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옥수수 미끼 완전정복]

채비 구성과 꿰기

목줄은 길게, 바늘은 작게

바늘 전체를 감춰야 입질 깔끔해

이영규 기자

옥수수 미끼에 가장 최적의 채비는 무엇일까? 옥내림 또는 옥올림채비로 불리는 긴목줄채비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긴목줄채비가 일반 채비보다 유리한 이유를 알아본다.

▲옥수수를 미끼로 꿴 긴목줄 채비를 보여주는 김천 낚시인 백진수 씨.

감성돔바늘 2호를 사용하는 백진수 씨는 옥수수 안에 바늘을 완전히 감춰서 사용한다.

먼저 긴목줄채비의 특성을 설명하기에 앞서 왜 옥수수가 붕어미끼로 위력적인지 근본적인 이유부터 살펴보자.

예부터 붕어낚시인 사이에 ‘미끼는 최대한 부드러운 상태로 쓰는 게 좋다’는 얘기는 정설로 통용되고 있다. 실제로 이 말은 맞는 말이다. 그래서 떡밥을 갤 때도 자신의 캐스팅 능력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무르게 개어 다는 걸 중시했고, 붕어의 입질이 예민할 경우 입질 빈도와 찌올림 폭으로 결과가 나타났다(일부러 딱딱하게 개어 큰 놈만 노리는 경우는 예외지만).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떡밥보다 사용 역사가 짧은 옥수수가 빠르게 인기를 끌게 된 원동력은 무엇일까. 가장 보편적인 이유는 익숙함이다. 붕어라는 고기는 의외로 식성이 개걸하고 특정미끼에 익숙해지면 한동안 그 미끼에만 집중하는 습성이 있다.

바닐라글루텐이 토종붕어낚시에 인기를 끌다가 딸기글루텐-옥수수글루텐-어분글루텐 등으로 인기 순위가 변화했듯이 낚시인들이 어떤 미끼를 집중적으로 쓰느냐에 따라 붕어의 식성또한 수시로 달라진다.

옥수수도 동일한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떡밥은 오로지 반복투척으로 밑밥을 특정지점에 점진적으로 쌓아가므로 확산성은높지 않다. 반면 옥수수는 폭넓은 범위에 수십~수백 알씩 뿌려지다보니 떡밥보다 훨씬 빠르게 붕어 입맛에 적응된 것이다.

그렇다면 떡밥에 비하면 돌처럼 단단한 옥수수를 붕어가 거리낌없이 주워 먹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의문에 정답이 있다. 떡밥처럼 부드럽지 않고 단단하기 때문이다.

▲신혁진 씨의 옥수수 한 알 꿰기. 바늘 끝만 살짝 나올 정도로 꿰고 있다.

반복입질에도 미끼 형태 유지하는 게 최고 강점
기본적으로 붕어는 미끼 특성에 맞춰 미끼를 대한다. 미끼가 부드러우면 부드럽게, 미끼가 단단하면 그만큼 과격하게 대하는 것이다. 떡밥을 미끼로 쓰면 찌가 부드럽게 솟지만 새우나 참붕어를 쓰면 찌가 투박하게 솟는다. 그래서 투박한 찌올림을 통해 ‘붕어가 새우를 질겅질겅 씹고 있구나’ 하는 것을 특유의 질감으로 느낄 수 있다.

즉 바닥에 녹아있는 부드러운 떡밥은 흡입으로 부드럽게 빨아들이고, 새우나 참붕어처럼 단단하고 거친 미끼는 사냥본능이 발동해 과격하게 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옥수수는 떡밥, 새우, 참붕어와는 약간 다른 관점의 미끼다. 평소 자주 보던 생물이 아니고 그저 물속에 존재하는 작은 돌멩이 같다고나 할까?
붕어는 바닥에 있는 돌멩이처럼 단단한 물체를 습관적으로 흡입했다 내뱉는 습성을 갖고 있는데 이 동작은 수족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먹이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과정일 수도 있고 단순히 유독 눈에 띄는 물체에 대한 호기심일 수도 있다. 다만 낚시터 바닥에 수없이 뿌려진 옥수수를 먹어본 붕어가 옥수수를 최소한 먹잇감으로 인식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것이다.

이때 떡밥은 아무리 부드러운 상태로 놓여있어도 바닥이 감탕이거나 썩은 나뭇잎이 침전돼 있다면 입질이 지저분하게 나타날 수 있다. 흡입과 동시에 떡밥가루와 침전물이 함께 입 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옥수수는 다르다. 떡밥의 경우 붕어는 몇 번의 흡입으로 녹아있는 떡밥 가루를 맛보며 ‘간’을 보다가 최종적으로 흡입한다. 반면 옥수수는 단단한 고형 하나만 달랑 놓여있다 보니 예신 때부터 알갱이가 입 안에 쏙-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한다. 그래서 걸림 확률도 높고 입질도 깔끔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예신 과정의 ‘미끼 형태 보존율’에서도 옥수수가 크게 앞선다.
부드러운 떡밥은 몇 번의 흡입 과정만으로 쉽게 부셔지고 바늘에서 이탈하지만 옥수수는 흡입과 뱉는 과정이 반복돼도 본래형체를 유지한다. 기껏해야 살짝 뭉개지는 정도다. 옥수수 미끼의 최고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시중에 판매 중인 긴목줄채비. 옥수수 미끼에는 벵에돔바늘 6호 내외가 가장 적당하다.

긴 목줄의 사각지대가 이물감 감소 효과로 나타나
이처럼 단단한 옥수수의 높은 ‘미끼 형태 보존율’은 긴목줄채비와 궁합이 잘 맞는다. 목줄 사각지대가 큰 덕분에(?) 오랜 ‘미끼 드리블’에도 형태가 온전히 보존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끼 드리블 과정에 발생하는 봉돌 무게 영향도 짧은 목줄에 비해 덜 받아 이물감도 현저히 적다(옥내림이나 옥올림 때 자동빵이 잘 되는 이유다).

낚시인 중에는 ‘목줄이 길면 사각지대가 커져 챔질 타이밍을 정확하게 잡기 어렵다’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일반 채비처럼 목줄을 짧게 쓰면 아예 입질 확률이 떨어져 버리기 때문에 긴 목줄의 큰 사각지대가 무조건 단점만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여기에 긴목줄채비는 보통 2호 굵기까지만 쓰기 때문에 4~5호를 쓰는 대물채비보다 이물감도 적은 편이다.

물론 긴목줄은 수초밭이나 장애물 지대에서 단점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옥수수 대물낚시인들은 목줄을 한 가닥만 쓰는 외바늘채비를 즐겨 쓰고 길이도 20~25cm로 줄이는 절충형채비를 많이 쓰는 추세다. 봉돌 무게도 7푼 이하로 낮춰 무게로 인한 이물감도 줄이고 있다.

▲물속 바닥에 흩뿌려진 옥수수. 알갱 이가 밝고 단단해 붕어가 호기심을 갖 고 흡입하기 좋다.

배스터에서는 작고 강한 벵에돔바늘이 유리
옥수수낚시 경험이 적은 낚시인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 중 하나가 바늘꿰기다. 평소 사용하던 대물낚시용 큰 바늘을 그냥 써도 되는지, 반드시 작은 벵에돔바늘을 써야 되는지를 헷갈려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늘은 작을수록 유리하며 대신 대물을 걸었을 때 강도가 충분히 보장되는 제품이 좋다. 그런 점에서 가장 추천할만한 바늘이 바다낚시용 벵에돔바늘이다. 호수는 6호가 가장 무난하다.

벵에돔바늘이 유리한 이유는 작은 크기 덕분에 이물감이 적기때문이다. 6호 벵에돔바늘은 옥수수를 꿰었을 때 얼추 바늘과 옥수수 크기가 비슷해 붕어의 흡입 때 이물감을 덜 느끼게 된다. 특히 긴목줄채비는 일반 대물채비보다 목줄을 가늘게 쓰기 때문에 바늘을 목구멍 깊숙이 삼키도록 만드는 데 유리하다.

붕어는 바늘이 입 언저리에 걸렸을 때보다 목구멍까지 삼켰을때 힘을 덜 쓰기 때문에 그만큼 대물을 쉽게 끌어낼 수 있다.
그렇다면 벵에돔바늘과 크기가 동일한 붕어바늘(정확히는 망상어바늘)을 사용하면 어떨까? 훨씬 가볍고 가늘어 입질이 잦고 걸림도 잘 된다. 그러나 이런 바늘은 허리급 월척만 되도 뻗을 위험이 높기 때문에 한방터에서는 금물이다. 차라리 토종터에서 잔챙이를 거르고 월척 내외급을 노리는 낚시라면 추천할만하다.

그렇다면 감성돔바늘 4~5호에 옥수수를 꿰는 것은 어떨까?
낚시인에 따라 큰 알갱이는 1알, 작은 알갱이는 2~3알을 꿰기도 한다. 결론부터 말해 바늘이 크면 고기를 안전하게 끌어내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입질 받는 과정과 시간에서 작은 바늘에 뒤질 수밖에 없다.

대물낚시용 큰 바늘을 사용하는 낚시인 중에는 ‘어차피 걸릴 놈은 걸린다’며 큰 바늘을 고수하지만 이 말을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걸릴 놈만 걸린다’로 해석할 수 있다.

그 결과는 긴목줄채비를 사용하는 낚시인들과의 조과 차이로도 쉽게 비교된다. 일례로 긴목줄채비를 쓰면 일명 ‘자동빵’이 빈번한 반면 굵은 목줄과 큰 바늘을 쓰는 기존 바닥채비는 제때 입질을 포착하지 못하면 챔질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감성돔 5호 바늘에 옥수수 여러 알을 꿴 모습. 사진처럼 바늘 노출이 심하면 붕어가 느끼는 이물감도 커진다.

채비는 그대로 써도 바늘은 교체해볼만
모든 낚시가 마찬가지지만 평소 쓰던 자신의 채비를 한 순간에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낚시인들이 정통 바닥채비를 고수하고 있고, 워낙 옥수수가 유리한 상황이 많다보니 마지못해 미끼만 옥수수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채비는 기존 것을 그대로 쓰더라도 입질 확률을 좀 더높이고 싶다면 가장 먼저 고려할 부분이 바늘을 교체하는 것이다. 바늘만 호수를 내려써도 그 차이는 현저하게 나타난다.

좀 더 세밀하게 접근하자면(정 바늘을 교체하기 싫다면) 가급적 바늘 끝 노출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 옥수수를 꿰었을 때 바늘 끝만 약간 삐져나와 붕어 입 안에서 옥수수가 스르르 끌려나올 때 날카로운 바늘 끝이 살점에 살짝 박힐 정도면 충분하다(바늘 끝이 완전히 나오지 않아도 상관없다. 미끼가 입 안에들어간 상태에서 챔질하면 그 챔질 충격에 바늘 끝이 삐져나오게 된다) 기왕이면 바늘 끝뿐 아니라 바늘귀와 허리까지 모두 감춰질 수 있으면 최상인데 이런 바늘꿰기에 가장 적합한 바늘이 벵에돔바늘이다.

반면 아래 자료사진에서 보듯 큰 바늘이 갈고리처럼 옥수수의 중앙을 관통해 바늘 끝이 적나라하게 노출되면 붕어의 이물감이 커져 입질이 지저분하게 나타난다. 쉽게 말해 ‘걸릴 놈만 걸리는’ 경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채비에 관계없이 옥수수를 미끼로 쓸 경우 바늘은 작고 강한 게 유리하며, 붕어가 옥수수를 여러 번 입에 넣었다 뱉었다를 반복해도 이물감을 덜 느낄 수 있도록 목줄도 적당히 길게 쓰는 게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옥수수 한 알 꿰기

▲옥수수의 트인 부분을 위로 오게 잡는다.

▲옥수수 상단에 바늘을 찔러 넣는다.

▲왼손 엄지로 옥수수를 받친 후

▲아래 부분을 밀면서 바늘이 아래쪽을 돌아 바늘 끝이 반대편으로 오게 만든다.

옥수수 두 알 꿰기

▲한 알을 사진처럼 관통시킨다.

▲목줄 위로 끌어 올린다.

▲한 알 꿰기식으로 두 번째 옥수수를 꿴다.

▲목줄 위로 올렸던 옥수수를 내려준다.

▲밀착시키면 완성.

고수의 옥수수 꿰기1
딱딱한 옥수수는 살짝 주물러 달아야
신혁진 신의한수밴드 운영자
단단한 옥수수밖에 구하지 못했을 때는 엄지와 검지로 살짝 돌려 누르면서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게 좋다. 그래야만 붕어가 이물감을 적게 느끼기도 하지만 캐스팅 때 바늘에서 떨어질 위험도 적다. 단단한 옥수수에 바로 꿰면 반복투척 때 구멍이 쉽게 벌어져 맥없이 빠질때가 있지만 손가락으로 미리 만져 흐물흐물하게 만든 옥수수는 생각보다 잘 빠지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옥수수의 씨가 빠져 불리하다는 낚시인도 있지만 지금껏 낚시해본 결과 그 차이는 느껴보지 못했다.

고수의 옥수수 꿰기2
큰 바늘은 큰 옥수수로 완전히 감싸라

백진수 김천 해수조우회 회원
나는 목줄을 20cm와 30cm를 사용한 긴목줄채비를 사용한다(장애물지대에서는 한 가닥만 사용). 봉돌은 바닥에 닿게 만드는 일종의 옥올림채비다. 바늘은 감성돔바늘 2호 정도로 약간 크게 쓰는 편이다. 옥수수낚시에는 작은 바늘이 유리하지만 작은 바늘이 얕게 박혔을 때는 끌어내는 과정에서 빠져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 큰 바늘의 ‘갈고리’ 효과를 선호한다. 바늘은 다소 크지만 옥수수도 큰 것을 골라 바늘이 완전히 묻히게 사용하면 문제가 없다. 이렇게 사용하면 확실히 입질이 깔끔하고 바늘을 목구멍까지 삼키는 경우가 잦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