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_영도 태종대]

초겨울 감성돔 전략

잡어 적은 얕은 곳을 노려라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릴찌낚시 일번지 부산에서 감성돔이 호황을 보이고 있다. 부산의 영도, 가덕도, 다대포를 중심으로 40cm 내외의 감성돔이 갯바위에서 비치고 있으며 운이 좋으면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도 있다. 감성돔을 낚기 위해 원도 출조도 좋겠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초겨울에는 가까운 곳부터 훑어보는 것도 추천할 만한 전략이다.

▲부산 영도의 태종대 용굴에서 43cm 감성돔을 낚아 올린 윤용우 씨.

지난 11월 1일. 부산 낚시인 윤용우 씨와 함께 부산 영도에 있는 태종대 갯바위로 감성돔 취재에 나섰다. 원래는 남해도에 있는 대형 방파제나 갯바위로 출조를 계획했으나 기습적인 강우로 인해 물색이 좋지 않았고 남해에는 여전히 잡어가 많은 탓에 감성돔을 노리기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찾은곳이 바로 부산.

부산은 어찌된 영문인지 10월에 들어서 가까운 갯바위에서 예전과 같은 감성돔 조과가 쏟아지고 있다.
그로 인해 낚시인들이 몰리고 있어서 모처럼의 호황을 맞아 나도 관심이 쏠렸다. 윤용우 씨는 부산의 감성돔낚시터 중에서도 가덕도, 오륙도, 태종대, 다대포를 두고 저울질을 했는데, 지금은 어디를 가나 한두 마리의 감성돔은 낚을 수 있다고 했다. 마침내 선택한 곳은 영도의 태종대 갯바위.

▲부산 영도 태종대 갯바위. 우측에 멀리 보이는 콧부리가 동백골이다.

▲영도 중리에 있는 중리낚시슈퍼. 공영주차장은 유료이며 낚시점을 이용하면 가게 앞에 무료로 주차할 수 있다.

▲해가 뜨기 전에 중리방파제에서 낚싯배를 탔다.

▲영도 동삼동 일대. 아파트와 주택이 많아 새벽에도 불빛이 환하다.

영도, 가덕도, 다대포 일대 모두 호황
부산 영도는 부산 시내의 대표적인 감성돔낚시터로 꼽힌다. 2000년에 들어서는 감성돔과 더불어 벵에돔, 참돔, 부시리, 무늬오징어도 가세하며 감성돔 전용 낚시터로서의 면모는 조금씩 쇠퇴하기 시작했지만 항상 꾸준한 조황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좋은 조황을 보이고 있다.

11월 1일 오전 4시. 윤용우 씨와 함께 찾은 곳은 영도의 중리선착장. 이곳에 있는 중리낚시슈퍼에서 밑밥을 구입 후 슈퍼에서 알선하는 낚싯배를 타고 갯바위로 나갔다. 예전에는 주차가 무료였지만 최근에 유료로 바뀌었다. 하지만 낚시점을 이용하면 가게 앞의 빈터에 무료로 주차할 수가 있어서 낚시점을 통해 출조하는 것이 이득이다. 갯바위로 나가는 낚싯배는 2인 이상이면 수시로 출조와 철수를 한다. 선비는 1만5천원.

오전 5시가 되어 낚싯배를 타고 갯바위로 나가니 의외로 환한 느낌이 들었다. 중리에 있는 아파트 단지의 불빛이 조명 역할을 하고 있었고 영도 앞바다에 떠 있는 큰 선박들도 저마다 불을 밝히고 있었기에 그리 어둡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윤용우 씨와 나는 영도 남쪽의 영도등대를 지나 용굴 포인트에 하선. 주변 수심은 7~9m로 그리 깊지 않았고 조류가 좌우로 잘 흘러서 영도에서는 1급 포인트로 꼽히는곳이다.

▲갯바위에 도착해 크릴커터로 밑밥을 블렌딩하는 윤용우 씨.

▲7~8년 전부터 등장한 독가시치 새끼. 옥수수도 먹는다.

▲조류가 흐르자 물기 시작한 참돔 새끼.

독가시치 새끼가 새로운 골칫거리
포인트에 내리자마자 윤용우 씨가 밑밥을 준비했다. 낚시점에서 크릴과 밑밥을 비비지 않고 갯바위에서 비볐다. 이유를 물으니 “현장에서 밑밥을 배합해야 집어제의 점성을 감지할 수 있어요. 낚시점마다 판매하는 집어제가 다를 경우에는 이렇게 직접 밑밥을 배합해야 원하는 점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윤용우 씨는 3B 구멍찌에 찌멈춤고무(조수우끼고무), 목줄에 2B 봉돌을 채우고 전유동 채비로 포인트를 공략했다. 동이 틀 무렵부터 곧바로 입질이 들어왔고 올려보니 독가시치 새끼였다.

나는 부산 출신으로 1990년부터 부산 인근의 갯바위에서 릴찌낚시를 했지만 부산에서 독가시치를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윤용우 씨는 “7~8년 전부터 독가시치의 개체가 급증했습니다. 요즘은 부산 일대에서는 겨울에 고등어나 학꽁치를 보기 힘들고 독가시치, 복어, 자리돔이 잡어로 설치고 있습니다. 감성돔과 벵에돔이 한자리에서 낚이는 곳도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독가시치는 먹성이 대단했다. 옥수수, 지렁이, 크릴을 가리지 않고 먹었다. 제주도처럼 40cm 내외의 독가시치가 낚인다면 손맛도 좋고 맛있는 횟감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부산에서 낚이는 독가시치는 길이가 15cm 남짓이라 먹을거리가 되지 못했다.

윤용우 씨와 나는 용굴 정면으로 뻗은 콧부리 주변을 공략했는데 오전 내내 독가시치, 참돔 새끼, 숭어, 삼치의 입질에 시달렸다. 두어 시간 그렇게 ‘뺑이’를 치니 이런 잡어통에서 대체 무슨 감성돔을 낚는다는 것인지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감성돔 입질을 받은 곳. A자리 앞에 굴이 있으며 바닥은 자갈이다.

수심은 얕은 곳이 1m 깊어지면 3m 내외로 낚시자리 주변에서 가장 얕다.

▲얕은 수심을 공략하기 위해 사용한 0.5호 구멍찌채비.

▲뜰채에 감성돔을 담아 올리는 윤용우 씨.

순식간에 사라지는 옥수수 미끼
윤용우 씨는 전략을 바꾸었다. 수심 6~7m인 구간은 상층부터 바닥까지 잡어가 가득해서 도저히 감성돔을 노릴 수 없어 파도의 영향을 받는 얕은 곳을 노리기로 했다. 이런 포인트는 잡어가 적었다.

영도 일대의 갯바위는 해변과 갯바위가 이어지는 구간이 많은데 해변 주변은 바닥이 자갈이거나 암초로 이루어져 있어서 항상 파도가 일렁이는 것이 특징이다. 단, 수심이 3m 내외로 얕아서 낚시인들이 선호하지는 않지만 루어낚시인들은 이런 곳을 노려 볼락과 농어를 많이 낚는다. 윤용우 씨는 그런 점에 착안해 잡어의 영향을 덜 받는 최고 얕은 곳에서 감성돔을 노리기로 한 것이다.

채비는 0.5호 구멍찌에 -0.5호 수중찌를 채우고 목줄은 1.5m로 짧게 묶어 바늘 위 50cm에 G2 봉돌을 하나 달았다. 얕은 곳을 공략할 때는 긴 목줄을 운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목줄을 짧게 쓰고 밑채비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봉돌은 바늘 가까이에 달아준다. 미끼는 옥수수를 썼다.

채비를 마친 후 큼직한 옥수수 3알을 꿰어 갯바위 옆 용굴 쪽으로 채비를 던졌고 곧바로 반응이 왔다. 순식간에 찌가 사라졌다. 재빨리 챘음에도 헛챔질. 윤용우씨는 감성돔이 있다고 판단한 듯했다. 지금까지 복어나 독가시치의 입질은 시원하지 않았지만 조금 전 입질은 순식간에 사라져 분명 감성돔일 것이라 생각했다.

다시 옥수수를 서너 알 꿰어 던졌고 곧바로 구멍찌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입질을 받았다. 다시 곧바로 챔질. 이번에는 낚싯대가 활처럼 휘었고 시원한 손맛 끝에 감성돔이 올라왔다. 아직 초겨울은 멀었기에 씨알이 작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갯바위로 올린 감성돔은 43cm. 첫수로 4짜를 낚을 수 있다면 원도권 뺨치는 조과(원도라도 시즌 초반에는 30cm 내외가 많다)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씨알의 감성돔이 부산 전역에 붙었습니다.” 뜰채에 담은 감성돔을 보여주는 윤용우 씨.

▲밝은 은빛을 띠는 감성돔.

▲취재 당일에 하선한 용굴. A가 낚시한 자리며 B 주변을 공략해 입질을 받았다.

A 주변에서도 감성돔이 입질하지만 잡어가 많아서 B를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부산 영도 태종대 감성돔 포인트

11월 말까지 시즌 이어져
아쉬운 점이라면 연속으로 입질이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얕은 곳을 노렸다면 마릿수 조과로 이어졌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흘러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는 법.

아마도 마지막에 한두 번 받은 입질이 출조 당일의 마지막 찬스였다는 느낌이 들었다. 감성돔 입질이 끝난 이후로는 숭어가 연달아 입질을 했다. 부산에서는 숭어 역시 횟감으로 인기가 좋은 어종이라 한두 마리만 낚아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조과였다.
 

부산권의 감성돔 시즌은 보통 1월 말까지다. 하지만 최근에는 2~3월 영등철에도 감성돔낚시가 곧잘 되고 있으며 겨울에도 30~40cm가 주종으로 낚여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도 있다. 변수가 있다면 낙동강 하구에서토사가 내려와 물색이 탁해지는 것이다. 그때는 조황이 급격하게 떨어지며그런 변수만 피한다면 올 겨울 시즌에는 무난하게 감성돔 손맛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출조문의 부산 중리슈퍼낚시 051-203-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