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_영천 여모제]

초겨울 문턱에서 만난

황금월척

황병구 영천 야사낚시 대표, 다이와 민물스탭

▲청량한 분위기의 영천 여모제. 진입이 수월한 좌안에 포인트가 많다.

들녘에 코스모스와 노란 들국화가 만개하고 날씨가 추워지자 저수지를 찾는 낚시인의 발길이 하나둘 줄고 있다. 요즘 저수지를 보면 겨울 분위기고 새벽이면 여지없이 서리가 내리고 물그릇에는 얼음이 잡힌다. 한 해 낚시의 종점을 향해 나아가는 요즘 시기는 대물 붕어를 목표로 삼는 게 좋다.

이에 저수지와 포인트 선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면을 뒤덮은 수초가 대부분 삭기 때문에 평소 공략하지 못한 포인트를 노려볼 수 있다. 대물 붕어가 떨어진 수온을 피해 깊은 수심으로 들어가기 직전인 만큼 얼음이 완전히 얼기 전에 남아있는 기간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포인트를 향해 채비를 던져 넣고 있는 필자.

▲취재일 미끼로 사용한 새우와 옥수수.

▲밤낚시에 올라온 월척과 중치급 붕어.

작년에 5짜까지 낚였던 곳
작년 10월, 5짜 소식이 뜨거웠던 곳이 떠올랐다. 경북 영천시가상리에 있는 여모제다. 다소 미흡했던 정보를 추가로 더 확인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방한장비를 챙겨 뜻 맞는 동생들과 출조에 나섰다.

여모제의 만수면적은 약 3천평. 저수지 입구 길 쪽에 들국화가 많이 피어있는 곳으로, 저수지 좌안으로 진입해 올라가니 주차공간이 넓고 바로 수면이 나왔다. 반면 우안은 진입하기 어렵고 제방을 지나 도보로만 진입할 수 있다. 상류까지 길이 나 있고 차량 통행도 할 수 있지만 진입 여건은 썩 좋지 않았다.

저수지 전체 분위기는 편안하고 경치가 좋았다. 제방 앞쪽에 고속도로가 있어 다소 소음이 발생하는 게 흠이었다.
출조 전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여모제는 예전부터 말풀, 물수세미, 마름 등의 수초가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상류 중류 하류 할 것 없이 수초가 밀생해 낚시가 불가능 할 정도다. 그러던중 어느 해부터 갑자기 그 많던 수초들이 사라지면서 낚시 여건이 좋아졌다.

여모제의 주 어종은 토종붕어이며 그 외에는 붕어, 새우, 참붕어, 가물치가 서식한다. 포인트는 저수지 전체에 폭넓게 분포하며 붕어 개체수도 많은 것으로 보이는데 저수지 특성상 봄과 가을이 붕어낚시의 제철로 보였다.

▲깨끗하고 탐스러운 체형을 보유한 여모제 월척.

▲취재일 34cm 월척을 올린 황병철 씨가 아침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쓰레기 하나 없는 청정낚시터
포인트를 정하고 각자 대편성에 들어갔다. 제방 좌안 중 하류에는 필자가, 중류에는 황병철 씨가 자리를 잡았다. 대편성을 하며 수심을 체크하니 정면은 2.5m, 좌우측은 1.6~2m가 나왔다. 바닥에는 삭아내린 수초가 쌓여있을 듯해 한 대 한 대 신중하게 대편성을 했다.

미끼는 새우와 옥수수. 방한에 신경 쓰며 따뜻하게 저녁식사를 마친 뒤 케미를 밝혔다. 밤이 깊어가자 기온은 점점 내려갔고 저수지 전역에 물안개가 자욱하게 꼈다.
약간 빠르게 솟는 입질이 들어와 챔질해보니 8치급 붕어였다.

이후 7치와 9치급이 연달아 올라왔다. 월척이 안 낚여 약간 서운해 하던 차에 이번에는 옆에서 낚시한 황병철 씨 자리에서 제법 큼지막한 물소리가 들렸다. 34cm 월척 붕어가 몸을 뒤집는 소리였다.

기대했던 월척 출현에 의기투합해 추위와 싸우며 낚시했지만 시간은 새벽으로 흐르고 짙은 물안개와 함께 여명이 밝아왔다.
이때가 기온이 가장 낮아 추위도 심한 상황인데 아쉽게도 동이 튼 후에는 별다른 입질이 없었다.
낚시를 마친 우리는 서리가 내린 장비를 말리며 커피 한 잔으로 웃음꽃을 피우며 낚시를 마감했다. 여모제는 그동안 이곳을 다녀간 낚시인들이 낚시터 환경보호에 신경 썼는지 쓰레기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우리 역시 낚시하며 발생한 쓰레기를 모두 수거해 귀가했다.

내비 입력 여모제(영천시 가상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