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늦가을 수초명당_마름 VS 뗏장]

② 마름 공략법

구멍은 세숫대야 크기면 충분

백진수 김천 해수조우회 회원

늦가을 붕어낚시 포인트 중 가장 붕어 씨알이 굵게 낚이는 포인트를 꼽는다면 단연 마름이다. 마름밭은 여름까지는 너무 밀생해 공략할 엄두가 안 나는 난공불락 포인트지만 일교차가 커지면 서서히 삭아 내리게된다. 먼저 잎이 떨어져 나가고 그 다음 줄기가 끊어져 이리저리 떠다니다가 모습을 감추게 된다.

보통 마름은 여름보다 늦가을에 좋은 포인트라고 말하지만 여름에도 위력적이다. 잎이 시퍼런 시기는 줄기도 억세 작업이 힘들지만 고생 끝에 채비를 넣어보면 확실히 다른 포인트보다 씨알이 굵고 입질도 자주 온다. 그만큼 마름 밑의 어두운 공간은 붕어의 좋은 은신처가 되주고 있다는 얘기다.

▲수면이 마름으로 뒤덮인 저수지(김천 등대지). 10월 중순이 되면 서서히 구멍이 생기면서 좋은 포인트가 된다.

▲상주보 샛수로권에서 마름밭을 노려 월척을 올린 필자.

마름은 먹잇감 몰려있는 붕어 곡창
시기적으로 10월 중순은 마름 줄기가 이제 막 삭아내려 힘을 잃기 시작할 때다. 이때부터 수면을 빼곡하게 덮었던 마름밭에 구멍이 생기기 시작하며, 10월 말이 되면 잎이 떨어지고 11월을 넘기면 완전히 사라진다. 대체로 일교차 영향을 크게 받는 계곡지의 마름이 일찍 삭고 늪지형이 약간 더 오래간다.

마름을 걷어내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종 벌레와 미생물이 꿈틀대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어떤 수초에서도 이렇게 많은 먹잇감을 발견할 수 없다는 점도 마름이 붕어 포인트로 각광받는 이유다.

마름을 공략할 때는 요령이 있다. 보통 다른 수초들은 수초제거기를 사용해 ‘무자비하게’ 긁어내는 경우가 많지만 마름은 이렇게 하기도 어렵고 또 이렇게 하면 득보다 실이 더 많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 구멍을 찾는 것이다. 세숫대야 크기만 되도 좋은 포인트가 된다. 이런 자연 구멍은 크게 넓힐 생각은 하지 말고, 채비 입수를 방해하는 줄기만 제거하는 게 좋다. 수초제거기를 무리하게 집어넣으면 오히려 붕어만 놀라게 만들고 실제로 너무 강하고 질겨 넓히기도 어렵다.

지난 10월 첫째 주말에 경북 상주시 사벌면 매협리에 있는 일명 톱밥 공장 맞은편 포인트로 출조한 필자는 이날 마름밭을 공략해 총 4마리의 월척을 낚아냈다. 씨알은 44, 35, 30, 25cm였는데 빈틈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세숫대야 크기로 구멍을 내 끌어낸 것들이다. 보통 이렇게 구멍이 작으면 붕어를 끌어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지만 10월을 넘기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때부터는 줄기가 약해지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붕어를 끌어낼 수 없다.

▲마름밭에서 올라온 허리급 월척. 마름 줄기가 약해지는 늦가을부터 낚시 여건이 좋아진다.

수초제거기로 자르지 말고 살짝 걷어 올려야
마름 구멍을 넓히더라도 싹둑싹둑 잘라낼 필요는 없다. 잘라내면 갈퀴로 또 걷어내야 되고 그때 발생하는 물소리 등이 붕어를 또 한 번 놀라게 만든다.

차라리 그 방법보다는 수초제거기 날이나 갈퀴로 작업할 곳의 마름을 들어 옆 마름 위에 살짝 얹어 놓는 방식이 수월하다. 물기가 있는 수초라 오른쪽으로 약간, 왼쪽으로 약간씩 들어내 쌓아 놓으면 잘 움직이지 않는다. 작업 시 물소리도 덜 나 붕어의 경계심도 줄일 수 있다, 줄기와 밑동까지 제거하는 수초제거작업을 권장하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마름은 수직으로 줄기가 선 게 아니라 물속에서 그물처럼 좌우 지그재그로 얽히고 설켜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업을 해봤자 새로운 줄기가 다시 늘어지고 흘러들어 채비 입수를 방해한다.

마지막으로 책이 발행될 10월 중순에 마름과 뗏장수초가 혼재한 곳을 포인트로 잡는다면 그 경계지점에 찌를 세우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각각 따로 독립해 자리하고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마름을 먼저 노려볼 것을 권하고싶다. 아직 형체가 남아있는 상황에서는 확실히 뗏장수초보다 마름에서 입질이 자주 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뗏장수초는 마름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 노린다.

마름은 바람 영향 많이 받아

마름밭을 포인트로 잡을 때는 바람이 부는 방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 마름은 물에 떠 있는 수초이다 보니 바람이 불면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이때 수초구멍이 다시 메워지는 경우가 잦다. 밤이 되면 대부분 바람이 자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으나 낮에는 이 현상이 심하다. 만약 밤에도 강풍이 예보된 상황이라면 마름밭은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