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두족류 4대천왕 만세!]

[경남]

갑오징어

파티는 지금부터!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삼천포의 각산과 초양도를 오가는 사천바다케이블카.

▲수평에기로 만든 갑오징어채비.

▲갑오징어채비를 만들 때 사용한 목줄과 도래.

▲삼천포 여객선터미널 옆 냉동창고 연안에서 갑오징어를 노리고 있는 박상욱(좌), 박정운 씨.

기자도 올해의 가을 두족류 파티에 참가하기위해 갑오징어 취재에 나섰다. 하지만 8월 중순에 갑오징어 선상낚시 출조를 나가는 낚싯배를 찾기 어려웠다. 시즌이 조금 이른 것도이유지만 다른 두족류낚시가 너무 호황을 보이다 보니 갑오징어가 밀려버린 것이었다.

갑오징어는 봄부터 초여름까지 잘 낚이다가여름에 잠시 주춤하고, 다시 가을부터 본격시즌을 맞이해 초겨울까지 낚인다. 작년만 해도 여름에 문어를 낚으며 갑오징어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이 많았지만 올해는 조금 양상이 다르다. 그 이유는 문어 금어기 때문이다.

올해 처음 시행한 문어 금어기는 7월 한 달동안이었는데, 그 한 달 동안 전국에서 문어조업과 낚시가 금지되자 연안의 문어 양이 굉장히 늘어났다. 그 결과 8월 초에 문어낚시출조를 하자마자 연이은 대박을 쳤기에 상대적으로 조황이 떨어지는 갑오징어가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그리고 남해안에서는 7월부터 무늬오징어 팁런이 호황을 보여 갑오징어가 밀리고 말았다. 작년 데이터를 보면 7월과 8월은 무늬오징어가 완전히 가뭄이었고 문어와 갑오징어가 그 시즌을 대신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그후 9월에는 서해안 주꾸미 시즌(8월이 금어기라 9월 개막부터 호황 중이다)이 시작되어많은 낚시인들이 주꾸미낚시에 몰두, 또 한번 갑오징어는 밀리는 신세가 되었다. 상황이이렇다보니 배낚시로는 갑오징어 출조가 어려워 연안낚시를 하기로 했다.

▲해가 진 직후 삼천포 늑도에 도착해 채비를 만들고 있다.

▲9월 6일 다시삼천포로 출조해 갑오징어를 만나는 데 성공한 박상욱(HDF필드스탭) 씨.

무늬오징어에 밀리고 문어에 치이고
갑오징어 연안낚시 조황을 알아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부산 낚시인 박상욱(HDF 필드스탭) 씨와 남해안 전역을 수소문했지만 어망에 조차 갑오징어가 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더 심한 반전은 많은 양의 갑오징어 새끼가 갈치 뱃속에서 발견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내만에서 낚은 갈치의 배를 열어보면 위에 엄지 손톱만한 갑오징어가 가득 들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갑오징어 취재를 포기할까 생각하는 그때 박상욱 씨의 삼천포 지인 중 한 명이 ‘씨알은 작지만 삼천포 팔포항에서 갑오징어가 낚인다. 밤에 낚시를 하면 삼천포항 주변이나 삼천포대교 아래의 늑도에서도 낚을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고 망설이지 않고 삼천포로 달려갔다.

지난 8월 20일 오후 3시 박상욱 씨와 솔트루어린 회원 박정운 씨를 부산에서 만나 삼천포로 향했다. 삼천포는 국내에 에깅이 처음 도입되었을 당시 여수와 더불어 갑오징어 에깅 열풍을 주도한 곳으로 여전히 갑오징어가 잘 낚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바닥 여건이 좋아 갑오징어 외에도 주꾸미, 문어, 귀오징어등이 잘 낚이는 곳이다.

처음 찾아간 곳은 삼천포 팔포항. 하지만 일부 구간에서 낚시인들의 출입을 막고 있어서 장소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삼천포대교 아래의 늑도다. 현지 낚시인들이 많은 것이 흠이지만 갑오징어와 문어가 잘 낚이는 곳이다.

포인트에 도착하자마자 6호 텅스텐 싱커에 수평에기를 하나 달아 채비를 했다. 에기를 여러 개 달아도 되지만 채비를 분실했을 때의 환경문제 그리고 수평에기 하나로 갑오징어와 승부하겠다는 박상욱씨의 의지로 인해 수평에기 하나만 달아서 낚시를 했다.

▲삼천포의 명물인 사천대교(좌)와 사천바다케이블카. 사천대교는 늑도와 초양도를 지나 남해 창선도로 이어진다.

▲HDF가 새로 출시한 수평에기. 부력을 가지고 있어 물속에서 수평을 유지해 밑걸림이 잘 생기지 않는다.

▲늑도방파제 내항. 갑오징어 포인트로 유명하며 벌써 감성돔이 들어와 낚시인이 많았다.

▲늑도방파제 외항을 노리고 있는 박상욱 씨와 박정운 씨. 강풍에 소나기까지 내려 출조 당일 여건은 좋지 않았다.

▲명함 크기의 갑오징어. 아직 씨알이 잘아 본 적인 시즌은 추석 이후에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9월 6일, 삼천포 늑도에서 갑오징어를 낚다

올해 첫 갑오징어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는 컸지만 날씨 상황이 좋지 않았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갑자기 소나기가 퍼부어 방파제에 있던 낚시인들이 모두 혼비백산하며 차로 달려가는 소동을 몇 차례나 빚었다. 분명 일기예보에는 현지 강수량이 1mm 이하라고 나왔는데 현지에 오니 상황이 달랐다. 비가 계속오지는 않았지만 소나기가 한 번 쏟아지면 금방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양이 많았다. 하지만 갑오징어를 포기할 수 없었다. 방파제 군데군데에서 갑오징어 먹물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비를 피해 삼천포대교를 건너 남해도에서도 갑오징어를 노렸으나 입질이 없기는 마찬가지. 운이 좋아서 박정운 씨가 명함 크기의 갑오징어를 올렸지만 그마저도 설걸려서 떨어져버렸다. 마지막으로 포인트를 이동해 끝썰물을 노리고 삼천포 여객선터미널 옆 냉동창고 주변을 노렸는데 여기서는 현지인이 문어를 한 마리 낚아 분위기가 반전됐으나 결국 갑오징어는 낚이지 않았다.

아쉽지만 취재 당일에는 철수할 수밖에 없었고 갑오징어는 9월 6일에 박상욱 씨가 삼천포로 다시 출조해서 낚는 데 성공했다. 불과 보름 사이에 삼천포 주변으로 갑오징어가 붙기시작한 것이다.

박상욱 씨는 “지금부터 본격적인 갑오징어 시즌이 시작인 것 같습니다. 여전히 남해안의 무늬오징어가 호황이긴 하지만 갑오징어 마니아들도 많기 때문에 곧 선상과 연안으로 출조가 이어질 것입니다. 남해안의 경우 크리스마스까지 큰 씨알의 갑오징어가 낚이니 두고두고 손맛을 볼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9월 중순 이후 갑오징어가 본격적인 시즌을맞으면 서해는 문어, 주꾸미와 함께 갑오징어를 노릴 수 있으며 동해와 남해에서는 연안에서 활발하게 낚시가 이뤄진다. 삼천포뿐 아니라 남해도, 고성, 거제에서 갑오징어가 잘 낚이며 전남은 여수, 고흥, 목포 동해는 경북 양포항 일대가 유명한 갑오징어 포인트다.

내비 주소 사천시 늑도동 321-1
취재협조 HDF해동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