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어 기록 경신]

거문도 앞바다에서

138cm 만새기

장요한 전남 광양 낚시인, 사나이클럽 회원

거문도 앞바다에서 만새기 국내 최대어가 낚였다.
대어의 주인공은 전남 광양의 장요한 씨로 지난 10월 7일 거문도 앞바다의 캐스팅 게임에서 138cm만새기를 낚았다. 종전기록은 2016년 10월 7월 10일 이동영 씨가 울진 왕돌초 해상에서 낚은125cm다.<편집자 주>

▲거문도 해상에서 국내 최대어인 138cm 만새기를 낚고 ‘무릎샷’을 촬영한 필자.

고흥 녹동항의 BOSS호 성명기 선장과 연락하여 10월 6일부터 8일까지 2박3일 동안 어느 곳으로 향할지 고심한 끝에 거문도를 기준으로 민박을 잡고 주변 부속 섬 포인트들을 두드리기로 결정했다. 첫날은 120cm급 부시리가 마릿수로 낚였다. 파이팅이 넘치고 체고도 상당히 높은 녀석들은 낚은 후 모두 방생해 주었다. 둘째 날도 비슷한 상황. 우리 사나이클럽 회원들은 더 큰 녀석을 원하고 있었다.

오전 물때를 보내고 거문도에 입항하여 점심을 먹으며 상의한 결과, 공략하기로 결정한 포인트는 아직 물때가 맞질 않아 거문도 앞바다 인근 포인트에서 배를 흘려보기로 했다. 모두들 마음을 단단히 무장하고 쇼크리더를 재정비하며 선수 선미 각자의 자리에 서서 사나이답게 140cm 이상의 대부시리를 목표로 한 방을 노렸다.

200g 이상의 대형 빅베이트(펜슬베이트)를 풀캐스팅했지만 대부시리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처음 기세와는 다르게 계속된 고만고만한 씨알의 부시리 성화로 모두들 조금씩 지쳐갔다.

나는 선미에서 조금은 작지만 요즘 가장 손이 많이가는 CB-one사 Ryan230으로 루어를 바꾸고 PE라인 8호가 감긴 14000번 릴에 쇼크리더를 180lb로 세팅했다. 팀원들이 사기를 높여주기 위해 파이팅을 연신 질러댔다. 그럼에도 대부시리를 내어주지 않는 바다에 슬슬 지쳐 아무런 생각 없이 캐스팅을 반복하며 다이빙 액션을 넣던 중 무언가가 바다 속에서 어뢰처럼 날아와 옆 팀원의 루어를 강하게 때리는 게 보였다.

펜슬베이트 사이즈가 너무 컸던 탓인지 제대로 삼키질 못했다. 그리고 그 후!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크기의 만새기가 나의 펜슬베이트를 삼키고는 수면에서 2m 이상 점프하고는 물속으로 사라졌다.

▲빅게임용 계측자 위에 놓은 138cm 만새기.

루어를 삼키고 2m 이상 점프!
모두들 고요한 바다에서 엄청난 씨알의 만새기가 라이징하는 걸 보며 “와아!” 소리를 질러대는 것과 동시에 나의 원줄이 옆으로 쭉 째졌다.
처음엔 ‘수심도 있고 그래봤자 만새기지 뭐’라는 생각으로 내 쪽으로 머리를 돌리려고 여러 번 로드를 휘둘렀지만 보통 만새기의 힘이 아니었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수면에서 높게 점프를 하더니 바늘털이를 했다. 쇼크리더가 만새기의 등부터 배까지 한 바퀴를 감아버린 상황. 나의 위치가 랜딩에 유리하지 않아 선미에서 옆으로 돌았다.

‘상황이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쇼크리더가 몸을 한 바퀴 감았으니까 아무래도 움직임에 문제가 생겨 힘을 못 쓰겠지’라고 생각하며 랜딩을 이어갔다. 그러나 내 생각과는 다르게 만새기의 움직임에는 문제가 전혀 없어 보였다. 힘은 나름 강하게 세팅한 14000번의 릴의 드랙을 차고 나갈 정도로 강력했다. 몸통은 가늘지만 체고가 넓은 체형 특성상 물의 저항을 많이 받은 덕분인지 무게와 힘은 대단했다.

 약 5분간 사투 끝에 힘이 빠진 채로 내 앞에 모습을 보였다. 생각보다 더 컸던 만새기 씨알에 팀원들은 이런 녀석은 처음 본다며 감탄사를 연발하던 중 바로 앞에서 배 밑으로 라스트런을 했다. 로드가 물속으로처박힌 상태. 나는 지쳤지만 다시 한 번 힘을 내서 펌핑을 이어갔다.
수면에 녀석을 띄우자 팀원이 능숙한 솜씨로 뜰채질에 성공했고 랜딩을 끝마칠 수 있었다.

145, 148cm 대부시리로 마무리
비록 대상어 부시리가 아닌 만새기였지만 이 정도 씨알이면 국내에서도 게임피시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음을 느꼈다. 처음 보는 큰 씨알이어서 빅게임용 계측자에 올려보니 138cm가 나왔다. ‘무릎샷’ 사진을 찍고살려주기 위해 최대한 빨리 방생했다. 녀석은 다시 유유히 헤엄쳐갔다.

셋째 날은 첫날과 같은 포인트에서 낚시를 했다. 기대하지 않았던 오전물때에 120cm급부터 기다리던 145, 148cm 대부시리까지 뽑아낼 수 있었다. 오후엔 바람과 물 방향이 맞질 않아 배가 흐르질 않았다. 결국 팀원들과 상의해 조기 입항을 결정했다.

흔치않은 멋진 젊은 친구들이 왔다고 우리가 원하는 낚시, 대부시리를 꼭 잡게끔 해주겠다며 2박3일 동안 우리의 의견을 최대한 들어주신 BOSS호 성명기 선장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매번 느끼지만 조과와 낚시 실력을 떠나 출조마다 파이팅 넘치는 즐거움과 배움을 주는 사나이클럽 팀원들이 항상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