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거문도 서도

일부구간 1년 휴식년제

서도의 북쪽 6.5km, 남쪽 3.5km 구간 적용

국립공원공단 “환경보호 목적, 내년 10월 재개방”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

국립공원공단이 지난 10월부터 거문도 일부지역을 출입금지(낚시금지) 구역으로 지정했다. 출입이 금지되는 구간은 거문도의 서도와 동도, 고도 3개의 섬 가운데 서도의 북쪽 6.5km(녹산등대~제립여) 구간과 남쪽 3.5km(무지개통~구로바) 구간에 해당한다. 출입금지 조치를 어기면 최대 5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이번 출입금지구역은 1년휴식년제로 시행해 내년 10월이 되면 다시 풀려 낚시를 할 수 있다.

▲서도 몽실여 안통에서 촬영한 거문도 남쪽 해안 일대.

거문도의 1급 포인트가 모여 있는 곳으로 이번 출입금지 조치로 인해 1년 간 낚시인의 하선을 금지하게 되었다.

타 지역 낚싯배의 출입이 발단?
이번 출입금지 조치는 국립공원공단이 낚시로 인한 거문도 환경훼손이 심각하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국립공원공단 다도해해상국립사무소 측은 “거문도 주민들의 지속적인 민원이 있었고 현장답사를 한 결과 낚시로 인한 환경훼손이 심각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낚시용 받침대를 갯바위에 꽂기 위해 드릴로 갯바위에 구멍을 내는가 하면 밤낚시를 하면서 불을 피우거나 엄연히 취사가 금지된 국립공원에서 삼겹살을 굽는 등 취사행위가 만연했다. 통영거제의 한려해상국립공원에 비교하면 오염이 2.6배 높은 수준이다. 수중생태 역시 낚싯줄과 봉돌 등으로 심각하게 오염되어 출입금지 휴식년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대해 여수의 낚시인들과 선장, 낚시점 점주는 반발하고 있다. 금어기 설정처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금지조치라면 받아들이겠지만 그동안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던 행위들을 갑자기 트집 잡아 갯바위 출입금지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여수에서 낚시점과 낚싯배를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지난 해 겨울거문도에서 돌돔이 쏟아지자 타 지역의 낚싯배가 거문도 종선을 이용하지 않고 낚시인들을 갯바위에 하선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거문도 종선을 거치지 않고 낚시인들을 하선하면서 타 지역 선장들과 거문도어촌계가 마찰을 빚었고 결국 그것을 빌미로 거문도어촌계가 여수시와 국립공원공단에 민원을 넣어 출입금지 결정이 내려졌다”라고 주장했다.

참고로 ‘종선(從船)’이란 대형 여객선이 접안할 시설이 없는 외딴 섬의 경우 마을에서 어선을 여객선에 접안해 사람과 짐을 실어 나르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신안의 장도나 다물도의 경우 아직도 대형 여객선을 접안할 시설이 없어서 종선을 이용해 사람과 짐을 운반하지 않으면 입도가 어렵다. 낚시를 위해 갯바위 포인트로 나가는 경우에도 현지 종선을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낚시계의 환경훼손 자정노력 필요 지적도
외지 낚싯배 선장의 입장은 다르다. 예전에는 낚싯배 환경이 열악해서 종선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거문도 내에 국가항만시설(거문도항)이 들어서 있고 섬 역시 거문도 주민의 것이 아니니 종선 연계없이 바로 낚시인을 내려놔도 관계없다는 것이다.

이번 출입금지 조치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낚시인뿐 아니라 여수와 타 지역의 선장, 선주, 거문도어촌계가 모두 포함된다. 일부 낚시인들은 “이미 출입금지 결정이 난 상태에서 누구 탓을 할 것이 아니라 이번기회에 거문도 환경훼손을 다시 돌아보자. 국립공원공단이 환경훼손을 이유로 출입금지 결정을 했지만 아무도 그 결정에 대해 논리적으로 반박하기 힘들지 않느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이 환경문제로 갯바위 출입을 금지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거제도의 해금강 일부와 대소병대도, 통영의 한려해상국립공원 일부가 환경 문제로 출입이 금지되었고 그중 일부는 영구적으로출입이 금지된 곳도 있다.

여수루어클럽 운영진 김상현 씨는 “낚시터 환경문제를 정부가 개입해서 개선된다면 좋겠지만, 그 전에 낚시인들이 솔선수범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