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_완도 노화도]

씨알 여문 월척 수두룩

등산지와 충도리둠벙을 추천합니다

김현 아피스 인스트럭터

▲해남 송지면의 땅끝항에서 노화도를 오가는 차도선. 땅끝항에서 매시 정각에 출항하며 차를 싣고 갈 수 있다.

▲취재 이튿날 충도리둠벙에서 붕어를 올리고 있는 아피스 송귀섭 이사.

▲충도리둠벙의 부들밭을 공략하기 위해 수초를 베어 찌 세울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필자.

▲충도리둠벙에서 거둔 월척 조과. 쿨러를 가득 채웠다.

10월을 맞아 씨알 굵은 붕어 손맛을 기대하며 흥분된 맘으로 출조계획을 세웠다. 기나긴 폭염의 터널을 벗어나 모기와 더위가 없는 최적의 가을에는 어디로 출조를 하든 대물 상면에 대한 기대감이 오르고 흥분된다. 저수지와 수로 어느 곳이 더 나은 호황을 보일까? 이 시기가 되면 떠오르는 곳이 있으니 바로 섬낚시터다.

▲충도리둠벙에서 아침을 맞은 필자가 오전에 낚은 씨알 굵은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충도리둠벙 전경. 연안 주변으로 갈대가 무성하게 자라 있으며 일부 구간에는 부들밭도 형성되어 있다.

신안 지고 완도 뜨고
예전 같으면 호남권 섬낚시 메카라 불리는 신안군으로 달려갔겠지만 지금은 낚시터 휴식년제를 적용해 낚시터 문을 많이 잠가버린 상태. 갈만한 포인트가 많이 줄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완도의 섬낚시터로 출조한다. 필자가 우선 추천하는 곳은 완도의 노화도와 보길도. 보길도는 통리지 한 곳의 저수지가 있으며 노화도에는 여러 개의저수지가 있기 때문에 우선은 노화도로 가는 것이 유리하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현지 낚시인 오시탁 씨를 통해 노화도와 보길도의 전반적인 조황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노화도에서 붕어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 10월 19일 화요일에 2박3일 일정으로 출조에나섰다.

광주에서 두 시간 정도 달려서 해남군 송지면 땅끝항에 도착. 땅끝항에서 노화도 산양항행 여객선에 승선했다. 여객선은 아침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시 정각에 운항하기 때문에 여유있게 이용할 수 있다. 30여분의 바닷길을 타고 노화도의 산양항에 도착 후 10분 정도 도로를 달려 첫날 출조지인 등산지 상류에 도착했다.

▲취재 첫날 방문한 등 산지 상류. 주요 포인트에 낚시인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황금무지개 정성훈 고문이 충도리둠벙에서 밤새 맞바람을 극복하며 아침에 낚아낸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등산지에서 준척 월척 마릿수
그동안 호황을 누린 등산지 상류 포인트에는 낚시인들이 바람을 등지고 자리를 꿰차고 앉아 있었다. 등산지는 약 2만여 평의 평지형 저수지로 토종터이며 새우와 참붕어가 채집되고 그것을 미끼로 사용한다. 수면에는 일부 마름이 덮여 있었고 일부는 삭아 내리고 있었다. 수심은 전체적으로 평균 2m 내외를 유지하고 있었다.

동행 출조한 아피스 송귀섭 이사와 연안을 둘러보던 중 오시탁 씨가 마중을 나왔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주요 포인트와 사용할 미끼 선택에 대한 조언을 해주었다. 그의 조언을 참고 삼아 바람을 안고 무넘기에 아피스 송귀섭 이사, 도로변 연안 밭 아래에 황금무지개 정성훈 고문, 필자는 도로변 끝 연안에 포인트를 정했다.

삭아 내리고 있는 마름 사이사이에 선발용 미끼인 지렁이를 꿰어 찌를 세웠다. 잡어인 동자개 입질만 받은 채 이른 저녁식사를 먹었다. 채집된 새우와 참붕어를 꿰어 찌불을 세우고 늦은 저녁시간에 첫 붕어의 입질을 받았다.

자정 무렵까지 필자를 비롯해 동행출조한 낚시인 모두 준척급부터 월척까지 여러 마리 손맛을 봤다.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며 제방에서 동이터 올랐다. 바람도 없는 이른 아침 시간까지 간밤에 모습을 보였던 붕어가 한 마리 한 마리 올라왔다.

▲충도리둠벙에서 밤에 월척 붕어를 낚은 송귀섭 이사.

인트별로 잘 듣는 미끼 달라
따사로운 가을 햇빛 아래 입질이 끊기자 다음 장소로 이동을 준비했다.
이곳 등산지의 특징이라면 포인트별 미끼 운용이 달랐다는 것이다. 도로변 아래 포인트에서는 참붕어, 무넘기 포인트에서는 새우, 상류권에서는 옥수수에 입질이 잘 들어왔다. 필자가 사용한 참붕어 미끼는 크기에 관계없이 깊숙이 흡입하였고 먹다 남은 참붕어를 그대로 둬도 입질이 이어졌다.

무넘기 포인트에 앉은 아피스 송귀섭 이사는 오로지 새우 미끼에만 입질이 이어졌다고 한다. 한곳에서 똑같이 대를 드리워도 포인트별로 다른 미끼를 운용해 붕어 조과를 거두었다.

둘째 날에는 노화읍에 위치한 충도리둠벙을 찾았다. 약 1만 4천여 평의 둠벙은 중앙에 길이 형성되어 있어서 둘로 나뉘어 있다. 각각 독립된 형태로 북쪽으로 길게 형성된 둠벙은 중간에 밀집된 수초를 사이에 두고 또 하나의 둠벙이 숨어 있다. 뗏장수초와 부들이 자라 있고 수면 위에 마름이 삭아 내리고 있는 중이었다. 전체적으로 약 1m 수심을 유지하고 있는 토종터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참붕어와 새우가 채집된다.

▲노화도 취재 내내 사용한 참붕어 미끼. 큰 붕어가 입질했다.

▲등산지 연안에 자리한 정성훈 고문이 마름과 마름 사이로 채비를 던지고 있다.

▲노화도 취재를 마치고 동행한 낚시인들과 함께 주변 정리를 하고 기념 촬영을 했다. 좌측부터 필자, 송귀섭 이사, 정성훈 고문.

겨울 조황도 기대되는 충도리둠벙
둠벙 가운데 길을 중심으로 작은 둠벙에 아피스 송귀섭 이사와 나란히 자리를 잡았고 황금무지개 정성훈 고문은 맞바람을 맞으며 큰 둠벙에 포인트를 잡았다. 낚시인들의 흔적이 전혀 없어 전체가 생자리인 셈이다.

뜨거운 가을 햇살과 강한 바람에 간단히 수초작업을 마치고 부들과 뗏장수초, 마름을 공략하는 전형적인 수초낚시 대편성을 했다. 새우와 참붕어를 꿰어 찌를 세우고 해질녘까지 집중하였으나 아피스 송귀섭 이사만 입질을 받았다.

바람이 여전히 강하게 부는 밤 시간, 씨알 굵은 동자개를 비롯해 가물치 등 잡어들의 입질이 이어졌지만 붕어의 입질도 함께 받을 수 있었다. 자정 무렵까지 크고 작은 씨알의 붕어 손맛을 봤고 새벽에는 소강상태를 보였다. 동이 터 오른 아침에도 간헐적인 붕어 입질이 이어졌다. 아피스 송귀섭 이사는 강한 햇살을 받으면서 마지막까지 붕어 입질을 받았다.

충도리둠벙은 새우 미끼가 붕어 입질을 유도하는 데 유리했다. 얕은 수심의 포인트는 자정 이후 붕어의 활발한 입질을 기대했는데 자정을 넘기지 못하고 철수해야 하는 상황에 아쉬움이 남았다. 바닥엔 침수수초를 비롯해 삭아 내린 마름 줄기 등이 쌓여서 옥수수나 글루텐 계열의 미끼 사용해 볼 만하다. 충도리둠벙은 동절기 동안에도 씨알 굵은 붕어를 기대할 수 있는 낚시터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내비 주소 등산지_노화읍 등산리 504-2(상류권), 충도리 둠벙_노화읍 충도리 11893(진입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