 밤의 수온차가 크지 않으며 오히려 밤에 수온이 1~2℃ 올라갈때도 있는데 그런 날이면 어김없이 호황을 보인다고 한다.

시즌은 11월 중순까지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지만 올해는 운이 좋다면 12월 중순까지 시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0년경 포항에서 한창 무늬오징어가 호황을 보였을 때도11월 말부터 킬로급 무늬오징어가 낚이기 시작해 크리스마스 때까지 낚인 것을 상기해보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비 주소 호미곶면 강사리 75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