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_담양 운암지]

수몰나무 속 런커를 저격하라

김경태 케이릴샵 대표·테일워크 필드스탭

▲담양 운암지에서 51cm 빅배스를 낚은 필자. 수몰 나무에 숨은 녀석을 가재웜으로 솎아냈다.

무더위가 꺾이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앵글러들의 욕구를 끌어올리는 계절이 돌아왔다. 뜨거운 수온에 좀처럼 입을 열지 않던 배스의 상태는 과연 어떨까? 잔챙이라도 손맛을 보고 싶은 마음에 지난 9월 24일 광주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담양 운암지를 찾았다.

운암지는 전남 담양군 대덕면 운암리에 있는 소류지다. 상류에서 계곡물이 떨어지긴 하지만 많은 배수와 폭우로 인해 만수와 최저수위를 반복하여 전체적으로 물색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새물이 들어오는 포인트를 뒤로하고 하류 제방을 노리기로 했다. 오후 피딩타임을 노리기 위해 5시경 출조를 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해가 지기 시작해 당혹스러웠다.

바지장화를 입고 포인트 깊숙한 그늘자리로 들어가기 위해 장비는 하나만 준비했다. 테일워크 풀레인지 MH68 로드에테일워크 풀레인지 7.3 PG 기어릴을 선택, 카본라인 14lb를 사용했다. 루어는 스피너베이트.

중층에서 배스가 휴식을 취하는 것을 확인한 후 설레는 마음으로 얕은 곳으로 캐스팅을 했다. 하지만 스피너베이트에는 너무 작은 씨알의 배스가 올라왔다. 심지어는 스피너베이트를 건드리기만 하고 먹지 못하는 수준의 잔챙이들이 달려들었다. 루어를 크랭크베이트로 바꾸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운암지 제방 근처에 있는 수몰나무.

▲운암지에서 처음 사용한 스피너베이트.

▲런커를 낚을 때 사용한 가재웜.

백슬라이딩 액션이 가능해 수몰 나무와 같은 장애물 사이로 집어넣기 좋다.

▲제방에서 촬영한 운암지 전경.

크로우웜으로 백슬라이딩 액션
제방을 따라 좀 더 그늘진 깊은 곳으로 포인트를 이동. 이곳에는 작년에 장마로 인해 야산에 있던 나무들이 쓸려와 자연스럽게 수몰나무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동안 몇 번이고 이곳을 공략했지만 물에 잠긴 나무의 잔가지 때문에 큰 소득이없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노싱커리그로 교체한 후 수몰나무에 바짝 붙여 캐스팅을 했다. 툭 치는 입질이 왔지만 완전히 삼키지는 않았다.

웜을 백슬라이딩이 가능한 크로우웜으로 교체해 루어가 수몰나무 깊숙한 곳으로 착수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두 번의 캐스팅 후 조금 전의 예민한 입질과는 다른 강한 입질이 들어왔고 아주 신중하게 챔질 타이밍을기다렸다. 수몰나무 지역에서 성급히 챔질을 하면 십중팔구 채비가 터지기 때문에 서두르는 것은 금물이다.

썸바를 눌러 여윳줄을 더 준 후 강한 훅셋을했다. 그 순간 라인과 로드에 전달되는 힘이 대단했다. ‘런커다! 이건 런커야!’ 본능적으로 대물임을 직감했고 빠르게 랜딩을 시도했다. 올라온 녀석은 51cm. 런커 한 마리를 끝으로 더 이상의 입질은 들어오지 않았다. 수몰나무 주변의 수심이 얕기도 했지만 한 마리를 랜딩하면서 큰 소란을 피웠기 때문이다.

손맛이 아쉬워서 수온이 좀 더 높은 상류 쪽을 노렸지만 아직은 이른 듯했다. 운암지 상류는 여름에 상류에서 밤낚시가 잘 되지만 가을에도 곧잘 낚이기 때문에 다음에는 밤낚시에 한번 도전할 계획이다.

▲필자가 사용한 베이트릴 장비와 운암지 배스.

▲바지장화를 입고 물속으로 들어가 큰 배스를 손에 쥔 필자.

내비 입력 대덕면 운암리 591-1(상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