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_군산 배낚시]

서해 문어의 전설

평균 씨알이 킬로 오버라니!

허수회 야마시타 필드스탭

▲군산 어청도 원정에 도전해 큰 씨알의 문어를 낚은 필자.

부산에 살고 있는 필자는 좀처럼 서해권 배낚시를 경험하기 힘들었다. 유명한 서해 주꾸미나 타이라바 때문에 두어 번 다녔지만 문어낚시나 타이라바는 경험이 일천하다. 그 이유는 남해에도 여러 장르의 루어배낚시가 출조하기 때문에 굳이 부산에서 멀고 먼 서해까지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추석이 지날 무렵 전북 군산에서 문어가 쏟아진다는 소식을 지인을 통해 들었다. 좀처럼 ‘뻥 조황’을 남발하지 않는 지인의 말이었기에 귀가 솔깃했고 어차피 남해의 기상이 좋지 않아서 서해 문어배낚시 출조를 결심했다.

▲어청도 출조에 이용한 군산 도시어부호. 낚시인들이 양쪽으로 나눠 서서 문어를 노리고 있다.

▲군산 어청도 연안. 암초와 맨바닥 경계에서 문어가 잘 물었다. 

300g급은 방생
지난 10월 2일, 나와 지인 몇몇이 군산 비응항에서 도시어부호를 타고 두 시간을 달려 군산 어청도 해역으로 문어 배낚시 출조를 나갔다.
남해에 비해 밋밋한 느낌의 바다. 물색은 또 왜 이렇게 탁한지… 두어번 방문했다고는 해도 남해 바다에 비하면 여전히 적응하기 힘든 여건이다. 그런데 문어와 같은 두족류는 이런 뻘바닥을 더 좋아한다고 하니 일단 호황을 기대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낚싯배가 포인트에 도착해 선장의 신호가 떨어지는 동시에 문어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더 놀라운 것은 평균 씨알이 1kg 오버라는 것. 지금 남해에도 문어가 낚이고 있고 갑오징어나 무늬오징어도 낚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씨알이 작은 것이 흠인데 서해의 문어 씨알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컸다. 어떤 씨알은 동해의 대왕문어가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가끔 낚이는 300g 씨알은 바로 방생. 주변에서 큰 문어를 올리니 작은 문어를 살림망에 담았다간 망신을 당하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씨알이 좋았다.

▲도시어부호에 승선한 낚시인들의 문어 조과. 1인 평균 10여 마리를 낚았다.

▲필자가 사용한 문어낚시 장비. 아부가르시아 로드에 테일워크 엘란 베이트릴을 사용했다.

▲입질을 받고 문어를 올리고 있는 필자.

▲도시어부호에 승선한 낚시인들이 문어를 올리고 있다. 이날은 선두선미 할 것 없이 잘 낚였다.

조류 세기에 따라 봉돌 무게 조절
채비 운영은 단순하게 했다. 20~30호 봉돌에 야마시타의 왕눈이 스테 두세 개를 달아서 바닥을 노렸다. 요즘은 문어 배낚시도 채비를 치렁치렁 달지 않고 깔끔하게 스테 두세 개를 다는 것에 그친다. 그렇게해야 입질을 느끼고 챔질하기 쉬우며 밑걸림도 덜 생기기 때문이다.

조류가 강하게 흘러서 채비가 바닥에 쉽게 안착하지 않으면 봉돌의 무게를 더 늘이고 밑걸림이 생기거나 무거워서 입질을 느끼기 힘들면 봉돌의 무게를 줄여준다. 문어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입질하는 타이밍을 잘 잡고 챔질을 강하게 해야 하는데, 바늘이 설 박히면 올리다가 떨어지는 놈이 많다. 출조한 당일은 조류가 강하게 흘러서 주로 40호 봉돌을 사용했다.

철수하기 전에 낚은 문어를 확인하니 킬로 오버만 10여 마리에 2킬로급도 섞여 있었다. 꽤 괜찮게 낚았다고 생각했지만 낚시인들의 조과를 모아보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현지의 문어 배낚시 고수들은 살림망이 터질 정도로 문어를 낚은 사람도 있었고 낚싯배에 탄 대부분의 낚시인들이 10마리 정도는 낚아서 내 조과는 자랑할 것이 못되었다. 물론 그중에는 빈작을 거둔 낚시인들도 있지만 9할은 대박이라 예전의 서해 문어대란이 또 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어부 선장의 말에 의하면 문어는 큰 이변이 없는 한 10월 내내 잘낚일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조류가 빠른 사리 때는 피하고 사리를 지나 조금 전후에 출조하면 낚시도 쉽고 조과도 더 뛰어나다.

취재협조 야마시타 성광물산상사, 비응항 도시어부호 010-2760-3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