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두족류 4대천왕 만세!]

[제주]

무늬오징어

역대급 팁런 열풍

전국 강타!

이영규 기자

▲서귀포의 팁런 전용선 리틀자이언트호가 포인트로 향하고 있다.

남해안 한치 호황의 바통을 이어받아 무늬오징어 팁런의 인기가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시즌은 예년과 비슷하게 시작했으나 올해는 초반부터 씨알과 마릿수 모두 출중해 인기를 끌고 있다. 팁런이 처음 소개된 4~5년 전만 해도 시즌 초반인 초가을에는 연안낚시부터 시작됐고, 팁런은 연안 조황이 부진해지는 10월 무렵부터 시도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초반부터 연안낚시와 팁런 이동시에 시작되는 양상이다. 일단 선상낚시가 연안낚시보다 조과가 우수한 데다가 올해는 초반부터 무늬오징어가 호황을 보이자 여름에 한치낚시를 출조했던 배들이 곧바로 팁런으로 돌아선 것이 이유로 꼽힌다. 특히 배가 작아먼 바다 갈치 배낚시를 뛰기 어려운 소형 선박들의 팁런 출조가 눈에 띈다. 무늬오징어는 근해만 돌아다녀도 손쉽게 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중순 리틀자이언트호에서 낚인다양한 씨알의 무늬오징어들.

남해는 오후 출조, 제주는 두탕뛰기
현재 팁런 출조가 가장 활발한 지역은 남해안 중에서도 경남 통영, 진해권이다. 통영을 비롯한 경남권 팁런 출조의 가장 큰 특징은 ‘오후 출조’다. 오후 3~4시에 출항해 새벽 1~2시경 항구로 돌아오는 패턴이다. 오후 출조가 활발한 이유는 야행성이 강한 무늬오징어 습성상 낮보다는 밤 조황이 앞서기 때문이다. 9월 중순 현재 주말에는 자리가 없을정도로 예약이 밀려있는 상황이다.

남해안 팁런 출조의 또 한 줄기는 제주도다. 제주도에서는 타이라바와 한치낚시를 출조하던 배들이 팁런 출조를 겸하고 있다. 출조 패턴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육지에서 첫 비행기로 넘어오는 손님들을 태우고 나가는 종일낚시, 또 하나는 오전과 오후로 두 번 출조하는 ‘두탕뛰기’다.

종일낚시는 기존 제주 타이라바 출조 방식과 비슷하다. 첫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넘어온 뒤 렌터카를 타고 출조지까지 이동해 낚시하는 방식. 오전 8시나 9시에 출항해 오후4~5시에 복항한 뒤 다시 공항으로 이동해귀가하는 패턴이다.

두탕뛰기는 오전 6시에 출조해 11시에 철수한 후 다시 오후 2시에 출조해 7시에 철수하는 패턴. 이 경우는 첫 비행기를 타고와도 배시간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당일 오전낚시는불가능하다. 그래서 보통은 오전에 여유 있게 제주도로 넘어와 오후낚시를 즐긴 뒤 숙소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 오전 출조 후 귀가하는경우가 많다.

현재 제주의 대다수 배들이 두탕뛰기를 하고있으며 모슬포항의 나폴리호, 신창항의 진조호 등은 당일출조와 두탕뛰기를 병행하고 있다. 따라서 출조 전 선장과 미리 연락을 취해 출조 시간을 맞출 필요가 있다.

남해로 갈 것인지 제주로 갈 것인지는 개인취향에 달렸지만 수도권에 거주하는 낚시인이라면 비용과 피로도 면에서 제주도 출조가 유리할 수도 있다. 비행기 시간을 잘만 맞추면편도 2~3만원대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 데다가 이동 시간도 짧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도착해 렌터카 비용이 추가되지만 동행 낚시인과 함께 한다면 이 비용도 반으로 줄일 수있다. 낚시도 낚시지만 덤으로 즐기는 제주도여행의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사계리 앞바다에서 무늬오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 취재일은 조류가 약해 조황이 부진했다.

8월 태풍 후 침체된 조황 빠르게 회복 중

지난 8월 31일. 서귀포 사계항에서 출항하는 리틀자이언트호를 타고 제주도 팁런 취재에 나섰다. 김평주 선장이 모는 리틀자이언트호는 타이라바와 한치낚시 전용선으로 유명하다. 배가 깔끔해 여성낚시인들도 자주 찾는 선박이다.

올해는 팁런이 대호황인 데다가 무늬오징어의 본고장 제주에 왔으니 손맛 좀 제대로 보겠다 싶었는데 예상치 못한 악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8월 중순부터 찾아온 두 번의태풍 영향으로 무늬오징어 호황곡선이 급격히꺾여 버린 것. 취재 당시는 제주 뿐 아니라 남해안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취재일은 조금 물때다보니 조류 흐름도 거의 없는 상황. 결국 이날 우리는 올해 제주도 팁런 사상 최악조과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다행해 취재를 마친 후 물때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팁런 조황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취재일에는 소위 감자급부터 고구마급까자 주종을이뤘으나 9월 들어서는 1kg급도 종종 선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지난 9월 9일 통화한 리틀자이언트 김평주 선장은 “취재 이후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출항지를 사계항에서 서쪽 신창항으로 옮겼다. 이곳에서는 비양도와 차귀도 근해로 출조하는데 갈 때마다 좋은 조과를 올리는 중이다”라고 알려왔다.

▲고전 끝에 막판에 손맛을 본 한조 크리에이티브 박범수 대표.

▲취재일 사용한 팁런 장비. 로드는 제이에스 컴퍼니의 NIXX EX 보트 에깅. 에기는 쯔리켄의 에기스타TR.

▲출시와 동시에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쯔리켄의 에기스타TR 팁런 에기.

▲팁런 에기의 얼굴에 씌워 중량을 늘리는 마스크.

▲에기스타TR에 마스크를 씌운 상태.

▲취재일에 고구마급 무늬오징어를 올린 낚시인.

▲수면으로 끌려온 무늬오징어가 물을 분사하며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제주 팁런, 40g 에기까지 준비하세요

그렇다면 제주 팁런과 남해 팁런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가장 큰 차이는 공략 수심과 팁런에기의 무게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일단 포인트의 경우, 남해 팁런은 깊은 수심뿐 아니라 섬 가까이의 얕은 수심까지 배가 접근하고 캐스팅도 병행하고 있다.

반면 제주 팁런은 깊은 수심의 무늬오징어 스쿨링 지점을 집중 공략하는 핀포인트 공략이라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특히 남해 팁런은 해가 지면 집어등을 켜고 낚시하는 반면 제주 팁런은 대낮에 무늬오징어를 노리기 때문에 아무래도 제주 팁런의 공략 수심이 깊은 편이다. 제주 팁런의 주요 공략 수심은 15~20m권이다.

그래서 남해 팁런은 25~30g대의 팁런 에기면 충분하지만 제주 팁런은 30g 이상이 주로 쓰이고 상황에 따라서는 30g 에기에10~20g짜리 마스크(싱커)를 씌워 공략할때도 많다. 그만큼 제주 팁런이 좀 더 다양한 무게의 팁런 에기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그 외의 장비와 채비는 남해와 제주 모두 동일하다.

무늬오징어 팁런은 연안 캐스팅보다 비교적 시즌이 긴 편이다. 다만 제주도는 남해보다 수온이 높은데도 10월 말 이후로는 입질이 뜸해지는 반면 남해안은 11월 중순까지도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아무튼 두 곳 모두 씨알과 마릿수 모두 9~10월이 핫시즌이므로 어디로 가든지 간에 이 두 달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취재일에 굵은 무늬오징어를 올린 천안의 김동준(팀타작 회원) 씨.

▲제주 낚시인 김영석 씨도 큰 손맛을 봤다.

▲엔에스 엄장수 과장의 솜씨.

입문자 코너
팁런은 에기로 바닥만 찍으면 70%는 성공
팁런 낚시 경험이 전무한 낚시인들은 ‘팁런(Tip Run)’이라는, 뭔가 대단해 보이는 이름 때문에라도 엄청나게 오묘하고 고난이 테크닉이 요구되는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 팁런은 연안 캐스팅에 비하면 열 배는 쉬운 낚시다. 팁런용 에기는 중량이 무겁고 물에 떨어지면 빠른 속도로 가라앉는다. 천천히 가라 앉도록 부력이 강하게 설계된 캐스팅용 에기와는 특성이 다르다.

캐스팅용 에기는 1m 가라앉는 데 3~4초씩 걸리지만 팁런 에기는 바로 꼬르르~ 가라앉기 때문에 쉽게 바닥을 찍을 수 있다(정 바닥이 안 찍히면 에기 얼굴에 씌우는 10~30g짜리 마스크를 끼우면 쉽게 바닥을 찍을 수 있다).

그 다음 관건은 액션인데, 남들보다 액션이 서툴다고 주눅이 들 필요도 없다. 어차피 팁런은 깊은 수심의 무늬오징어 군집처를 직공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고패질만으로도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수심이 10m라면 공략수심은 바닥에서 2~3m이기 때문에 아주 심오하고 멋져 보이는 액션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무늬오징어 활성이 좋을 때는 에기가 내려가는 도중에도 물고 회수하는 도중에 걸려든다. 다만 깊은 수심으로 채비를 내리는 만큼 PE라인을 가늘게 쓸수록 좋다. 선상낚시에서는 0.6호 내외를쓰면 훨씬 유리할 것이다.

▲카나드 윙

화제의 팁런 에기
카나드 윙 장착한
에기스타TR
쯔리켄사에서 작년에 출시한 에기스타 TR은 에기 최초로 카나드 윙을 장착한 제품이다. 카나드 윙이란 비행기의 앞날개를 일컫는 것으로, 이륙 시 앞날개가 양력을 받아 비행기를 쉽게 하늘로 띄워주는 기능을 한다.

에기스타TR의 측면에 달린 카나드 윙은 비행기 앞날개와는 반대 각도로 설계돼 조류를 받으면 에기 머리는 아래로, 꼬리는 위로 들리는 형태가 된다. 그 결과 후면에서(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먹이팔을 뻗어 에기를 잡는 무늬오징어가 바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특허출원된 아이디어 설계다.

문의 리틀자이언트호 010-8664-7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