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_아산 영인낚시터]

유료터 포인트 개척 미션

좌대에 가려진 연안 명당을 찾아라

이영규 기자

▲영인낚시터 최고의 연안 포인트로 꼽히는 우안 중류 부들밭 포인트.

버드 나무가 벽처럼 둘러져 있어 좌대 낚시인과의 간섭도 없는 곳이다.

충남 아산시 영인면에 있는 영인낚시터는 토종붕어 낚시터로 명성이 높은 곳이다. 현재 관리인 황운기 씨가 2011년에 인수했으며 토종붕어 자원만큼은 아산 지역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규모는 약 13만평. 유료터치곤 꽤 큰 규모다.

토종붕어 서식에 이상적인 수초 많은 평지지로, 물색이 사철 적당히 탁해 낚시가 잘 된다. 적당히 탁한 물색은 날씨, 기온,수온 등의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에 조황이 꾸준한 것 또한 장점이다.

황운기 씨가 영인낚시터를 인수한 것도 붕어낚시에 최적의 여건을 갖췄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황운기 씨의 설명이다.
“낚시인들은 수정처럼 물 맑고 수심 깊은 곳을 선망하지만 양식붕어를 풀어놓은 소규모 유료터가 아니면 실제로 그런 곳에서는낚시가 잘 안됩니다. 꾼들의 이상향일 뿐이죠. 우리나라 토종붕어는 물색이 적당히 탁한 게 좋습니다. 그래야 붕어의 먹잇감인 플랑크톤도 풍성하고 붕어가 얕은 수심까지 몸을 숨겨 접근하기때문에 낚시에 걸려들 확률도 높죠. 영인낚시터를 처음 본 순간 토종붕어터로는 최적의 여건이라는 판단이 섰습니다.”

현재 영인낚시터는 연안보다는 좌대낚시터로 더 인기가 높다.
좌대는 총 21동으로 관리실 앞에 8동, 건너편인 우안에 13동이 떠 있는데 주말에는 예약이 어려울 정도다. 특히 올 가을 들어 허리급부터 4짜에 이르는 대물이 폭발적으로 낚이는 바람에 인기 좋은 좌대는 평일에도 예약이 어려울 정도다.

▲“겨울로 갈수록 낮 시간에 입질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성제현 씨가 오전 11시경 글루텐 미끼로 올린 33cm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평택에서 출조한 박기영 씨가 부들밭 포인트에서 올린 허리급 월척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숨겨진 알짜 연안 포인트를 찾아서
나는 10년 전 취재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영인낚시터를 찾았다. 당시에는 좌대낚시를 취재했지만 이번엔 연안낚시를 테마로 잡았다. 유명 유료낚시터를 찾아간 뒤 좌대낚시에 가린 알짜 연안 포인트를 조명해 보는 새로운기획이다. 대개 그런 곳은 수풀에 가렸거나 발판이 좋지 못한 곳들인데 평소 낚시인의 발길이 닿지 않은 만큼 의외의 대박 조황을 보이는 곳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 눈여겨 보아둔 곳이 영인낚시터의 우안이었다.

나의 기획에 흥미를 가진 사람은 군계일학 대표 성제현 씨다. 평소 영인낚시터를 자주 찾는 성제현 씨는“그렇지 않아도 좌대에서 바라본 몇몇 연안 포인트에 눈길이 갔었다. 언젠가 그곳을 개척하고 들어가 낚시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이 좋은 기회일 것 같다”며 취재에 동행하기로 했다.

영인낚시터의 핵심 연안낚시 구간인 우안 중하류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곤 전역이 도로와 접해 있다. 갓길이 없다보니 연안에 주차할 공간이 적은게 단점이다. 그래서 개구리주차를 하거나 일단 비상등을 켜고 짐을 내려놓은 후 안전한 주차장에 다시 주차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예전 낚시인들은 포인트만 좋다면 이런 수고쯤이야 별 게 아니었지만 요즘 낚시인들은 짐을 들고 30m 걷는 것도 싫어한다.

지난 10월 3일 토요일 오후 5시경, 현장에 도착하자 황운기 씨가 마중을 나왔다. 관리소에서 인사한 뒤 그의 차를 따라 상류를 돌아 우안 중류로 내려가니 새물이 유입되는 다리 부근에 넓은 주차장이 나왔다. 보통 이곳에 주차하고 인근 연안으로 내려간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상류 방향 40m 지점에 그림 같은 부들밭 포인트가 있었다. 낚시 자리가 4곳 정도 나왔는데 영인낚시터 최고의 연안 명당이었다. 그곳은 전날 온 낚시인들이 이미 선점 중이었다. 어차피 유명 포인트는 이번 기획에서는 배제한 터라 별 관심은가지 않았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온 나는 황운기 씨의 안내로 주차장 바로 아래쪽 홈통 포인트를안내받았다. 수초 여건은 방금 본 부들밭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 10월 동안 허리급 월척이 자주 낚인 곳이라고 한다. 콧부리와 안통 등에 총 3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그 중 그나마 발판이 안정적인 포인트는 밤늦게 도착할 성제현 씨에게 양보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아예 주차장에서 하류 방향으로 30m 올라간 도로변 생자리를 택했다. 내리막 경사가 급해 아무도 낚시하지 않은 곳인데 연안 수심도 제법 깊어 보이고 삭은 마름도 전방에 떠 있어 의외의 입질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일종의 도박성 포인트 선정이지만 어쩌면 예상 못한 대박을 만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설레었다.

▲우안 주차장 인근 연안 포인트에서 월척 붕어를 끌어내고 있는 성제현 씨.

밤낚시 부진, 낮낚시로 만회
성제현 씨는 밤 9시가 다 돼서야 포인트에 도착했다. 낚시사랑회원 윤창석(나그네) 씨와 동행했는데 컴컴한 밤이다 보니 두 사람 모두 밤 12시가 다 돼서야 낚시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대낮처럼 밝은 보름달, 여기에 이틀 전 중부권 밤 기온이 영상2도까지 내려간 한파 영향일까? 예상 외로 밤 입질은 뜸했다.
새벽 1시 무렵까지의 조과는 성제현 씨가 올린 9치급이 유일했다. 솔직히 나는 일행 중 유일하게 생자리를 택한 내 포인트에서 ‘큰 사고’를 칠 것으로 기대했는데 현실은 밤새 꽝이었다.

역시 생자리 개척은 모 아니면 도인 것인가?

그렇게 날이 밝은 후 나는 전날 봐두었던 부들밭 포인트로 이동해 조과를 살펴보기로 했다. 의외로 이 포인트에서는 월척이 마릿수로 낚였다. 평택에서 온 김정원 씨는 최대 35cm 포함 월척만 3마리에 38cm 떡붕어도 한 마리 낚아냈다. 바로 옆 자리의 정계훈 씨는 34cm 월척으로 손맛을 봤다. 내가 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큰 재미를 보셨다고 하자 김정원 씨가 웃으며 말했다.

“오늘 조과는 내가 올해 영인지에서 거둔 조과 중 가장 부진합니다. 10월 말 한파 이후 마릿수가 점점 떨어졌는데 그 전 주에는 월척만 하룻밤에 스무 마리도 넘게 올렸어요. 지난주에 열 마리 밑으로 떨어지더니 결국 이번 주가 가장 저조합니다.”김정원 씨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취재일은 위험 부담을 앉고 생자리 위주로 앉았던 우리 자리만 빼고는 거의 전 좌대에서 월척이 마릿수로 낚였다. 관리소 앞 좌대에서는 44cm까지 낚였는데 취재일 올라온 최대어였다.

다시 포인트로 돌아오니 오전 9시. 낚시 짐을 정리할까 하다가 일요일이라 어차피 길이 막힐 듯해 오후 늦게까지 낚시해보기로 했다. 성제현 씨 역시 “이번처럼 기온이 급락하는 가을에는 낮에 입질 확률이 높습니다. 갑작스럽게 내려간 기온에 붕어들의 입질 사이클에 변화가 생기는데 예전 기억을 돌이켜보면 오히려 햇살이 따뜻해지는 정오 무렵에 입질이 살아나는 경우가 많았죠”라며 철수 시간을 오후 12시까지 늦추기로 했다.

결국 성제현 씨의 선택은 적중했다. 오전 11시경 33cm 월척을 낚아낸 성제현 씨는 이후 9치 두 마리와 8치 1마리 등을 연타로 낚아냈다. 11시 30분경에는 한눈을 파는 사이에 뗏장수초 속에 채비를 박아버린 녀석도 있었는데 워낙 저항이 강해 처박는 힘을 제압하지 못했다. 분명 허리급이 넘을 것 같았던 녀석의 파워에 성제현 씨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부들밭 포인트에서 올린 월척 조과를 자랑하는 평택의 정계훈(왼쪽), 김정원 씨.

▲성제현 씨가 오전 시간에 올린 붕어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34cm 월척에 준척급 3마리 포함 총 5마리를 낚았다.

관리소 앞 창포 띄운 좌대에서 4짜 행진 중
취재팀이 철수한 후 기온이 정상을 회복하자 영인낚시터의 월척 행진은 다시 시작됐다. 지난 11월 첫째 주말에 전화통화한 황운기 씨는 “좌대에서는 일주일에 세 마리 꼴로 사짜붕어가 낚이고 있다. 보통 열 마리를 낚으면 그 중 절반 이상이 허리급이고 나머지도 거의 월척은 넘는다. 원래 영인낚시터는 늦가을에 씨알이 굵고 마릿수도 좋은 편인데 올해는 예년보다 폭발력이 강한 상황이다”라고 알려왔다.

특히 우리가 낚시한 좌안 중류권 좌대보다는 관리소 앞에 띄워놓은 좌대의 씨알이 훨씬 굵게 낚이는 상황. 관리소 앞에는 수질개선을 위해 창포 수초군락을 인공적으로 띄워놨는데 그 밑의 어두컴컴한 그늘 밑으로 큰 붕어들이 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포 수초군락 부근은 수심이 2~2.3m에 달하고 창포 뿌리가 중층까지 길게 뻗어있어 겨울을 앞둔 월척 붕어들의 은신처로 안성맞춤이라는 게 황운기 씨의 설명이다. 아울러 10월 말에우리가 취재한 좌안 연안 포인트 조황도 살아나 부들밭에서는꾸준히 월척이 낚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대체로 영인낚시터는연안낚시는 11월 말, 좌대는 12월 20일경까지 활발한 입질을 보여 왔다.

영인낚시터에서 가장 잘 먹이는 미끼는 글루텐이며 봄에는 딸기글루텐이 잘 먹히지만 먹성 좋은 가을에는 글루텐 종류를 가리지 않고 입질이 왕성한 상황이다. 연안낚시 입어료는 2만5천원, 좌대는 2인 기준 8만원이다.

문의 010-6225-0004

▲밀생한 연안 수초밭 앞에 배치한 수상좌대. 대좌대와 수초제거기만 준비하면 연안에서 공략할 멋진 포인트가 제법 많이 나온다.

▲우안 중류 다리 밑 포인트. 작은 개울이 유입되는 곳으로 주로 봄에 호황을 보인다.

▲우안 주차장 밑 연안 포인트. 파라솔이 있는 자리가 기자가 대를 편 도로 밑 생자리, 멀리 큰 나무 밑에 성제현 씨가 자리를 잡았다.

월척 미끼는 글루텐이면 충분

영인낚시터에서 가장 잘 먹히는 미끼는 글루텐이다. 봄에는 딸기글루텐이 잘 먹히지만 가을로 접어들면 붕어들이 글루텐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간혹 옥수수 미끼로 굵은 씨알을 선별하려는 낚시인들이 있는데 현재 영인낚시터에서는 주종이 월척급이기 때문에 굳이 입질 더딘 옥수수를 쓸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