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닉]

무늬오징어 팁런

바닥 찍은 후 스테이에 집중

박범수 한조크리에이티브 대표

▲일반 에기보다 중량이 무거운 팁런 에기. 샤크리 동작 후 수평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스테이 동작이 매우 중요하다.

▲에기와 라인에 텐션이 걸려 휜 로드 팁. 팁이 더 휘거나 펴지면 입질이다.

팁런(Tip-run)은 팁런용 로드와 전용 에기를 사용하는 보팅 에깅의 한 장르다. 팁런이란 명칭은 언뜻 들으면 뭔가 대단한 기법 같지만 ‘로드의 초리인 팁(Tip)의 움직임으로 어신을 캐치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일 뿐 딱히 대단한 하이 테크닉은 아니다. 팁런은 채비에 별도의 추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전용 에기만 사용해 낚시하는 기법이다. 무늬오징어는 씨알이 커지면서 점차 깊은 곳으로 이동하는데 팁런은 40m 가까운 깊은 수심까지 공략할 수 있어 겨울까지도 낚시를 할 수 있다. 선상에서 즐기는 팁런은 연안 캐스팅과 어떻게 다른지, 어신 캐치는 어떻게 하는지를 간단하고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본 다.

▲팁런 에깅 이미지

로드 팁의 변화를 놓치지 말라

낚시방법은 다음과 같다. 일단 포인트에 도착하면 에기를 배 아래로 내려주는 단순 프리폴링으로 가라앉힌다. 그런 후 멈춤동작인 스테이(Stay)를 해주면 에기의 무게감이 실리며 일정한 각도로 팁이 휘어지게 된다(에기가 바닥에 닿으면 2~3차례 샤크리 액션을 넣어준다, 바닥을 찍은 후 최초의 샤크리 동작 때는 큰 폭으로, 스테이 후에는 짧은 폭으로 샤크리를 해준다).

이후 무늬오징어가 에기를 건드리거나 확실하게 붙잡으면 팁이 일자로 펴지거나 더 휘어지는 등의 변화가 생기는데 이때가 챔질 타이밍 이다.

앞서 말했듯이 팁런은 에기의 무게, 히트된 무늬갑오징어의 저항으로 휘어져 있던 로드의 끝인 팁이 펴지거나 더 구부러지는 것으로 어신을 캐치하므로 초리가 유연한 전용 로드가 필수적이다.

무늬오징어의 에기 공격 형태는 팁런과 연안 캐스팅이 다르므로 알고 있어야 하다. 연안 캐스팅에선 에기가 사선으로 폴링하는 타이밍에 무늬오징어가 덮치지만 팁런에선 에기로 바닥을 찍고 쳐올리는 샤크리 후 멈춤동작인 스테이 과정에 올라탄다.

물론 연안 캐스팅에서도 스테이 동작은 필수다. 그러나 연안 캐스팅 때 사용하는 에기는 매우 천천히 가라앉기 때문에 샤크리 액션 후 원줄을 덜 팽팽하게 유지해도 어느 정도 수평에 가까운 각도를 유지하므로 그만큼 무늬오징어로부터 공격 받을 시간이 길어진다.

반면 무거운 팁런용 에기는 샤크리 후 그냥 놔두면 바로 머리부터 고꾸라지기 때문에 입질 받을 확률이 크게 떨어진다. 따라서 선상 에깅에서는 늘 스테이 유지에 신경을 써야만 한다. 하지만 팁런을 처음 접하는 낚시인들은 로드 끝의 팁이 훅- 하고 당겨 질 때만을 기다리다 아까운 입질을 놓치곤 한다. 연안 캐스팅 낚시에서 도 라인이 슬며시 늘어지는 모습을 보고 입질을 가늠할 때도 있지만 선상 탑런에서는 그런 경우가 매우 빈번하다.

보통은 로드를 끌고 가는 입질이 2할, 로드가 살짝 펴지는 입질이 8할로, 흔히 말하는 ‘예민한’ 입질이 많기 때문에 초리의 움직임에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로드 팁의 변화

화살표는 조류.

라인에 텐션이 걸린 상태.

팁이 숙여져 있다.

▲로드 팁의 변화

무늬오징어가 에기를 잡는 순간 라인의 텐션이 풀린다.

팁도 동시에 펴진다.

▲조류가 약할 때 공략법

화살표는 조류 또는 바람 방향.

조류의 상류 또는 배가 흐르는 반대 방향으로 에기를 캐스팅.

▲조류가 약할 때 공략법

라인을 풀어주며 빠르게 에기의 바닥 착지 확인.

▲조류가 약할 때 공략법

샤크리 동작으로 에기를 바닥에서 띄워준다.

무늬오징어의 공격 본능 유발.

▲조류가 약할 때 공략법

라인을 팽팽하게 만들어 팁의 텐션 변화에 집중.

대게는 팁이 당겨지는 어신보다 펴지는 어신이 많다.

조류에 너무 밀릴 때는 전용 마스크로 보완
낚싯배가 바람이나 조류에 밀리면 스테이 동작에서 에기가 너무 떠오르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때는 에기를 좀 더 무겁게 만들어 줄 필요가 있는데 그때 사용하는 게 전용 마스크다. 전용 마스크는 에기의 머리에 딱 맞도록 설계돼 있어 밀착력이 좋고 전체 밸런스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무게는 10~30g까지 다양하므로 낚시 당시의 조류 속도에 맞춰 끼워주면 된다.

만약 조류나 바람이 거의 없어 에기의 스테이 동작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에기를 미약한 조류 방향으로 멀리 캐스팅한 후 바닥을 찍고 끌어오는 동작을 취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편 마스크 대신 일반 봉돌을 사용할 때는 주의해야 될 점이 있다, 봉돌은 대게 에기와 연결하는 도래에 부착하는데 간혹 에기의 연결부위 고리가 회전이 안 되는 제품이 있다, 이런 제품은 도래 체결 때부터 밸런스가 틀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기에 봉돌 무게까지 더해진다면 밸런스는 더욱 나빠져 조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좌. 분홍색 부분) 마스크. 에기 무게를 늘려 주는 역할.

(우. 패여있는 몸통 부분) 카나드 윙. 에기의 수평 유지를 도와주는 역할.

에기스타 TR
카나드 윙이 수평 유지를 강화해
팁런용 에기와 일반 에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중량이다. 같은 3호 에기를 놓고 볼 때 일반 에기의 무게는 약 15g이지만 팁런용은 약 25~30g으로 약 2배 이상 무겁다. 이렇게 무겁게 설계한 이유는 아무래도 깊은 바다 속 바닥까지 쉽게 에기를 내리기 위함이다.

선상 에깅에서 깊은 곳은 20~30m까지도 노리기 때문에 1m 가라앉는 데 3~5초씩 걸리는 일반 에기로는 낚시가 어렵다. 그렇다고 무조건 무겁게만 설계하면 액션이 부자연스러워지는 단점이 생긴다. 그래서 팁런 에기는 샤크리 후 원줄을 팽팽하게 잡아주는 스테이 동작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만 머리가 아래로 고꾸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 쯔리켄사에서 출시한 에기스타 TR은 약간의 견제 동작만으로도 수평 스테이가 잘 되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에기의 머리 쪽양 사이드에 카나드윙이라는 투명 날개를 장착했는데 이 카나드윙이 조류를 맞받으면 머리가 위쪽으로 들려 수평을 유지하는 역할을한다.

비행기가 떠오르는 양력 원리를 이용한 설계다. 무늬오징어는 수평으로 등을 보이고 있는 먹잇감을 뒤에서 공격하는 습성이 강한데 그 공격력을 자극하는 설계다. 여기에 무늬오징어가 좋아하는 490나노메타의 빛을 발하는 케이무라 발광처리까지 돼 있어 탁한 물색 또는 깊고 어두운 바다 속에서 무늬오징어의 눈에 잘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