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갈치 역대급 호황에

군산 새만금과 고군산이

불야성

이영규 기자

▲갈치 루어낚시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새만금방조제. 집어등을 밝힌 낚시인들이 채비를 날려 갈치를 유혹하고 있다.

주꾸미낚시와 문어낚시 인기를 위협하고 있는 군산권 갈치 루어낚시가 역대급 호황을 보이고 있다. 씨알은 작년과 비슷하지만 몰려든 양이 훨씬 많아 초보자도 쉽게 손맛을 보고있다. 이 상황대로라면 끝물인 11월 초까지도 무난한 마릿수 조과가 지속될 전망이다.

▲선유도항방파제(선유도3길 33-18)에 몰린 낚시인들. 밤새 가로등이 켜져 있고 야영자리까지 충분해 가족낚시터로 인기가 높다.

▲네이버밴드 감성 리더 임정주 씨가 초저녁에 올린 조과.

서해 가을바다의 인기 낚시 대상은 단연 두족류다. 주꾸미와 문어로 대변되는 두족류 배낚시의 인기로 휴일과 주말에는 낚싯배 이용이 힘들정도다. 그런 와중에 배를 타지 않고도 하룻밤에 100마리 넘는 마릿수재미를 볼 수 있는 고기가 있으니, 바로 갈치다.

서해 갈치는 매년 8월경 근해로 몰려와 훌륭한 루어낚시 대상어가 되고있다. 9월 초까지는 2지급이 주류. 그러나 10월로 접어들면 3지 이상으로 부쩍 굵어진다. 10월 중순 현재는 3.5지급도 자주 섞여 낚이고있다.

10월 초 현재 서해에서 갈치가 낚이는 곳은 부안 격포에서 충남 천수만일원의 방파제와 갯바위권으로 폭 넓다. 그중 최고의 핫 플레이스를 꼽으라면 단연 군산이다. 군산은 총 길이 33.9km로 세계에서 가장 긴 새만금방조제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방조제가 먼 바다에서 몰려오는 갈치 무리들이 가장 먼저 닿는 곳이다 보니 방조제 전역이 갈치 포인트가 되고 있다. 게다가 새만금방조제는 고군산군도의 주요 섬과 연결돼 있어 각 섬의 방파제와 갯바위 역시 훌륭한 갈치 포인트가 되고 있다.

▲연타로 갈치를 끌어내는 김성운 씨.

▲새만금방조제. 낚시차량이 몰린 곳은 어디나 좋은 포인트다.

▲수원에서 온 이충현 군의 솜씨.

▲김성운 씨가 간조~중들물 사이에 올린 마릿수 조과.

밤새 100마리 이상 낚는 경우 흔해
추석 연휴였던 지난 9월 19일. 갈치 루어낚시 취재를 위해 군산을 찾았다. 갈치 루어낚시가 시작된 지 이미 한 달가량 지난 시점이라 그런지 갈치 루어낚시 전문점 파워피싱은 손님들로 북적댔다. 파워피싱 나승수 대표는 “올해는 작년과 비슷한 시기에 갈치 입질이 시작됐다. 9월 중순부터 3지 이상급도 자주 섞이고 있다. 초반 조황은 작년과 별반 차이가 없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마릿수가 늘고 있다. 갈치는 가을이 깊어질수록 먹성이 좋아 씨알이 굵어지는데 이 양상대로라면 10월 말 이전에 4지급 구경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서둘러 채비를 구입한 후 포인트로 향했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신시도 선착장. 비응도에서 새만금방조제를 타고 달리면 야미도 입구를 지나 신시도에 닿는다. 그런데 신시도 도착 후 깜짝 놀랐다. 주차장에 너무 많은 차가 몰려있었기 때문이다. 갈치를 노리고 온 사람들이 대다수였지만 그중에는 단순 캠낚을 겸해 찾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초저녁에는 신시도항 방파제 끄트머리에서 갈치를 노렸다. 하지만 물때가 간조 무렵이라 그런지 밤 9시까지도 입질이 없었다. 간신히 2지급 한 마리를 올렸을 즈음 내 맞은편의 새만금방조제에서 낚시 중인 김성운(네이버밴드 ‘감성’ 군산 회원) 씨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김성운 씨는 “최근 며칠간 이 포인트에서 매일 100수 이상을 낚았습니다. 지금은 간조라 어디든 입질이 뜸할 겁니다. 하지만 초들물이 받치면 폭발적으로 입질이 옵니다. 기왕이면 함께 낚시하게 이쪽으로 넘어오시죠”라며 포인트 이동을 권유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신시도항은 예전보다는 조황이 뒤진다고 한다. 몇년 전만 해도 정박하는 어선이 많지 않아 한가로웠지만 최근에는 선박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갈치 조황도 덩달아 떨어진 상황이라고.

김성운 씨의 권유에 재빨리 채비를 정리해 포인트를 이동했다. 그 이동시간이 고작 30분이었는데 초들물이 시작되자 폭발적인 입질이 들어왔다. 내가 현장에 도착하자 30분 전까지만 해도 1마리밖에 못 낚았다던 김성운 씨의 살림통에는 30마리 이상의 갈치가 담겨있었다. 함께 낚시중인 감성 밴드 리더 임정주 씨도 비슷한 조과를 거두고 있었다.

뒤늦게 포인트에 합류한 나는 두 사람의 낚시 모습을 촬영하느라 1시간정도를 소요했는데 하필 촬영을 마치고 나니 중들물이 되면서 입질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임정주 씨의 말에 의하면 방조제권은 끝썰물~간조~중들물, 만조~초썰물 때가 최고의 피딩타임이라고 한다.
나는 중들물 무렵 낚시를 끝내고 바로 귀가했지만 두 사람은 썰물이 시작되는 새벽까지 낚시를 이어갔고 이날 역시 100마리가 넘는 갈치를 낚을 수 있었다.

▲고군산군도 선유대교 야경.
선유도 둘레길 갯바위의 집어등불빛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빠와 함께 서울에서 온 고교생 고승우 군도 선유도항방파제에서 갈치를 낚았다.

▲신시도항방파제에서 갈치를 노리는 모습.

▲신시도 내항을 찾은 낚시인들.

▲선유도항방파제에서 갈치 손맛을 본 본지 광고부 고봉기 부장.

방조제, 방파제 가리지 않고 호황
군산권 갈치낚시 포인트는 크게 방조제권과 섬 방파제로 나눌 수 있다.
어디가 포인트라고 할 것 없이 차를 타고 가다가 낚시차량이 많이 주차한 곳에서 낚시하면 어렵지 않게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다. 워낙 방조제가 길다보니 낚시 자리는 늘 여유가 있다.

그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곳을 꼽는다면 비응도에서 3분 거리인 해너미쉼터, 6분 거리인 돌고래 쉼터, 신시도 500m 못 미친 지점, 신시도배수갑문 지나 나오는 새만금33센터 앞 등이다.

섬 방파제 중에서는 야미도 선착장 부근의 둘레길, 신시도 선착장, 선유도 둘레길, 선유도항 방파제 등이 조황이 뛰어나다. 특히 선유도항 방파제는 밤에도 가로등이 켜져 있어 안전하며 방파제 위에 텐트를 칠수 있을 정도로 진입로 폭이 넓어 가족낚시터로 인기가 높다. 대체로 조류가 잘 흐르는 방파제 갯바위 포인트에서는 어디서나 갈치가 낚인다고 보면 된다. 파워피싱 나승수 대표는 “올해는 워낙 조황이 좋아 포인트별 조황 편차가 적은 상황이다. 포인트를 모른다면 그냥 낚시인들이 많이 몰린 곳을 찾기만 하면 될 정도다. 루어 캐스팅만 할 줄 알면 초등학생도 하룻밤에 50마리는 낚을 정도다”라며 최근 상황을 전했다.

갈치는 먹이고기를 따라 떼로 몰려다니기 때문에 그날그날 조황기복이 심하다. 따라서 현지 낚시점에 들러 용품을 구입하면서 전날 가장 조황이 좋았던 곳을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문의 군산 파워피싱 010-6280-3150

▲갈치낚시용 웜(위)과 다양한 무게의 지그헤드.

▲취재 때 사용한 153집어등.

▲군산의 갈치 루어낚시 전문점 파워피싱.

갈치 루어낚시 장비와 채비

가는 PE라인, 집어등이 핵심
갈치 루어낚시가 처음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장비와 채비에 궁금증을 가질 것이다. 결론부터 말해 갈치 루어낚시는 릴과 릴대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낚을 수 있다. 다만 갈치는 아주 힘이 센 고기는 아니기 때문에 기왕이면 배스대나 쏘가리대 같은가는 루어대면 적당하다. 릴도 2000~2500번 크기의 작고가벼운 릴이면 더욱 좋다.

장비는 대충 이 정도면 충분하지만 특히 신경 써야 될 것은 원줄이다. 5~10g대의 지그헤드를 멀리 날려 보내려면 1호 이하의 PE라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보통 0.8~1호를 많이쓴다. 많이 몰렸을 때는 20~30m만 던져도 갈치가 낚이지만기왕이면 30~40m 던져 끌어오면 그만큼 입질 받을 확률은높아진다.

그 다음 필수장비는 갈치를 모으는 집어등이다. 집어등이 있으면 당연히 좋지만 좋은 제품은 30~50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부담스럽다. 이럴 때는 집어등을 켜 놓은 낚시인 옆에서함께 낚시하는 게 좋은 방법이다. 물론 눈치는 약간 보이겠지만 정중히 인사하고 양해를 구하면 될 일이다. 대체로 집어등을 밝히면 그 구간뿐 아니라 인근 범위까지 폭넓게 갈치들이몰려든다.

어떨 때는 집어등 불빛이 미치지 않는 경계지점 바깥쪽에서 더 왕성한 입질을 하는 경우도 많다. 정 집어등을 갖추고 싶다면 대형마트에서 파는 대형 플래시, 기왕이면 LED전구를 갖춘 제품을 구입해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용 제품에는 못 미치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다(갈치는 집어등 불빛에 몰린다기보다는 불빛을 보고 몰려든 베이트피시를 잡아먹기 위해 찾아온다고 보면 맞다).

5g, 7g, 10g 지그헤드 + 3인치 웜
지그헤드
지그헤드는 봉돌에 낚싯바늘이 달린 제품이다. 3g부터 15g까지 다양한데 방파제처럼 발판이 좋고 수심이 깊어 가까이 던져도 되는 곳에서는 3~7g, 수심이 완만한 갯바위에서 원투시에는 7~15g이 주로 쓰인다. 만약 종류가 많아 세 가지만 산다면 5g, 7g, 10g이 적당하며 딱 두 가지만 산다면 5g과 10g을 추천한다.

웜
웜은 그날그날 잘 먹히는 색상과 디자인이 따로 있다. 길이는보통 3인치가 많이 쓰인다. 출조 전 낚시점에서 최근 효과가 좋은 제품을 추천받는 게 좋다.

와이어 목줄
원줄인 PE라인과 지그헤드 사이에 연결하는 금속 재질 목줄이다. 갈치는 날카로운 이빨을 갖고 있어 루어를 무는 과정에서 목줄을 잘라버릴 때가 종종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와이어 목줄은 필수다. 만약 와이어 목줄이 없다면 7호 이상의 굵은 낚싯줄을 목줄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채비 집어등
와이어 목줄 바로 위 원줄에 다는 집어등이다. 배터리를 넣는 타입이며 어두운 물속에서 밝게 빛나면서 깜빡거려 갈치를 유혹한다. 갈치를 유혹하는 기능과 더불어 중요한 역할은 채비 위치 파악 기능이다. 어두운 밤에는 내 채비가 어디로 날아가는지를 쉽게 알 수 있고 발 앞까지 끌려왔을 때도 채비 위치 파악이 쉬워 밑걸림도 예방할 수 있다. 반드시 비싼 전자램프 내장 집어등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값 싼 4mm짜리 케미컬라이트를 원줄에 고정해 써도 낚시에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