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_가덕도 천성향방파제]

생활낚시 업그레이드

하드베이트로

낮갈치를 낚는다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지난 8월 25일 부산 가덕도 천성항방파제로취재에 나선 홍성대(브리덴 필드스탭) 씨가블레이드가

여러 개 달린 메탈바이브 ‘카시머지’를 사용해 큰 씨알의 갈치를 낚았다.

낮에는 메탈 계열의 루어를 사용해 원거리를 노리면 낮에도 갈치를 낚을 수 있다.

올해는 갈치가 대풍이다. 지난 8월 1일에 갈치 금어기가 풀리자마자 내만, 외해 할 것 없이 마릿수 조과가 터져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가장 갈치 조황이 좋을 7월 한 달을 금어기로 꽁꽁 묶어놓았으니 갈치가 쏟아지지 않으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다.

갈치 금어기 덕분(?)에 좋은 점도 있다. 시즌이 시작하자 마자 호황이라는 것 그리고 예전에 보았던 풀치는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풀치는 6~7월에 낚이는 손가락 한두 마디 사이즈의 갈치를 일컫는데, 금어기가 지난 시점은 이미 갈치가 어느 정도 자랐기 때문에 풀치를 보기 힘들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점은 갈치가 많기 때문인지 의외로 낮에도 갈치가 잘 낚인다는 사실이다. 이른 아침 또는 오후 3시 이후를 노리면 갈치가 입질을 하며 하드베이트도 잘 문다.

기자에게 갈치 소식을 전해온 사람은 일본 브리덴의 낚시용품을 수입하는 한진무역의 한기석 부장. 그는 금어기가 풀린 직후부터 갈치낚시 출조를 했지만 밤에는 낚시인이 너무 많아서 재미를 보지 못했고, 항상 다니는 영도의 방파제 또한 한꺼번에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되는 바람에 궁여지책으로 낮에 출조를 했다가 ‘대박’을 쳤다고 했다.

낮에 씨알 좋은 갈치가 낚인다는 것은 기자에게도 반가운 소식! 나는 망설이지 않고 취재 길에 올라, 지난 8월 25일 부산 가덕도의 천성항 방파제에서 한기석 부장과 브리덴 필드스탭 홍성대 씨를 만났다.

▲천성항방파제를 가득 메운 낚시인. 평일 오후 3시에 일찍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낚시인들이 있어서 놀랐다.

▲천성항방파제 초입. 초입 주변은 넓고 포인트 여건이 좋아 낚시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천성항방파제 내항에 자리를 잡은 낚시인들. 내항에서도 갈치와 전갱이가 잘 낚인다.

▲ 꼬리에 블레이드가 달린 메탈마루. 버거리가 길고 천천히 가라앉는 특성으로 상층의 갈치를 노리기 좋다.

▲브리덴이 새로 출시한 카시머지20. 트레블훅에 소형 블레이드가 3개씩 달려 있어 뛰어난 어필력을 보여주어 낮갈치낚시에 유용하게 사용했다.

에깅 장비에 메탈바이브만 연결하면 끝
오후 2시, 처음 간 곳은 갈치로 유명한 진해 명동방파제. 그러나 낮부터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일찍 출조에 나선 낚시인들이 너무 많아서 가까운 가덕도로 옮겼다. 가덕도 역시 갈치로 유명한 대항방파제와 외양포방파제는 낚시인으로 북새통을 이뤘고 그나마 장소가 넓은 천성항에 도착해서야 겨우 비집고 들어설 틈이 있었다.

“낚시인이 너무 많아서 취재가 힘들겠다”는 기자의 말에 한기석 부장은 “주말은 말도 못할 정도로 방파제에 사람이 많습니다. 요즘은 릴찌낚시, 원투낚시, 루어낚시에 캠핑까지 가세하기 때문에 이 정도면 한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방파제뿐 아니라 갯바위 구석구석에도 낚시인이 있으니 얼른 갈치를 낚고 빠지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천성항방파제 등대 부근에 자리를 잡은 후 채비를 시작했다. 에깅대(브리덴 스페시멘 스윙탑84)에 0.6호 합사를 감은 스피닝릴을 장착하고 3호 쇼크리더를 묶은 후 메탈바이브를 달았다. 갈치낚시에 사용하는 메탈바이브는 종류가 많았는데 대표적인 것이 브리덴의 메탈마루와 카시머지였다.

메탈마루는 에기 모양의 지그에 트레블훅과 블레이드를 장착한 것이며 카시머지는 메탈바이브 훅에 소형 블레이드를 여러 개 달아준 것이다. 마치 배스낚시에 사용하는 앨라배마리그를 연상케 하는 외형으로 훅에 달린 여러 개의 블레이드가 미끼처럼 보이는 효과가있다.

▲3지가 넘는 큰 갈치를 낚은 한진무역(브리덴 총판) 한기석 부장. 갈치 씨알이 이렇게 클 줄은 본인도 미처 몰랐다고.

▲보라색 13g 메탈마루를 물고 나온 갈치.

▲카시머지. 트레블훅마다 소형 블레이드가 달려 있어 침강속도가 느리고 안정적인 리트리브 액션을 낼 수 있다.

갈치뿐 아니라 농어, 배스, 부시리 등 어식어종을 모두 대상어로 한다.

대단한 비거리에 소름
그런데 우연일까? 채비를 하다가 옆을 보니 취재팀보다 먼저 도착한 루어낚시인 한 명이 엔에스의 ‘칼립소 컷 바이브’를 사용해 갈치를 낚고 있었다. 거의 1타1수라고 할 정도로 갈치 입질의 적중률이 높았다. 그것을 보고 한기석 부장이 얼른 메탈마루를 던지니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날아갔다. 그는 “메탈마루를 쓰면 매우 넓은 구간을 탐색할 수 있기에 낮에도 갈치의 입질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액션은 슬로우 리트리브가 기본. 최근 출시되는 메탈바이브는 블레이드가 달려서 빨리 가라앉지 않기 때문에 슬로우 리트리브에 좋은 액션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한기석 부장은 두 번 리트리브를 한 후 바로 입질을 받았고 멀리서 입질을 받아 손맛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방파제의 발판이 높지만 가볍게 들어 올리니 외해에서나 봄직한 3지가 넘는 갈치가 올라왔다.

홍성대 씨와 나도 빨리 입질을 받기 위해 캐스팅을 하니 채비가 착수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메탈바이브를 던져보니 웜과는 비교도 안 되는 압도적인 비거리가 나를 놀라게 했다. 비거리가 뛰어나니 주변에서 낚시하는 사람과 접촉할 일도 생기지 않았고 하드베이트로 받아내는 갈치의 입질은 어지간한 감성돔과 맞먹는 수준으로 강렬했다.

천성항에 도착해서 낚시를 시작한 시각은 오후 3시30분. 낚시를 시작하자마자 입질을 받아 큰 씨알의 갈치를 올리니 순식간에 횟거리 정도는 확보했다. 생활낚시라는 것 자체가 소소한 손맛을 위주로 매일 출조를 하는 것이니 조과 욕심을 내지않는다면 충분한 양이었다. 하지만 아직 해가 지지 않았고 초저녁 갈치의 피딩타임도 있었기에 낚시를 계속했다.

▲홍성대 씨가 루어를 카시머지로 교체해 갈치를 낚았다.

▲홍성대 씨가 낚은 갈치와 카시머지.

▲다양한 회유성 어종을 노리기 좋은 메탈마루 13, 19, 28g. 압도적인 비거리로 원거리 공략에 탁월하다.

▲해가 진 후에 낚은 갈치를 들고 조과 사진을 촬영한 한기석(좌) 부장과 홍성대 씨. 밤에는 웜 채비에 갈치가 계속 입질했다.

낮엔 하드베이트, 밤엔 웜(생미끼)
갈치는 전역에서 입질했다. 주변 낚시인들 때문에 좌우로 캐스팅을 하지 못하고 오로지 정면만 노렸지만 엄청 긴 비거리 덕분에 충분히 많은 구간을 탐색해 입질을 받았다. 특이한 점이라면 갈치가 중층이나 중층 이하에 있을 것 같았지만 낮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상층에서 입질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채비를 운용하기 수월했고 입질 빈도도 높았다.

하드베이트의 위력은 해가 지기 직전까지 계속되었다. 하지만 어스름이 찾아오고 해가 완전히 지자 하드베이트는 거짓말처럼 먹히지 않았다. 밤에도 갈치 지깅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먹힐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방파제에 가로등이 없어서인지 하드베이트에는 입질이 없고 대신 웜으로 채비를 바꾸니 곧바로 입질을 시작했다.

낚시를 해보니 사람 많은 방파제에서 효과적으로 갈치를 낚고 싶다면, 오후 3시 정도부터 낮에는 하드베이트로 큰 씨알을 노리고 해가 진 직후에는 웜으로 교체해 마릿수를 보충하는 전략을 세운다면 어디를 가든 만족할 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밝은 LED가로등이 있는 곳이라면 야광 하드베이트가 먹힐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며, 텐야와 같은 생미끼와 병행한다면 단시간에 더 나은 조과를 거둘 수 있을 듯했다.

▲해가 진 천성항방파제. 가로등이 없기 때문에 집어등을 꼭 준비해야 한다.

▲아이스박스에 담은 갈치 조과.

▲천성항 내항에서 발견한 두족류 무리. 갈치의 배를 열어보면 멸치뿐 아니라 오징어 새끼도 많이 들어 있다.

▲갈치낚시에 사용한 에깅대 ‘브리덴 스페 시멘 스윙탑84.’

천성항방파제는 발판이 8m 이상으로 높아 허리힘이 좋은 에깅대를 써야 갈치를 들어 올릴 수 있다.

취재협조 브리덴 한진무역 www.hjc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