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이번엔 쇼어 지깅이다

제주 문섬에서

109cm 잿방어

정용진 제주 낚시인·최남단피싱스토리 회원

▲잿방어의 괴력에 S자로 휘어버린 150g 갈치 롱지그.

▲철수 후 항에서 계측하니 109cm가 나왔다.

무더웠던 여름이 슬슬 고개를 낮추고 아침저녁 선선한 가을이 밀려오는 요즘, 대상어들은 살이 차오르며 파이팅 시 치고 나가는 파워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요 며칠 새벽 운동 삼아서 쇼어 캐스팅을 나간 결과 대부시리와 잿방어를 여러 번 걸었지만 몸집을 키워서 파워가 업그레이드된 녀석들이 걸렸는지 죄다 털리고 터지고 빠지고 말았다. 건진 것은 70~80cm의 고만고만한 녀석들 뿐.

▲제주 서귀포 문섬에 있는 불덕에서 109cm 잿방어를 낚은 필자.

150g 갈치 롱지그 사용
지난 10월 5일,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서귀포의 문섬으로 출조했다. 내린 곳은 서귀포를 마주보는의 불덕. 동이 트기 전 5시 첫배를 타고 나가 150g 갈치 롱지그를 사용해 수면이 아닌 바닥과 중층을 노리기로 했다. 종전에 세운 기록인 99cm를 깨기 위해 심기일전할 마음으로 펜슬베이트와 지그를 모두 준비한 것이다.

어스름이 깔린 문섬 앞바다를 향해 150g 롱지그를 캐스팅 후 20번 정도 저킹을 하다가 폴링, 다시 저킹을 대여섯 번 하다가 폴링을 반복했다. 처음에는 반응이 없다가 두 번째 저킹에서 무엇인가 반응을 보였고 재차 20번의 저킹을 반복하는 중 발 앞에서 덜커덕 하는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수면을 향해 로드를 낮춘 상태에서 리트리브 중에 입질을 받아 초반에 로드를 녀석에게 뺏긴 상황. 내가 다시 주도권을 잡기까지가 매우 힘들었다. 특히 발앞에서 입질을 받아서인지 녀석의 파이팅은 무지막지했으며 사정없이 풀려나는 스풀이 마치 오토바이 소리처럼 굉음을 내었다.

녀석의 무한질주를 멈추고 머리를 돌리려 했으나 애써 자리를 잡아도 수중여로 돌진하기를 반복했다. 결국 강제로 끌어내기보단 스풀을 열어서 보내주다가 끌어오기를 반복했다. 정말 천신만고 끝에 녀석을 갯바위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제주로 쇼어 빅게임을 출조할 낚시인들이라면 가을 부시리와 잿방어는 여름과 파워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더 튼튼한 장비와 채비를 준비할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