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_창녕 희야일리지]
바늘이 뻗고 목줄이 터지고
새벽 되자 줄줄이 월척쇼
정국원 객원기자, 로즈피싱밴드 운영자, 피닉스 영업이사
▲창녕 희야일리지 출조에서 전원 월척으로 손맛을 본 로즈피싱밴드 회원들.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상열, 이창호, 황선호, 조운제, 이철희 회원이다.
경남 창녕군 도천면 일리에 있는 창녕 희야일리지는 10여 년전만 해도 인근 저수지 출조 후 철수길에 잠시 들러 짬낚시를 즐기던 곳이었다. 수면적은 2천700여 평으로 사각 형태를 띠고 있으며 2010년 초부터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어 발길을 끊었던 곳이다. 외래어종 유입 후 4짜와 5짜급 붕어들이 출몰하는 곳으로 변했다.
올해는 6월 이후 25cm급부터 월척까지 마릿수로 낚이고 있어 로즈피싱밴드 회원들과 함께 낚시터를 찾았다. 저수지를 한바퀴 둘러 본 뒤 먼저 도착한 회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대편성을 끝냈을 즈음 해가 서산으로 넘어 가고 있었다. 서둘러 대편성을 마친 후 가까운 중화요리점에서 탕수육과 자장면을 주문해 회원들과 술 한 잔씩 나누며 월척에 대한 꿈을 키웠다.
▲제방 좌측 코너에서 바라본 창녕 희야일리지.
▲우안 도로변의 초입에 자리한 필자의 낚시 자리.
▲취재일 올라온 월척 붕어들.
수염 난 4짜, 5짜에 깜놀
저녁식사 후 각자 자리로 돌아간 우리는 케미컬라이트를 꼽고 밤낚시를 시작하였다. 은근한 초록빛 불빛이 수면 위를 덮으니 환상적이었다. 필자는 옥수수 미끼로 초저녁 낚시를 시작하였다. 밤 9시쯤 좌측 새물유입구 쪽에 던져 놓은 5.5칸 대에서 첫 입질이 왔다. 당찬 손맛이 월척급 붕어였다.
발 앞까지 끓어낸 후 랜턴을 비추니 생각과는 달리 월척에 못 미치는 준척급. 잠시 후 필자 오른쪽 제일 안쪽 무넘기 지점에서 “사짜다!”라는 외침이 들렸다. 소리가 난 자리로 가보니 이창호 회원이 45cm급 잉어를 낚곤 허탈해하고 있었다. 미끼를뭘 썼냐고 물어 보니 딸기글루텐 떡밥을 썼다고 한다.
자리로 돌아오는 순간 이번에는 맞은편에서 “오짜다”라는 외침이 들려왔다. 그러나 달려가 보니 이번에도 수염이 달린52cm짜리 잉어였다. 김상열 회원은 뜰채에 담는 순간까지도 5짜급 붕어로 믿고 싶었다고 말했다.
밤 11시쯤 회원들과 야식시간을 가졌다. 그때까지의 조과는 필자가 올린 붕어 한 수와 두 회원이 낚은 잉어 두 마리가 전부. 황선호 회원의 말에 의하면 올봄에 이곳에서 4짜와 5짜가 여러 마리 낚여 많은 낚시인이 몰렸다고 한다. 보통 이곳은 봄에 대물이 잘 낚이고 요즘 시기는 월척급이 주로 낚인다는 게 황선호 회원의 설명. 특히 새벽에 입질이 활발하니 이때를 놓치지 말라고 주문했다.
새벽 2시쯤 필자에게 두 번째 입질이 들어왔다. 찌가 하늘로 솟아 몸통까지 올라온 순간 챔질하자 돌덩이가 걸린 듯 낚싯대가 휘어졌다. 그러나 5짜급 대물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낚싯대가 펴지며 빈 바늘만 날아왔다. 목줄을 확인하니 바늘이 휘어져 있었다. 멍하니 바늘만 쳐다보며 한숨을 내쉬는 순간 도로앞자리에 앉은 김상열 회원도 무언가를 걸어내는 듯했다. 그역시 목줄이 터지며 대어를 놓치고 말았다.
▲조운제 씨가 월척 붕어가 담긴 살림망을 들어 보이고 있다.
▲31cm 월척을 자랑하는 황선호 회원.
새벽 3시부터 터진 월척 입질
새벽 3시쯤이 되자 황선호 회원의 말처럼 이곳저곳에서 붕어를 올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여명이 밝아 올 무렵 기어이 황선호 회원이 31cm급 월척 붕어를 걸어냈고 잠시 후 맞은편에 자리한 두 회원도 동시에 붕어를 걸어냈다. 조운제 회원이 33cm, 바로 옆 이철희 회원이 31.5cm를 낚아냈다. 필자는 오전 7시쯤 턱걸이 붕어 3수를 연달아 낚아냈다. ‘한방터’라는 이미지가 무색하게 입질이 쏟아졌다.
아침 해가 서서히 떠오르자 블루길 성화가 시작되었고 회원들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철수를 결정했다. 낚시터 주변 청소 후 기념촬영을 마친 뒤 낚은 붕어는 모두 방류했다.
이곳은 하절기보다 초겨울~봄 사이에 대물 붕어가 자주 출몰하는데 그 시기는 추수가 끝나고 서리가 내릴 때로 보면 된다.
앞으로는 방한장비를 잘 챙겨야만 밤 추위를 이겨낼 수 있을것이다. 10월 중순 현재에도 마릿수 조과는 여전하며 취재팀의 조황이 소문나면서 많은 낚시인들이 찾고 있는 중이다.
내비 주소 도천면 일리 23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