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영보리지 새 단장
3년 만의 해금 소식에 꾼들 러시, 청소비 5천원 받는 유료터로 변신
낚시인들 “돈 내고 깔끔하게 낚시하니 오히려 좋아”
ㅣ글 사진 이영수 광천 대물낚시 대표ㅣ
지난 2008년, 주민들에 의해 낚시가 금지됐던 보령 영보리지가 3년 만에 해금됐다. 대신 입어료 5천원을 받는 유료터로 변신했다. 주차장과 화장실 같은 편의시설도 들어섰다. 유료화에 대해 꾼들의 반응은 엇갈리지만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5천원으로 주민과의 마찰이 없어지고 더 쾌적한 환경에서 마음 편히 낚시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보리지의 명당 중 한 곳인 우안 최상류의 도랑 옆 포인트. 낚시텐트 2동이 있는 우측 자리에서 4월 말에 4짜 붕어가 낚였다.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영보리에 있는 2만3천평의 영보리지는 보령을 대표하는 대물터로 사랑받았으나 쓰레기 문제와 주차 문제로 주민과의 마찰이 빈번해지면서 2008년에 낚시가 금지됐다. 멋진 수초대를 형성한 영보리지의 붕어는 유독 황금색이 진하고 힘이 좋았기에 갑작스러운 낚시금지 소식에 꾼들은 크게 아쉬워했다.
낚시가 재개된 영보리지는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꾼들을 맞고 있다. 무넘기가 있는 우안 하류에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고 곳곳에 간이화장실과 쓰레기통이 설치되면서 쾌적한 낚시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유료화를 추진한 것은 마을청년회다. 입어료는 부대시설 관리와 마을복지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유료화가 되면서 보트낚시와 릴낚시는 금지됐다. 입어료는 하루 5천원. 1박2일 일정에도 5천원이다. 명목상으로는 낚아서 방류하는 손맛 낚시터를 표방하곤 있지만 실제로는 방류를 강제하지 않고 있다.
▲좌안 최상류의 수초밭. 많은 비가 내려 새물이 유입될 때 큰 붕어가 잘 낚인다.
▲취재일 영보리지에서 올라온 월척들. 31~34cm까지 낚였다.
“금지시키는 것보다야 유료개방이 낫다”
낚시인들은 “영보리지에서 아예 낚시를 못하는 것보다야 유료터로 운영하는 것이 낫다” “5천원을 내고서라도 영보리지를 찾고자 하는 사람은 가면 되고 입어료를 내기 싫으면 안 가면 될 일”이라며 대체로 환영하고 있다.
‘3년간 묶였으니 붕어천국일 것’이라던 기대와 달리 올봄 영보리지 붕어낚시는 조황 기복이 심했다. 유난히 궂었던 날씨 탓이었다. 4월 초순에 접어들어 정상수온을 회복한 뒤로는 안정된 조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창 산란이 진행되었던 4월 초순에는 좌안 최상류 물골과 붙은 수초밭에서 입질이 잦았고 산란이 완전히 끝난 5월 초 현재는 전 구간으로 입질이 확산된 상태다. 지난 4월 마지막 주에는 도로 건너편 연안의 도랑 옆 포인트에서 42.5cm가 올라왔는데 올해 처음으로 낚인 4짜 붕어였다.
5월 초 현재 가장 무난한 조황을 보이는 구간은 좌안 중하류 물골과 얕은 수초밭, 우안 상류 도랑 옆 연안이다. 특히 우안 상류 도랑 옆 포인트들은 바닥이 깔끔하고 산란 직후부터 굵은 씨알도 잘 낚여 포인트 경쟁이 심하다.
▲우안 하류에 마련한 주차장.
▲저수지에 세워 놓은 유료터 안내 간판.
얕은 곳에선 새우나 참붕어, 깊은 곳에선 옥수수
영보리지 붕어낚시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낚시터 특징을 알고 들어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게 수심에 맞는 미끼 선택이다. 얕은 수초밭에서는 새우나 참붕어 같은 생미끼가 유리하다. 특히 요즘은 참붕어가 산란기에 접어든 까닭인지 참붕어에 반응이 빠른 상황이다. 반면 깊은 물골자리나 제방권은 옥수수 미끼에 월척급 씨알이 잘 낚이고 있다. 이때는 기존 대물 채비를 사용하는 것은 불리하다. 겉으로는 표시가 안 나지만 영보리지 물속엔 말풀과 마름 같은 수초와 퇴적물이 꽉 차 있어 무거운 대물 채비를 사용하면 미끼가 그 속에 묻히고 만다.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옥내림 채비를 사용하거나 최대한 가볍게 찌맞춤한 채비를 쓰는 게 요령이다. 옥수수 미끼를 사용해 깊은 물골을 노리면 낮에도 월척을 낚을 수 있다.
필자가 조황 확인 차 취재를 나간 5월 1일, 전날 밤낚시를 한 부천의 최원석씨와 서울의 김성민씨 일행이 31, 32, 32.5, 34cm 월척 네 마리를 낚아놓고 있었다. 비가 쏟아지고 천둥 번개가 쳤는데도 왕성한 입질이 들어왔다고 한다.
영보리지는 낚시터 규모에 비해 앉을 자리가 많지 않은 게 흠이라면 흠이다. 워낙 수초가 꽉 차 있어 많아야 10곳 정도의 포인트를 빼곤 바닥 작업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런 불편한 여건이 영보리지의 붕어자원이 잘 보존되는 이유일 것이다.
▲좌안 하류 물골 자리에서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광천 요금소를 나와 광천읍으로 우회전한다. 광천읍 입구 단아리사거리에서 서천·보령 방면으로 우회전, 21번 국도를 타고 청소를 지나 주포사거리에서 우회전해 오천항 입구까지 간다. 오천초등학교를 지나 좌회전해 고개를 넘어가면 삼거리가 나오고 여기서 우회전해 계속 가면 우안 상류로 진입할 수 있다.
▒ 필자 연락처 041-641-7764
영보리지 성공전략
청태 없는 바닥을 찾아라
거의 모든 바닥에서 청태가 묻어 나온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채비를 가볍게 쓰는 게 유리하고, 청태가 없는 바닥을 찾아야 한다.
갈고리바늘로 바닥을 정리하라
낚싯줄에 매달아 던지는 소형 갈고리바늘로 찌를 세울 곳을 청소하면 고생한 만큼 효과가 크다.
바지장화, 접지좌대를 최대한 활용하라
특히 상류권의 경우 바지장화만 있어도 포인트 선택의 범위가 넓어지므로 필히 준비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