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_조홍식의 로드빌딩]

12 버트캡 부착

최종단계, 밸런스를 위하여

조홍식 루어낚시 100문 1000답 저자

로드빌딩 최종단계가 되었다. 낚싯대의 뒷꼭지 즉, 버트캡(Butt cap)을 붙이면 로드빌딩이 끝나고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커스텀메이드 낚싯대가 완성된다. 버트캡은 고무, 코르크, 금속, 합성수지 등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들을 블랭크의 끝에 그립과 단단하게 붙여주면 된다. 아주 간단한 작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은 버트캡은 낚싯대에 있어서 단순한 부품이 아니다.

외관상 버트캡은 낚싯대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부품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오직 그런 목적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앵글러가 낚싯대를 사용함에 있어서 얼마나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는 ‘인체공학적인의미’가 버트캡에 들어있다.

▲여러 가지 버트캡과 짐벌

▲버트캡과 블랭크 끝부분의 내외경 수치 비교. 접착하기 전에 확인해봐야 한다.

▲버트캡을 블랭크에 부착한 상태. 흘러나온 접착제를 시너 등으로 잘 닦은 후,

테이프로 단단히 고정하고 24시간 정도 접착제가 완전히 경화되기를 기다린다.

▲버트캡을 접착할 때 사용하는 로드빌딩 전용 에폭시접착제.

▲짐벌 접착용에 폭시 접착제. 강도가 높은 페이스트 타입을 사용한다.

버트캡의 종류
고무, 금속, 합성코르크, EVA수지, 기타 합성수지로 만들어져 있다.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단순히 낚싯대의 끝부분을 막아주는 역할만 하는 것도 있고 두툼하고 탄력이 있어서 낚싯대를 돌바닥에 내려놓거나 수직으로 떨어뜨려도 끄떡없을 만큼 튼튼한 것도 있다. 표면이 말랑말랑해서 대어와의 파이팅 도중에 아랫배에 세게 닿아도 아프지 않게 만든 것도있다.

그밖에, 참치용 캐스팅대나 트롤링대 등에 장치되는 짐벌(Gimbals)도 버트캡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단, 짐벌의 경우는 그 위에 모자처럼 씌웠다 벗겼다 할 수 있는 버트캡이 따로 있다.

어떤 버트캡을 부착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커스텀메이드 낚싯대의 장점이라고 말할 수있는 로드빌더의 선택사항이다. 외향적인 디자인과 기능성을 잘 버무릴 수 있어야 실력있는 로드빌더이다.

버트캡을 구매한다면, 모양과 특성에 따라 다양한 모델이 있는데, 일본의 후지공업(富士工業) 제품이 다른 부품과 마찬가지로 역시 품질이 좋은 고급제품이다. 금속 짐벌은 대부분미국제품으로 AFTCO, PERFECTION 등의 브랜드가 있다. 가격은 기능이 천차만별이라 개당 2천원~3만원 수준.

기타 저렴한 중국산 제품은 거의 다 후지공업 제품을 흉내내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품질은 제쳐두고 절반 가격이면 구매할 수 있다.

▲후지공업 버트캡 카탈로그

▲‘카운터밸런스’로서의 역할 에 충실한 후지공업(富士工業) 의 버트캡.

개당 12~14g의 웨이트를 가감해서 낚싯대 밸런스를 잡아줄 수 있는 기능적 인 버트캡이다.

▲릴의 다리 위치, 스풀 바로 위에서 밸런스가 잘 잡힌 상태.

▲옆 사진의 낚싯대보다 살짝 앞쪽에서 밸런스가 맞은 낚싯대.

이 위치에서 밸런스가 잡혀도 낚싯대의 무게감 없이 우수하다고 보지만, 2cm 정도 더 릴 쪽에서 밸런스가 잡힌다면 훨씬 더 편하다.

버트캡에 웨이트를 추가하면 더 좋은 커스텀메이드 낚싯대가 될 수 있다.

낚싯대 밸런스의 의미
낚싯대의 밸런스라는 말은 낚싯대를 사용하는데 얼마나 힘들이지 않고 피로감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느냐에 직결된다. 낚싯대를 오래 들고 있어도 피로감이 적으려면 어떻게 하면될까? 이때 보통, 낚싯대의 무게를 생각하게 되는데, 여기에 함정이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낚싯대가 가벼울수록 좋긴하다. 로드빌딩 지금까지의 과정인 릴시트,가이드, 랩핑, 그립, 코팅 등에 있어서 사용에 문제가 없는 범위라면 가능한 한 무게를 줄이는 것은 좋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으니 낚싯대의 전체적인 무게중심 잡기 즉, 밸런스가 더 중요하다. 낚싯대를 아무리 가볍게 만들려고 해도 한계가 있다.

라이트급 루어낚싯대로 예를 들어도, 부품을 아무리 가벼운 소재를 사용한다 한들 몇 그램이나 줄일 수 있을 것인가? 100원짜리 동전의 무게가 약 5.5g이다. 100원짜리 동전을 2~3개 더 들고 있다고 해서 피로감이 심해진다고는 말할 수 없다.

낚싯대의 무게를 무시할 수는 없으나, 그것보다는 낚싯대의 균형이 맞지 않는 것 때문에 손목이 금세 아프고 팔에 피로가 온다.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낚싯대에 릴을 장착한 상태에서 집게손가락을 펴서 밸런스를 잡는 모습은 잘 알려진 흔히 볼 수 낚싯대 밸런스를 확인하는 모습이다.

이때, 릴의 스풀 주변에서 무게중심이 맞으면 피로감은 느껴지지 않고 전체적으로 가뿐함을 느끼게 된다. 무게중심이 그보다도 앞쪽에 있다면 아무리 가벼운 낚싯대에 가벼운 최고급 릴을 사용한다 해도 전체적으로 무겁다고 느끼게 된다.

이처럼 밸런스(무게균형)가 맞지 않는 낚싯대는 사용자를 피곤하게 만든다. 여기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우는 부품이 바로 버트캡이고 사용자에 알맞도록 조정되어 균형이 잘 맞는 낚싯대야말로 커스텀메이드 다운 낚싯대이다.

카운터밸런스의 역할
낚싯대는 릴시트를 기준으로 대부분 앞쪽이 길고 뒤가 짧다. 더욱이 앞쪽으로 가이드가 줄지어 달려 있으므로 당연히 앞쪽에 무게가 쏠려있다. 여기에서 버트캡으로 과감하게 무게를 가해 균형을 잡아준다. 버트캡을 ‘카운터밸런스(counterbalance, 평형추)’로 사용해 로드빌더가 원하는 위치로 낚싯대의 균형을 잡고 낚싯대를 손에 쥐고 사용할 때 편하게 만든다.

모든 도구는 ‘인체공학’적인 요소를 무시해서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없다. 낚싯대도 엄연히 낚시할 때 쓰는 ‘도구’다.

이번 원고의 첫머리에 말한 버트캡의 목적이란 것이 바로 밸런스를 잡아서 낚싯대를 사용하기 편하게 만들어주기 위한 카운터밸런스로서의 역할이다.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기다란 대걸레를 끄트머리를 쥐어서는 여간해서는 들어올리기 쉽지않다, 그런데 반대쪽을 쥔다면 수월하게 들수 있다. 같은 무게임에도 손목에 오는 부담과 무게감은 끄트머리 손잡이 쪽을 쥐었을 때가 훨씬 크다.

긴 통나무를 들 때 한쪽 끄트머리만을 잡고서는 들 수 없지만, 중간을 잡으면 들 수 있다. 무게중심 위치를 잡으면 긴 물건을 들 수 있는 이치이다. 낚싯대에도 이를 적용해 손에 쥐는 부분을 무게중심으로 하면 훨씬 더 가뿐하게 낚싯대를 다룰 수 있다.

낚싯대에 릴을 장치했을 때, 릴의 다리(낚싯대를 손으로 쥐는 부위)에서 중심이 잡히면 이상적이다. 혹시 앞 쏠림이 있는 경우라면 그 낚싯대는 실격이다. 앞 쏠림이 있는 낚싯대는 자체 무게와 상관없이 손목을 아프게 만들고 쉽사리 지치게 만든다. 이런 상태라면 버트캡을 이용해 적당한 무게를 더해 줄 필요가 있다. 접착 전에 균형을 잡아보고 버트캡 속에 카운터밸런스로 조개봉돌이라도 넣어 균형을 맞춘다.

다만, 낚시를 하면서 한 낚싯대에 한 가지 릴만 사용하는 건 아니다 보니 릴의 무게가 제각각이라서 완벽하게 밸런스를 잡아주기란 어려운 일이긴 하다. 마침 후지공업의 제품 중에 몇 가지 무게를 가감해 밸런스를 잡아줄 수 있는 버트캡도 있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사용하는 릴의 무게에 따라 무게조정을 해 밸런스를 딱 맞출 수 있는 그런 제품이다.

앵글러의 팔 길이와 기호를 고려한 적절한 길이의 그립과 자주 사용하는 릴의 무게에 맞춰버트캡을 카운터밸런스로 사용한 균형 잡힌낚싯대, 이 또한 커스텀메이드 낚싯대의 장점이다.

버트캡 접착 실전
릴시트나 그립을 접착하는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 아날로그적인 작업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인 버트캡의 내경 치수와 접착할 블랭크의 끝부분 외경 치수다. 고무, 합성수지,코르크 재질의 버트캡이라면, 블랭크의 끝부분 굵기에 알맞은 사이즈로 준비하면 된다.

그러나 짐벌이라면, 내경이 블랭크의 끝단 굵기보다 어느 정도 큰 사이즈를 선택해야 한다. 접착제가 충분한 강도를 발휘하도록, 충분한 양이 들어가도록 공간의 여유가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보통 버트캡은 로드빌딩용 에폭시 접착제로 고정하는데, 로드빌딩 3회(2021년 1월호)원고를 다시 한 번 참고하여 접착제를 선택하기 바란다. 레진과 경화제를 섞은 후에 굳는 속도가 느린 것(초기경화 1~2시간)이 알맞다. 의외로 힘을 많이 받는 부위이므로 낚시터 현장에서 버트캡이 분리되는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흔한 가정용 접착제를 사용하지 말고 로드빌딩 전용의 접착제, 유명제품을 선택하면 실패가 없다고 생각한다.

금속인 짐벌을 접착한다면, 강한 힘이 집중되는 장소라서 강력한 접착력이 필요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지깅이나 트롤링에서 낚싯대에 걸리는 부하량, 집중되는 힘은 상상 이상이므로 다른 버트캡의 접착과는 달리 페이스트 타입의 고강도 에폭시 접착제를 사용하여접착한다.

짐벌의 접착은 한 가지 유의사항이있는데, 방향을 잘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짐벌은 파이팅벨트의 핀에 끼우도록 십자 홈이파여 있는데 비틀려져서 접착하면 곤란하므로 낚싯대의 가이드 방향과 수평을 잘 맞춰 주의해서 접착한다.

버트캡과 짐벌 마찬가지로, 안쪽에 접착제를 충분히 바르고 블랭크의 표면에도 빈틈없이 발라주고서 천천히 끼워 넣는다. 빈 데가 생기지 않고 접착제가 잘 들어가게 고정을 했다면, 흘러나온 여분의 접착제를 시너나 알코올을 묻힌 천으로 잘 닦는다. 굳다가 비틀리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비닐테이프로 고정하고24시간 정도 내버려 두어 완전히 굳도록 기다린다.

버트캡의 접착 과정이 끝났다면, 이제 로드빌딩을 완성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낚싯대가 된 상태다. 단 한 가지, 커스텀메이드 낚싯대로서 멋을 추가하는 일이 남았다.

취재협조 후지공업(富士工業, Fuji kogyo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