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천시

굴포천 등 4개 하천

낚시금지 강행 예고

아라·굴포·공촌·심곡천 90여 km 낚시금지구역 지정

서성모 편집장

인천시가 지난 9월 6일 시내 굴포천 등 4개 하천에 대해 낚시금지구역지정(변경) 행정예고를 한 데 이어 지정고시를 강행할 의사를 밝혀 낚시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인천시의 ‘인천광역시 하천 내 낚시·야영·취사 금지지역 지정(변경)행정예고’ 공고엔 ‘인천광역시 국가하천(아라천, 굴포천), 지방하천(공촌천, 심곡천)에 대하여 하천법 제46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51조 규정에 의거하여 낚시·야영·취사금지지역으로 지정(변경)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천시가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하려는 하천 구간은 아라천 57.8km, 굴포천 14.7km, 공촌천 7km, 심곡천 10.7km로 90.2km에 이른다.

인천시는 이미 2014년 아라천, 굴포천, 공촌천, 심곡천 68.9km구간을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으며 이번에 낚시금지구역을 21.3km 더 확대하려 하는 것이다.

▲인천시가 지난 9월 6일 공고한 ‘인천광역시 하천 내 낚시·야영· 취사 금지지역 지정(변경) 행정예고’.

한국낚시단체총연합회와 엔에스 김정구 대표 반대의견서 제출
인천시의 하천 낚시금지 행정예고 사실이 알려지자 낚시인들은 페이스북, 블로그 등 SNS를 통해 ‘한동안 조용하더니 다시 낚금이냐’ ‘점점더 낚시인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군요’ 라는 글을 올리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낚시단체총연합회 김동현 회장은 ‘국민의 행복추구권이 제한될 수도 있는 금지지역 지정예고에 앞서 하천의 이용 목적, 하천오염원의 현황 등을 고려하라는 하천법 시행령 세부사항에 대해 시의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설명이 필요하고 금지는 이러한 노력의 마지막 수단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낚시를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시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공청회를 개최해 합리적인 접점이 마련되기를 바란다’는내용의 반대의견서를 한국낚시협회 등 24개 단체 명의로 인천시에 제출했다.

또 엔에스 김정구 대표는 인천 소재 31개 낚시기업, 77개 낚시점을 대표하여 ‘이번 행정예고는 300만 인천시민 중 50만을 차지하는 인천시낚시인의 공공수면 이용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로, 낚시금지지역으로 정하려는 하천들은 장거리를 이동하지 못하는 노년층이나 짧은 시간 낚시를 통해 심신의 피로를 풀려는 근로자들이 이용하는 친수공간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엄혹한 경제상황에 놓인 인천낚시업체들은 낚시금지가 이뤄질 경우 큰 피해를 미칠 수 있는 인천시의 행정예고에 반대한다’는 반대의견서를 역시 인천시에 제출했다.

인천시는 행정예고 의견서 제출마감일인 9월 27일 한국낚시총연합회에 간담회 참석을 요청했다.

▲인천시 4개 하천 낚시금지지역 지정 행정예고 구간

인천시 “낚시쓰레기와 소음으로 주민들 낚시금지 지정 민원 제기”

인천광역시 하천 내 낚시·야영·취사 금지지역 지정(변경) 행정예고간담회는 지난 10월 7일 인천시청 신관 18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인천시 측에선 주형운 인천시 수질환경과 하천환경담당 사무관, 전진우 인천시 서구 생태하천과 하천팀장, 장정구 인천시 환경특별시추진단장, 강재원 인천녹색연합 생태보전팀 활동가, 최혜자 한강유역물관리위원회 소통소위원장 외 민원인, 인천시 공무원들이 참석했고 낚시계 측에선 인천지역 낚시업계를 대표해 반대의견서를 낸 엔에스 김정구 대표와 함께 기자가 참석했다. 기자는 낚시금지 대책회의 실무자 자격으로 참석했다.

인천시 측은 간담회에 앞서 시내 4개 하천 낚시금지지역 지정 추진경과와 이유에 대해 ‘낚시쓰레기, 소음 등을 이유로 2018년부터 2021년 9월까지 해당 낚시구간을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해달라는 민원이 163건에 이르고 2021년 11월 인천광역시의회 의원이 낚시금지구역 지정의견을 제시했으며 하천법 제46조 및 하천법시행령 제51조, 인천광역시 낚시 등의 금지지역 관리 조례 제2조, 제3조, 제4조를 적용해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낚시금지구역 지정 대상 하천 중 57.8km로 가장 긴 구간인 아라천은 아라뱃길로 불리는 여객화물운송수로로서 항만법 등이 적용돼 낚시뿐만 아니라 다른 레저도 수면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낚시계 측은 실제로 낚시가 이뤄지는 하천인 굴포천의 낚시구간을 재조정하고 도심에 있어 민원이 많이 제기되는 공촌천, 심곡천은 낚시금지지역을 주택가와 인접한 구간만으로 좁히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같다.

▲인천시가 낚시금지지역으로 지정하려는 서구 지역의 심곡천.

▲지난 10월 7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인천광역시 하천 내 낚시·야영·취사 금지지역 지정(변경) 행정예고 간담회.

▲인천지역 낚시업체를 대표해 반대의견서를 제출하고 간담회에 참석한 엔에스 김정구 대표.

인천시의 낚시금지 행정예고에 대해 반대의견을 말하고 있다.

“낚시인을 예비 범죄자로 만들지 말라”

-굴포천은 낚시가 잘 되는 구간이 대부분 금지구역으로 묶여 있는데 낚시인은 결국 낚시가 잘 되는 곳으로 몰리게 된다. 낚시인을 예비 범죄자로 만들지 말고 이번 기회에 기존 낚시금지구역을 포함해 낚시금지구역을 재조정하고 정해진 낚시구간은 시와 인천지역 낚시계가 함께 관리하도록 하자.
 

-도심(청라지구)에 있는 공촌천과 심곡천은 하천이 아파트 바로 앞에있어 낚시쓰레기, 소음 등을 이유로 민원이 많은 구간은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낚시금지구간으로 묶되 주거지와 거리가 떨어진 구간은 그대로 낚시를 하게 해 달라.

-하천법의 낚시금지 근거 법 조항의 내용은 떡밥, 어분 등의 낚시미끼를 사용한 환경오염이다. 떡밥 사용을 포함한 낚시행위가 수질오염에 미치는 비중은 매우 미미하다는 게 이미 여러 차례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수질보호가 아닌 낚시쓰레기가 문제라면 이것은 낚시금지가 아니라 쓰레기 근절대책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므로 시가 그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시가 하천변 쓰레기 근절대책을 세운다면 낚시계도 동참하고자 한다. 인천시에서 펼치는 하천변 환경운동 등에 인천지역 낚시계도 동참하겠다.

이에 대한 인천시 측 참석자들의 의견은 ‘인천엔 강화도 등 낚시를 할 수 있는 낚시터가 많다. 낚시금지 대상 하천에서 낚시를 못하면 그곳으로 가면 될 일 아닌가’, ‘인천시는 수질개선을 위해 하수처리장 시설 개선 등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 있다. 낚시가 수질오염 비중이 적더라도 오염원에 대해서는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행정예고한 낚시금지구역은 낚시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낚시구간을 충분히 조정한 것이다’ 등이었다.

2시간의 간담회는 양측의 입장만을 서로 전달하는 식으로 마무리됐다.
인천시는 낚시계 측이 대안으로 제시한 굴포천의 낚시금지구간 재조정, 인천시 하천정화활동에 대한 낚시계의 동참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주형운 인천시 수질환경과 하천환경담당 사무관은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가 이후 일정에 대해 묻자 “행정예고대로 11월 초 (아라천, 굴포천,공촌천, 심곡천 90.2km 구간)하천 낚시금지지역 지정을 고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