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어 탄생]

118cm, 31kg 다금바리

현관철씨, 제주 범섬 서코지에서 견인

지난 11월 2일 제주 낚시인 현관철 씨가 제주도 서귀포 범섬 서코지에서 다금바리 국내 최대어를 낚았다. 길이 118cm, 무게 31kg으로 지난 2018년 10월에 제주 낚시인 김효균 씨가 낚은 105cm 기록을 무려 13cm나 넘어섰다. 다음은 현관철 씨의 조행기.

▲서귀포 범섬 서코지에서 118cm 다금바리를 낚은 현관철 씨.

다금바리를 살리기 위해 갯바위 물칸에 넣고 살림망으로 덮어 둔 상태다.

▲제주 싱싱낚시로 돌아와 계측한 결과 118cm 가 나왔다.

11월 3일 오후 4시 반. 제주 서귀포 법환포 구에서 낚싯배를 타고 3명의 일행과 함께 범섬으로 밤낚시를 들어갔다. 2명의 낚시인은 범섬의 다른 포인트에 내려 다금바리를 노렸고 나는 후배 한기우와 함께 범섬 서코지에 내렸다. 한기우 동생은 밤에 참돔을 노리고 찌낚시를 했고 나는 다금바리를 노렸다.

총 2대의 낚싯대를 폈다. 장비는 다이와 씨라 인MH(다금바리 전용 모델로 무게가 가볍고 부드럽다)에 릴은 아베트 장구통릴 그리고 원줄은 합사 30호에 목줄은 100호 경심줄을 사용했다. 바늘 목줄은 40호 합사에 남방강자 30호와 20호짜리 작은 바늘 1개를 묶은 후 25cm 크기의 고등어를 미끼로 꿰었다. 봉돌은 60호.

▲118cm 다금바리를 올린 순간. 너무 커서 갯바위로 올리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가프도 없고 꿰미도 없어!
야간낚시를 하기 위해 포인트에 도착하니 오후5시 정도 되었고 포인트에 진입해서 장비를 편 이후로는 이렇다 할 반응이 없었다. 무료한 시간이 흘러 밤 11시 반이 되었을 무렵 이미 입질을 받고 허리까지 고꾸라져 있는 낚싯대를 발견했다. 놀라서 낚싯대를 세우니 낚싯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겨우 낚싯대를 받침대에서 뽑아 세우니 그제야 고기가 걸린 것을 확인했지만 낚싯대는 여전이 요지부동.

하는 수 없이 손으로 라인을 잡아당기면서 릴을 감았다. 조금씩 릴을 감으니 걸린 녀석은 갑자기 고개를 좌우로 돌리기 시작했고 대단한 힘으로 다시 낚싯대를 눌렀다. 겨우 겨우 버티기만 하다가 릴을 감기를 반복, 한기우 동생의 도움을 받으며 고기를 조금 띄웠다 싶으면 바로 다시 처박기를 3번 반복했다.

그 다음부터는 중간 정도 띄웠는지 고기가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줄을 당기고 감을때는 10kg이 조금 넘는 다금바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면으로 뜬 다금바리는 혼자서는 엄두도 내기 어려울 정도로 큰 녀석이었고 혼자 힘으로는 고기의 3분의 1정도만 수면으로 올릴 수 있었다.

하필 평소에 잘 갖고 다니는 가프는 차에 두고 온 상태. 다금바리를 올리려 머리를 잡으니 아가미가 미끄러워서 올리지 못했고 입에 손을 넣어서 올릴까 싶었지만 손을 넣는 순간 상어와 같은 다금바리의 이빨을 보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줄이 과연 버텨줄지 의문인 상황에서 한기우 동생과 줄을 잡고 다금바리를 갯바위에 걸쳐 겨우 올렸다.

▲철수 후 수족관에 살려둔 다금바리.

▲현관철 씨가 싱싱낚시 앞에서 다금바리를 들고 기념 촬영을 했다.

종전 105cm를 13cm나 넘어선 최대어 기록
처음 갯바위에서 녀석을 상면하니 크기와 무게가 어마어마해서 내가 낚았다고는 믿기지않았다. 5분간 그대로 넋이 나간 사람처럼 앉아 있다가 다금바리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얼른 사진을 찍고 살릴 방도를 궁리했다. 그러나 이번엔 꿰미가 없었다. 다행이 함께 내린 지인에게 연락해서 꿰미를 받을 수 있었지만 꿰미가 맞지 않아 아가미로 넣을 수가 없었다. 천만다행으로 갯바위에 있는 물칸에 넣고 살림망으로 다금바리의 머리만 씌운 채 넣어두었다.

그러나 안도의 한숨도 잠시. 다금바리는 이내 바람을 먹고 뒤집어지기 시작했다. 얼른 낚싯배를 불러서 철수하는 것이 맞지만 막 자정을 넘긴 시간이라 선장을 호출하기도 미안하고 함께 출조한 낚시인들에게도 민폐인 것 같아서 아침에 철수할 때까지 무려 6시간 동안 뒤집어지는 다금바리를 다시 세우고 두레박으로 물을 퍼 날라 물칸에 산소를 공급했다. 다금바리 무게가 30kg이 넘고 길이 118cm의 국내 최대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선장을 불렀을 테지만 그때까지 그 정도 크기일 줄은 몰랐다.

우여곡절 끝에 철수 후 제주 동홍동의 싱싱낚시로 가서 계측을 했고 그제야 엄청나게 큰 대물을 낚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주변에는10~20kg 다금바리를 낚은 지인들도 함께 했는데 “30kg짜리 다금바리를 보니 내가 잡은 건 새끼였네”라고 입을 모았다.

낚은 다금바리는 일부 회로 먹고 서울의 지인들에게 선물했다. 30kg 다금바리는 50~60인이 먹어도 될 정도로 양이 많은 데다 귀한 고기여서 판매요청이 많았다. 다금바리 회는 어머니에게도 대접했는데 어머니께서는 “그전에 먹은 다금바리와는 맛이 다르다. 회가 달다”고 말씀하셨다.

문의 제주 싱싱낚시 064-732-7632

Special Thanks to

생각지도 못한 대형 다금바리를 낚을 수 있었던 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라고 생각한다. 대물용 다금바리 낚싯대와 릴을 구해준 친구 윤경훈 그리고 함께 범섬에 내렸다가 꿰미가 없다는 전화에 한걸음에 달려온 명성국 그리고 밤낚시를 할 때면 항상 동행해주는 후배 한기우, 포인트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알려주고 응원해주는 정영재. 마지막으로 직접 테스트해서 만든 30호 합사를 추천해준 싱싱낚시 대표님 이상 모두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