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_당진 가교리낚시터]

형형색색 둥근 지붕 눈길

가족낚시터로 추천합니다

김병조 (주)천류 민물스탭, 유튜브 춤추는찌불의 일조삼락

▲알록달록한 색상의 수상좌대가 눈길을 끄는 가교리낚시터. 대호산 토봉붕어가 방류되는 토종붕어 전용터다.

가교리낚시터는 서해안고속도로 당진IC를 빠져 나오면 5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다. 충남 당진시 송악읍 가교리에 있으며 수면적은 약 5만평. 정식 명칭은 송악지이나 낚시인들에게는 가교리지로 더 많이 알려진 곳이다. 1957년에 축조한 준계곡지로 자생 토종붕어가 많고 붕어의 서식환경이 잘 조성돼 있다. 상류권은 말풀, 줄풀, 갈대와 마름 등의 수초가 잘 자라있어 봄에 산란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가을엔 상류의 버드나무와 부들이 산재한 곳에 좌대가 배치된다.

▲낚시방송 촬영 도중 허리급 월척을 올린 송귀섭 선생.

힘 좋은 토종붕어만 방류
가교리낚시터는 오래전부터 토종붕어 대물터로 사랑받아 왔는데 올해부터는 노지낚시를 금지하고 오로지 수상좌대낚시만 허용하고 있다. 가족낚시터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 이유다.
가교리낚시터에서 운영되고 있는 수상좌대는 30개로 다른 관리형 낚시터에 비해 많은 편이다. 2인부터 10인까지 소형, 중형, 대형으로 나뉘며 출조 인원에 따라 좌대를 선택하면 된다. 두 가족이 함께 낚시할 수있도록 방이 두 개인 대형 좌대를 새로 짓고 있다.

낚시터에 도착한 후 임이채 대표를 만나러 관리소로 향했다. 임이채 대표는 경기 일산에서 낚시터업을 시작했다, 가교리낚시터까지 더해 30여 년간 낚시터업으로 잔뼈가 굵었다.

요즘 관리형 낚시터들은 향붕어 위주로 방류를 하지만 가교리낚시터는 오로지 토종붕어만 방류하고 있다. 임이채 대표는 “대호에서 어부들이 조업한 씨알 좋은 토종붕어만 선별해 방류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낚시인들에게 토종 대물붕어터로 널리 알려지게 된 거죠”라고 말했다.

관리소를 나오니 형형색색의 둥근 지붕이 눈길을 끌었다. 그중 빨간색 지붕의 좌대로 들어섰는데 네 명이 낚시하기에 충분한 공간이 나왔다. 좌대 양쪽 모서리 끝을 둥글게 제작해 다대편성 시 옆 사람 낚싯대와 겹치지 않도록 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방에는 TV, 냉장고. 에어컨. 전자레인지 등 필요한 것이 잘 갖추어져있고 수세식 화장실과 샤워기도 있다. 온수까지 나온다고 하니 가족과 함께 지내기에는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드론을 띄워 촬영한 가교리지.

▲중류 연밭 앞에 배치한 신형 수상좌대들.

▲송귀섭 선생이 녹색 지붕 수상좌대에서 붕어를 걸어 손맛을 즐기고 있다.

▲천안 쌍룡동에서 온 김두현 씨는 굵은 잉어로 큰 손 맛을 봤다.

송귀섭 선생과의 상봉
낚시 자리 앞은 연밭. 3.2칸부터 3.6칸까지 총 6대를 연에 바짝 붙여찌를 세웠다. 중류이지만 수심은 그다지 깊지 않은 1.5m선. 요즘 이곳에서 잘 먹힌다는 옥수수와 딸기글루텐 미끼를 준비하고 낚시를 시작했다.

이날 출조에는 특별한 손님을 만났다. 필자가 존경하는 송귀섭 선생이 옆 좌대에서 FTV ‘조락무극’ 방송 촬영을 진행 중인 것. 선생께서는 주로 자연지에서 촬영을 하지만 1년에 딱 한 번은 관리형 낚시터를 찾는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선생과는 가끔 촬영을 동행한다. 한 달 전 나주 문평천 촬영 때 동행 후오늘 또 동행기회가 또 주어져 개인적으로 무척 기뻤다. 선생은 3.6칸두 대를 편성하고 옥수수와 딸기글루텐 미끼로 낚시를 하고 있었다. 낚시 시작 30분 만에 먼저 첫 붕어를 낚았다. 글루텐 미끼에 8치 토종붕어가 낚였다. 체고는 거의 월척급에 가까웠다.

필자에게도 입질이 들어왔다. 세 마디 천천히 올리는 입질에 이번에는 틀림없이 붕어 입질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챔질하자 묵직한 느낌이 드는 게 확실한 붕어였다. 힘겨루기를 하면서 월척 이상이라는 확신이 드는 순간 바닥에 깔려있는 연 줄기에 고기가 걸렸다. 조심스레 꺼내려고 몇 번을 시도한 결과 붕어는 빠지고 빈 바늘만 나왔다.

▲수상좌대 뒤에 바로 주차가 가능해 매우 편리하다.

▲살림망에 담긴 월척붕어.

▲공간이 넓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수상좌대 내부.

▲방류를 앞두고 있는 대호산 토종붕어들.

연 줄기에 걸릴까봐 노심초사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후의 고요함일까. 더 이상의 입질이 없기에 주변 풍광을 사진기에 담기 위해 좌대를 나섰다. 최상류에서 저수지를 바라보니 가교리지는 보통의 저수지와는 달리 직사각형 형태를 띠고 있다.

차량 진입이 안 되는 저수지 옆길을 따라 중류로 가다보니 좌대 정면이 아닌 좌대 양쪽 끝에서 낚시하는 두 분이 보였다. 이유가 궁금해 좌대안으로 들어갔다. 좌대 정면은 수초가 전혀 없었고 양쪽 끝에는 울타리처럼 부들이 밀생해 있었는데 그곳을 짧은 대로 공략하고 있었다. 다음날 조과를 확인하니 역시 그곳에서 월척 붕어가 나왔다.

아침낚시에서는 연에 가까이 붙였던 가장 좌측 3.6칸 대에서 미세한 입질이 보이더니 곧이어 찌를 밀어 올리는 순간 챔질을 했다. 힘을 제법 쓴다. 혹시라도 연 줄기에 걸릴까 노심초사 강제집행해 올린 놈은 황금색을 띤 8치 붕어였다. 그리고는 바람이 불면서 입질은 뚝 끊겼다.

이번 가을 낚시여행은 인생의 멘토 같은 송귀섭 선생과 함께한 터라 행복한 출조가 되었다. 가을 단풍이 무르익어 갈 즈음, 다시 이곳을 찾을 것을 기약하며 가교리낚시터를 떠났다.

문의 010-5342-3222(송악읍 가교리 산 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