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_포천 용담대물낚시터]

깊어가는 가을

주말 밤마다 4짜쇼

박일 객원기자

▲수도권의 대물 붕어 유료터 포천 용담대물낚시터

2년 동안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습관처럼 몸에 익은, 여러 조우들과 어울려 출조하던 낚시 패턴을 바꾸어 혼자 또는 한두 명이 함께 비교적 근거리에 있는 낚시터를 찾아다니는 쉽지 않은(?) 조행을 이어간 지도 꽤 된 듯하다. 하루빨리 이 힘든 시절이 가고 예전처럼 동료들과 어울려 시조회나 납회를 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9월 들어 한 사나흘 감기와 체력저하로 혹독한 가을 신고식을 치렀다.
아마도 나이 탓인가 보다. 예전처럼 낚시 환경은 좋지 않아 수도권 인근에는 무료로 낚시를 할 만한 곳이 거의 없고 설사 있다고 해도 차박캠퍼들도 물가를 많아 찾는 관계로 이곳 역시 낚시할 자리가 별로 없다. 가까스로 몸을 추슬러 9월 18일 주말 출조에 나섰다. 목적지는 강원도와 경기도 경계에 있는 포천의 관리형 낚시터 용담대물낚시터다.

조우인 박동일 씨와 함께 현장을 찾아 둘러보니 낚시인들이 생각 외로많았다. 1만여 평 규모의 준계곡형지인 용담대물낚시터는 연안에 좌대와 방갈로를 갖추고 있으며 토종붕어만을 방류하는 곳이다. 풍광이 수려하고 어느 정도 보장된 조황과 편의성, 편한 교통편 덕분에 단골 낚시인들이 많은 편이다.

▲연안 좌대에 텐트를 설치하고 입질을 노리고 있는 낚시인들.

▲붕어를 건 낚시인이 일어서서 대를 세우며 버티고 있다.

▲가을밤의 포천 용담대물낚시터.

노지냐 방갈로냐
밤이면 뚝 떨어지는 추위와 바람을 이겨내면서 노지에서 낚시를 할 것인지 아니면 방갈로에서 편하게 밤을 보낼 것인지 갈등이 일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늘 하던 대로 저수지 제방으로 들어섰다. 제방 모퉁이에 분위기 좋은 1인용 연안좌대에 짐을 내리고 채비를 준비했다.

수심은 2~3m이고 주변엔 약간의 부들과 마름이 있었다. 3대 정도 3~4칸으로 비교적 긴 대를 펴고 미끼는 글루텐떡밥과 옥수수, 채비는 11호 붕어바늘의 외바늘채비를 준비했다. 바닥이 좋아 두바늘채비도가능하지만 이곳에 오면 늘 외바늘채비를 사용한다. 채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했다.

저수지 제방에 앉아 낚시하고 있는 필자, 출렁이는 물소리와 가을이 주는 고독과 침묵, 계절을 피해 달아나는 꾼들의 빈 마음이 스산한 바람을 타고 허공을 떠도는 듯했다. 저수지 주변 야산에는 발목까지 빠지는 수북한 낙엽들이 보였다. 거기에는 가는 계절이 몸을 묻고 있다. 가을 끄트머리에 와 있어서 그런 것일까? 숱한 추억들이 떠올랐다가 어둠처럼 가슴에 내려앉는다.

이렇게 사념에 잠겨 있을 때 옆에 자리한 박동일 씨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 보니 4짜에 육박하는 토종붕어 한 마리를 낚아 올리고 있었다. 초저녁인데 벌써 월척급 붕어를 3마리나 낚았다고 한다.

▲포천 용담대 물낚시터에서 낚인 씨알 굵은 붕어들

▲월척의 주인공들. 사진번호 순서대로 손용길, 김성웅, 박동일 씨.

▲필자가 낚시한 포천 용담대물낚시터 제방 포인트.

초저녁에 벌써 월척 3마리
여기저기에서 붕어를 낚아 올리는 낚시인들이 보인다. 간혹 대물 붕어가 낚싯대를 차고 저수지 중간으로 끌고 가는 특이한 풍경도 보인다. 그렇다고 전부 조황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괜찮은 듯했다.

필자와 박동일 씨는 1박 낚시에 월척 4수와 준척 2수로 모두 6수를 낚았다. 이날에만 4짜 붕어가 3마리 나왔다고 한다. 용담대물낚시터는 봄과 늦가을에 씨알 좋은 붕어가 잘 나오는 편이고 11월 말까지 조황이 이어진다. 저수지 전역이 포인트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포인트 차가적다. 미끼는 옥수수와 글루텐이 비교적 잘 듣는 편이고 간혹 지렁이도 효과가 있다.

경기도가 소재지이지만 강원도에 가까운 곳이므로 이 글을 읽고 출조계획을 세운다면 방한장비는 필수다. 입어료는 1인 4만원이며 방갈로는 크기에 따라 8만~18만원이다.

문의 031-531-9791, 010-3721 3910(포천시 관인면 사정리 3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