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늦가을 수초명당_마름 VS 뗏장]

④ 수초제거용품 선택과 활용

최고의 조합은 바지장화 + 8m 수초제거기

이영규 기자

수초제거기는 길수록 유리하지만 그만큼 무거워진다. 가벼운 좋은 제품일수록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 소위 ‘가볍고 빳빳하며 긴’ 제품은 가격이 30만원은 우습게 넘어버린다. 그래서 베테랑들이 조언하는 팁 중 하나가 ‘긴 수초제거기는 8m 내외의 중가 제품을 구입하고 남는 돈으로 짧고 강한 만능절기와 바지장화를 구입하라’는 것이다.

만능절기란 길이가 2~3m인 짧은 수초제거기다. 쉽게 말해 일반 수초제거기의 손잡이대로부터 3~4번 마디 정도에 날을 부착한 것이다. 굵고 강하기 때문에 맘대로 휘둘러도(?) 파손될 위험이 적다.

만능절기는 낚시자리 주변의 갈대나 잔 나뭇가지를 잘라낼 때도 효과적이다. 이런 근거리 작업을 위해 10m짜리 수초제거기를 사용하면 불편하기도 하지만 자칫 가늘고 약한 끝 부위가 파손될 때가 많다. 10m짜리 수초제거기 중 앞쪽 서너 마디만 펼쳐 쓰면 될 것도 같지만 실제로 해보면 엄청나게 불편해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대물낚시인이자 수초제거의 달인으로 불리는 박남수 씨가 길이가 짧은 만능절기(왼쪽)와 길이가 긴 수초제거기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제대로 작업하려면 바지장화 필수
효율적인 수초제거를 위해서는 바지장화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바지장화를 착용하고 물에 들어가면 7~8m짜리 수초제거기로도 5~6칸거리의 수초구멍을 쉽게 만들 수 있다. 계곡지는 불가능하지만 수초가 많다는 것은 연안이 얕은 평지지임을 의미하므로 보통 연안에서 몇 미터 정도는 진입할 수 있다,

이 상태에서 가볍고 짱짱한 7~8m짜리 수초제거기를 사용하면 좀 더 쉽고 효율적으로 수초구멍을 만들 수 있다(실제로 10~11m짜리는 먼거리에 있는 수초 몇 줄기 내지 물 위로 드러난 수초 가지를 쳐내는 용도로 밖에 사용하기 어렵다, 너무 무겁고 길기 때문이다). 바지장화를 착용하면 2~3m 길이의 만능절기로도 4칸 대 거리 정도까지는 작업이 가능해진다.

단 바지장화를 착용했다고 해서 너무 깊은 곳까지 들어가는 것은 금물이다. 자기 키가 170cm라면 최대 120cm 깊이까지만 들어가는 게안전하다. 더 이상 들어가면 팔이 물에 닿아 불편하고 뻘 같은 곳에 빠졌을 경우 벗어나기도 어렵다.

▲수초제거기에 연결한 일명 부추낫. 톱니 형태이며 의외로 절삭력이 좋고 튼튼하다.

▲마름 같은 수초를 당겨낼 때 사용하는 특공대.

수초제거기용 날은 톱 형태가 유리해
수초제거기 끝에 다는 ‘날’은 크게 칼과 톱 형태로 나뉜다, 보통은 칼 형태를 많이 쓰는데 베테랑일수록 톱 형태를 권하다, 칼 형태는 날카로워 처음 쓸 때는 잘 들어 좋지만 한두 번 사용하면 날이 무뎌진다. 그때마다 날을 갈아야 되므로 불편하다. 특히 커터칼날의 경우 날카로움은 최고지만 너무 약해 작업 도중 부러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요즘은 칼과 날이 함께 있는 일명 ‘부추낫’ 칼날을 선호한다. 부추를 자를 때 쓰던 부추낫에서 유래한 이 날은 원래 철물점 같은 곳에서 구해 수초제거기에 달아 썼으나 요즘은 낚시쇼핑몰 여러 곳에서 제품화해 팔고 있다. 부추낫은 강해서 잘 부러지지 않고 칼날을 갈 필요도 없어 매우 편리하며 내구성도 뛰어나다. 참고로 수초제거기 날은 예비용을 늘 함께 갖고 다니는 게 좋다. 작업도중 날이 부러지거나 유실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예비용은 반드시 비싼 제품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싼 제품이라도 기본 성능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수초제거기와 날이 연결되는 부분을 전기 테이프로 몇 번 감으면 작업 도중 쉽게 풀리지 않는다.

▲바지장화를 착용하고 수초를 제거 중인 박남수 씨. 바지장화를 입으면 짧고 가벼운 수초제거기를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갈퀴, 특공대, 전지가위
갈퀴는 잘라낸 수초 줄기를 걷어낼 때 사용하면 편리하다. 수초제거 작업이 끝났다면 잘라낸 수초를 말끔히 치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초구멍을 막거나 바람이 불 때마다 잘라낸 수초 줄기가 떠다녀 불편하다.

이때 갈퀴를 사용하면 매우 편리하다. 수초 칼로는 잘라낸 수초를 옮기기 어렵고 이 동작을 자주 하면 손목에도 무리가 온다. 손바닥 크기의 작은 것보다 25cm 이상 크기가 좋다.

특공대는 일종의 소형 갈퀴다. 무거운 봉돌에 루어낚시용 삼발이 바늘이 달려 있어 낚싯줄에 바로 연결해 쓸 수 있어 편리하다. 수초를 자르기보다는 포인트 주변에 늘어진 수초 줄기를 당겨낼 때 주로 쓴다. 그래서 질기고 강한 뗏장수초나 부들보다는 당겼을 때 잘 당겨져 오는 마름밭에서 효과적이다. 정형화된 기성품도 있지만 루어낚시용 삼발이바늘에 7~8호 도래봉돌을 연결해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전지가위란 정원에서 나무를 다듬을 때 쓰는 큰 가위를 말한다. 머리위로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 좌우에 무성해 스윙을 불편하게 만드는 갈대 등을 제거할 때 매우 용이하다.

바지장화 구입 요령

네오플렌 소재가 좋다 바지장화는 비닐 소재의 저가 제품과 네오플렌 소재의 고가 제품이 있다. 기왕 이면 네오플렌 소재를 권한다. 일단 네오플렌 소재는 두꺼워서 거친 수초대에 서 몸을 보호하며 잔가시에 찔리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보온성이 좋기 때문에 수초낚시를 많이 하는 봄이나 겨울에 착용하면 체온도 유지된다. 비닐 소재 제품을 입고 장시간 물에 들어가 작업하면 금세 체온이 내려가 한기를 느끼게 된다.

간혹 ‘두꺼운 네오플렌은 여름에 덥다고 말하지만 여름에 덥기는 비닐 소재나 네오프렌이나 다를 게 없다. 특히 비닐 소재는 땀 배출이 안 되기 때문에 더 답답하게 느껴지는 게 문제다. 또 물에 빠졌을 때 펑퍼짐한 비닐 소재 바지장화는 내부로 물이 들어오지만 네오플렌 소재는 밀착형이 대부분이라 이런 위험도 적다. 약간의 부력도 갖추고 있어 물에 뜨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수초 날 분실방지 TIP

날 연결 부위에 전기테이프를 감아라

수초제거기에 날을 끼워 사용하다보면 연결 부위가 헐렁해지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래서 작업 도중 수초제거기를 접어 다시 단단하게 결합할 때도 많고 어떤 경우는 작업 도중 완전히 빠져 분실되는 경우도 잦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날 연결 부위에 고무 패킹이 끼워져 있는데 고무 패킹이 있어도 이 현상을 방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때 유용한 방법이 연결 부위를 전기 테이프로 감싸는 것이다. 대물낚시인 박남수 씨가 고안한 방법으로 전기 테이프로 5~6회 감는 것만으로도 날이 돌아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폭은 좌우 2~3cm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