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대호황! 무늬오징어 팁런]

경남 통영 두미도

저킹 후 스테이에 입질 쭉! 쭉!

김경태 테일워크 필드스탭·케이릴샵 대표

▲먹물을 뿜으며 수면으로 올라오는 무늬오징어.

▲삼천포에서 출항해 무늬오징어 팁런을 시도한 두미도 (오른쪽 섬).

내가 가장 먼저 접한 바다낚시는 무늬오징어 연안 에깅이다. 액션을 주고 낚시대상을 유혹하는 루어낚시만 하는 편이라 주변에서 무늬오징어 에깅을 추천했다. 그러나 그때는 알지 못했다. 에깅낚시의 엄청난 무서움을.

낚시 시작과 함께 전용장비 세팅에 많은 지출이 이어졌다. 에깅 전용 로드와 2500번 스피닝릴을 구입하는 데 100만원이 들었다. 입문용 가성비 장비들이 있지만 중복투자를 할 것이 뻔한 내 성격을 알기에 무리가 안 되는 선에서 장비를 구입했다.

다른 문제도 있었다. 바로 무늬오징어 전용에기다. 무늬오징어 에깅은 갑오징어 에깅과 달리 저렴한 왕눈이 에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용 에기를 사용한다. 무늬오징어 에깅의 경우 고가 에기와 저가 에기의 조과 차이가 확연하게 나기 때문에 비싼 것을 구입할 수밖에 없다. 고가의 에기는 액션은 물론 침강속도가 일정하고 물속에서 어필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비싸도 구입하지 않을 수 없는게 현실이다.

우스운 사실은 그렇게 비싼 장비를 구입하고도 한두 해는 연안 에깅에서 별 재미를 보지못한 것. 그 쌓인 울분을 올해 드디어 팁런으로 해소할 수 있었다.

▲무늬오징어를 노리다가 난데없이 문어를 올린 서복남 씨.

▲삼천포 아재피싱호의 뷔페식 만찬.

▲필자의 무늬오징어 조과.

30g 팁런 에기에 15~30g 마스크 추가

올해는 남해 전역에서 무늬오징어가 잘 낚이고 있다. 통영, 거제, 남해, 여수, 고흥 할 것 없이 모든 지역에서 무늬오징어가 잘 낚였고 특히 팁런 조황이 좋다. 나는 일찌감치 여수권으로 팁런 출조를 해 마릿수 조과를 거두었지만 여수는 자주 출조하는 곳이라 올해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 10월 30일, 팁런 출조를 위해 찾아간 곳은 경남 사천시 삼천포항에 있는 아재피싱호. 목적지는 두미도와 연화도 일대며 오후에 출항해서 자정 무렵까지 낚시를 한다. 이번 출조에는 팁런에 처음 도전하는 이지안, 서복남, 윤연주, 김향규 씨도 함께했다.

아재피싱호는 삼천포항에서 출항해 약 30분을 달려 첫 포인트에 도착했다. 포인트에 도착하니 해가 슬슬 저무는 시점이라 어필 컬러보단 내추럴컬러 에기를 선택했다. 무게는 30g. 수심이 15~20m로 그리 깊지 않아 30g이면 충분했고 조류가 빠른 곳에서는 팁런 에기에 15~30g 마스크를 씌워 무게를 조절했다.
해가 질 무렵부터 조류가 서서히 흘러 낚싯배가 일정한 속도로 밀리기 시작했고 에기로 바닥을 찍으니 묵직한 조류가 느껴지며 금방이라도 입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채비로 바닥을 긁는 버릇 때문에 시종일관 갑오징어만 올린 김향규 씨.

보라색 팁런 에기가 효자
팁런 액션은 간단하다. 낚싯배의 부저가 울리면 에기를 바닥으로 내린 후 에기가 바닥에 닿으면 빠르게 2~3회 저킹을 한 후 액션을 멈추고 7초 정도 입질을 기다린다. 무늬오징어가 입질을 하지 않으면 다시 에기로 바닥을 찍은 후 4~5회 액션을 하고 같은 방법으로 입질을 기다리는 것을 반복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 단순한 낚시가 팁런이기 때문에 누구나 금방 할 수 있어서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부지런히 에기 컬러를 바꿔 가며 공략을 하던중 오렌지 어필 컬러에 첫 입질이 들어왔다.
동행한 팀원에게 패턴을 알려준 뒤 다시 낚시를 이어갔다. 해가 완전히 지고 밤이 되자 보라색 에기에 반응이 좋았다. 작년에는 어필 컬러에 조과가 좋았는데 올해 무늬오징어는 유독 보라색 계열의 에기에만 반응하는 일이 많은 듯했다.

패턴을 알아내자 동행한 낚시인들도 하나둘씩 무늬오징어를 낚아내기 시작했다. 촉수로 에기를 쭉쭉 가져가는 시원한 입질이 계속되었고 여기저기에서 스피닝릴 드랙음이 들렸다.
그러나 아쉽게도 김향규 씨는 감을 잡지 못했는지 입질을 받지 못했고 어느덧 낚싯배에 탄사람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김향규 씨의 첫 무늬오징어 랜딩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향규 씨의 스피닝릴에서 요란한 드랙음이 울렸고 올려보니 갑오징어였다. 또 입질을 받았지만 역시 갑오징어가 올라왔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김향규씨는 배스낚시 프리리그 마니아라 에기로 철저히 바닥을 긁은 것. 그래서 혼자 갑오징어와 문어를 올리는 한 단계 더 높은(?) 테크닉을 구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씨알 좋은 무늬오징어를 낚은 이지안 씨.

▲윤연주 씨가 촉수에 바늘이 간당간당하게 걸려 나온 무늬오징어를 보여주고 있다.

▲필자의 팁런 장비와 직접 낚은 무늬오징어.

장비는 테일워크 에기스 트 77L 로드에 다이와 에메랄다스 스피닝릴을 사용했다.

11월 중순 이후는 몬스터 시즌
두미도에서는 많은 양의 무늬오징어를 낚을 수 있었다. 시즌이 한창 무르익었음에도 불구하고 낚이는 씨알이 700g 내외인 것은 다소 아쉬웠으나 마릿수는 역시 일품이었다. 출조할 때 유의할 점이라면 보라색 컬러의 에기는 필수로 준비해야 하며 겉지와 속지는 레드와 골드 타입을 번갈아 쓰는 게 조과가 좋았다는것이다. 이제 곧 킬로급 몬스터 무늬오징어가 낚일 시기이므로 목줄은 3호 내외로 굵게 사용하고 예민한 입질을 잡기 위해서는 합사 원줄을 0.4호나 0.5호로 낮추는 것도 좋다.

가는 합사를 쓰면 조류에 원줄이 덜 밀려서 입질이 바로 전달되며 에기를 더 빨리 가라앉힐 수 있어서 에기가 바닥에 더 빨리 도달한다. 무늬오징어가 스쿨링된 자리가 있는 경우바닥에 빨리 안착하는 에기에 입질이 더 빨리오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가는 합사를 쓰는 것을 추천한다. 합사가 가는 만큼 랜딩할 때는 뜰채를 사용하는 것이 필수다.

남해의 팁런 시즌은 11월 중순 이후가 피크다. 그때는 두미도 외곽에서 1.5kg 내외의 무늬오징어를 만날 수 있다.

출조문의 광주 케이릴샵 010-8380-9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