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제주도 문섬 새끼여에서

99CM 잿방어

정용진 제주 낚시인

지난 8월 25일, 오늘도 쇼어 캐스팅을 즐기기 위해 운동 겸 새벽 출조를 했다. 3명의 조우와 함께 서귀포항에서 첫 출항하는 낚싯배를 타고 도착한 곳은 문섬 새끼여. 항에서 출항 후 10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곳이기 때문에 곧바로 장비를 정리해 낚시를 시작했다.

동이 어스름하게 밝아 오를 때 같이 출조한 동생이 먼저 입질을 받았다. 히트와 동시에 오토바이처럼 풀리는 드랙! 동생이 버티고 펌핑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괴물 같은 녀석은 50~60m를 순식간에 차고 나가며 그만 쇼크리더가 터지고 말았다.

대물을 노릴 때는 기회는 한두 번, 많아봤자 세 번 정도 온다고 하는데 드디어 나에게 기회가 왔다. 바로 발 앞까지 루어를 쫓아오다가 헛입질을 두 번 연속한 뒤 짧은 다이빙 액션에 입질로 이어졌다. 역시 오토바이처럼 내달리는 괴물! 제법 큰 녀석이라 생각했지만 올려보니 85cm가 나왔다.

▲지난 8월 25일 서귀포 문섬의 새끼여로 출조해 99cm 잿방어를 낚은 필자.

무시무시한 괴력에 쇼크리더가 검게 변색

철수할 때까지 남은 시간은 30분 정도. 새끼섬은 발판이 낮아 중들물부터 물이 차기 때문에 물때가 잘 맞지 않으면 일찍 철수해야 한다. 그때 주위를 둘러보다가 지나간 태풍의 영향으로 높은 너울 사이에 베이트(갈치로 추정)를 쫓는 잿방어의 라이징이 포착됐다.

바로 플러그를 회수하고 라이징이 보이는 쪽으로 캐스팅. 플러그 뒤로 꿀렁꿀렁 하는 너울이 크게 일어나더니 대물 잿방어가 드디어 높은 체고를 다 드러내며 플러그를 쫓기 시작했다. ‘퍽 퍽 퍽 퍽’ 연속 4번을 때렸지만 계속 미스바이트가 났고 마지막 액션이 입질로 이어졌다.

생각보다 강렬한 저항. 드랙을 급히 조이고 펌핑 방향을 바꿔 머리를 돌리기 위해 힘을 썼고 몇 번 고비가 있었지만 운 좋게 녀석을 올릴 수있었다. 올린 잿방어를 계측하니 1m에서 1cm 모자란 99cm. 마의미터 벽을 넘지 못했지만 큰 손맛을 보는 것에 만족했다.

마지막에 기회가 한 번 더 찾아왔으나 머리를 돌리지 못하고 빠져버리고 말았다. 채비를 회수해보니 140lb 쇼크리더가 가닥가닥 깨져서 검게 보였다.

▲계측자에 올린 99cm 잿방어. 아래에 있는 85cm 잿방어가 왜소해 보인다.

필자의 장비와 채비

로드 Kingfish Master 80MH

릴 다이와 Blast 5000H

라인 버클리 트레셔 4호

쇼크리더 140lb

펜슬베이트 엔에스 110g 플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