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대호황! 무늬오징어 팁런]

경북 영덕

케이무라 에기에

쓰러지는 녀석들

박주헌 ㈜한조크리에이티브 영업팀장

▲영덕 팁런 낚시터

올해는 3월부터 시작된 한치를 필두로 문어,주꾸미, 갑오징어, 그리고 무늬오징어까지 대표 두족류들이 시즌 내내 폭발적인 조과를 보여주었다. 2021년은 두족류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는데 두족류 중에서도 낚시의 재미나 맛으로 볼 때 단연 최고의 인기를 끈 것은 무늬오징어다.

보통 11월로 접어들면 무늬오징어 조황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올해는 11월 초까지도 열기가 후끈했다. 남해와 제주도에서는 벌써 그럼 조짐이 감지됐지만 유독 한 지역만 호시즌 못지않은 조과를 보여줬는데 그곳은 바로 동해다.

마침 경북 영덕 강구 앞바다에서 무늬오징어 팁런이 잘 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동해 무늬오징어 팁런 패턴을 살펴보기 위해 한조크리에이티브 박범수 대표님과 함께 출조에 나섰다.

▲한조크리에이티브 박범수(첫번째 사진) 대표와 함께 배를 탄 낚시인들이 킬로급에 육박하는 무늬오징어를 낚았다.

마릿수와 씨알 모두 만족스러웠다.

출항 후 10분 만에 포인트 도착
11월 4일 점심 무렵 영덕 대진항에서 팁런을 출조 중인 장신호를 찾았다. 도착하자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스리랑카 출신 사무장과 장욱호 선장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빅게임 전문가이기도 한 장욱호 선장은 ‘도시어부’ 출연 경력이 있을 정도로 동해안 빅게임에 있어서는 입지가 확고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최근에는 무늬오징어의 매력에 빠져 팁런 출조를 병행하고 있었다. 작년에 탐사출조를 시작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출조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오후 3시에 낚싯배를 타고 대진항을 출항했다. 동해 팁런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항구에서 포인트까지의 거리가 매우 짧다는 것이다.
우리가 타고 나간 장신호 역시 대진항에서 불과 10분 만에 포인트에 도착했다. 영리해수욕장이 자세히 보일 정도로 가까운 곳이었다.

동해는 육지와 가까운 얕은 해역에 암반이 형성돼 있고 멀리 나갈수록 수심도 급격하게 깊어진다. 주로 암반지대에서 산란하고 성장하는 무늬오징어의 습성상 연안이 주요 활동무대이자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항구를 나와 상하 코스로 이동하는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일 뿐 이처럼 포인트는 육지에서 가까운 여밭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동해에서 팁런을 하다 보면 항상 연안포인트 주변에 다양한 고기를 잡는 정치망 부표가 떠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무늬오징어 외에 다른 고기들도 주로 연안에서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가 지기도 전에 굵은 무늬오징어를 올린 필자.

▲필자가 사용한 쯔리켄사의 케이무라 에기스타 TR 에기.

▲장욱호 선장이 선상에서 직접 만든 문어밥과 무늬오징어 회무침.

▲박범수(왼쪽) 대표와 필자가 취재일 올린 29마리의 무늬 오징어를 보여주고 있다.

해 진 후에도 연타 입질, 둘이서 29마리

낚싯배가 영리해수욕장 앞에 도착한 것과 동시에 낚시가 시작됐다. 수심은 의외로 깊어서 18~22m가 체크됐다. 3호 에기를 달아 바닥을 찍은 후 낚시를 시작했다. 초반에는 큰 무리 없이 낚시가 가능했지만 해가 지면서부터 조류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는 10~20g 무게의 마스크를 씌워 무늬오징어를 공략했다.

첫 입질은 박범수 대표가 받아냈다. 그러나 올라온 녀석은 400g 수준으로 잘았다. 예상 외로 잔 씨알에 실망했지만 이후부터는 600~700g이 주로 올라왔고 이 중에는 킬로오버급도 섞여 낚였다.

해지기 전까지 우리 둘이 올린 마릿수는 10마리, 해가 진 후 19마리를 올릴 수 있었다. 원래는 전통적인 피딩타임인 해질녘에 입질이 집중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날은 해가 진 후에도 꾸준하게 입질이 들어오는 양상이었다.

낚시는 자정이 되기 전에 종료되었다. 항구로 복귀해 조황을 살펴보니 필자와 박범수 대표가 올린 마릿수는 총 29마리였고 5마리의 킬로급 중 2마리가 1.5kg에 달했다. 총 6명이 출조해 약 80마리가 올라왔는데 킬로그램 오버급만 11마리가 넘었다. 같은 시기 남해안은 이미 시즌이 저물고 제주도도 끝물이라고 알려진 상황에서 거둔 조과라 의미가 깊었다.
선장님의 말로는 11월 둘째주부터 한파와 주의보가 찾아오는데 그때가 시즌 종료의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무튼 이날은 남해에 비해 아직 크게 알려지지도, 활성화되지 않은 동해 팁런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확인한 기회였다. 내륙에서 가까운 출조권, 10~20분밖에 안 걸리는 항해 시간은 분명 많은 메리트로 작용할 것이 확실해보였다.

처음 맛본 문어밥에 매료
한편, 해가 완전히 지고 저녁식사 시간이 다가오자 장욱호 선장이 손수 만든 문어밥을 손님들에게 대접했다. 문어밥은 당일 낚시 중에 낚인 문어를 썰어 불린 밥과 함께 압력솥에 쪄낸 후 간장, 참기름 등과 비벼 먹는 요리였다. 낚시인들 사이에 장신호는 일명 ‘낚싯배 맛집’으로 소문났을 정도로 그 맛은 꿀맛이었다. 문어밥 외에 회무침과 숙회도 함께 나왔다. 처음에는 특이한 요리에 반신반의했으나 맛을 보고 난 뒤에는 엄지를 저절로 치켜세웠다. 내년에 문어낚시를 다녀와서는 꼭 직접 만들어보리라고 다짐했다.

문의 영덕 대진항 장신호 010-8734-6652, 0107630-1078

FISHING GUIDE

동해와 남해 팁런 패턴 비교
취재일은 낚시를 시작한 것과 동시에 남해 팁런과의 다른 점이 몇몇 눈에 띄었다. 동해는 상대적으로 남해에 비해 얕은 수심에서 낚시가 이루어지고 물색이 약간 더 맑다. 이러한 특성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30g 전후의가벼운 에기, 그리고 파란색과 주황색 등 밝은 색상 계열의 에기가 효과적이었다.

특히 물속에서 자체 발광력이 뛰어난 케이무라 에기의 조과가 눈에 띄었다. 반면 수심이 얕다고 해서 너울과 조류까지 약한 편은 아니었기에 물 흐름에 따라 싱커(팁런 마스크) 무게를 조절해 바닥을 찍어나가는 것이 효과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