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_영천 날기못]

밤샘 소나기 입질에 밤이 짧았다

황병구 영천 야사낚시 대표, 다이와 민물스탭

가을 장맛비가 자주 내려 저수지마다 만수를 이루고 있다. 더불어 많은 새물 유입으로 뻘물이 진 곳도 많은 상황이다. 출조 전날 밤까지도 많은 비가 내려 출조지를 고심하다가 언젠가 시조회를 가졌던 곳이 떠올랐다. 조용하고 수초도 그림처럼 밀생해 이번 출조지로 낙점했다.

▲취재에 동행한 낚시인들. 왼쪽부터 권재용, 34cm 월척을 낚은 정정환, 엄태진 씨다.

경치 하나만으로도 보상 받는 곳

소개하는 곳은 경북 영천시 도림동에 있는 날기못이다. 규모는 2천평. 국도변에서 2km 정도 거리의 산 속에 있다. 진입로가 좁고 길 주변으로 풀이 자라 있어 운전에 주의가 요구되는 곳이다. 출조 당일도 앞서 가던 지인의 차가 빠져 보험처리 하느라 상당한 금전적 손해(?)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진입만 하면 경치 하나만으로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오후 4시경 도착해 산새 소리, 풀벌레 소리, 가끔은 멧돼지 소리를 들으며 대편성을 시작했다. 제방 좌안은 비포장이고 우안은 만수 시 중하류 포인트는 대부분 잠겨 낚시가 불가능하다.

상류는 보기는 좋지만 밭이 있기 때문에 진입하지 않는 게 좋다. 뗏장수초가 밀생해 있으며 수심은 만수 시 50cm~100cm까지 다양하게 나온다. 그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게 좋다.

날기못에는 자생새우와 참붕어가 많아 봄에는 생미끼가 잘 듣는다. 현재는 가을의 문턱인 만큼 옥수수 미끼가 잘 먹힐 것으로 예상됐다. 제방 좌안 중류에는 권재용 씨, 중상류에는 엄태진 씨, 상류에는 필자가 앉았다. 건너편 상류에는 정정환 씨가 자리를 잡았다. 필자와 정정환 씨는 수초작업 후 대편성을 했다.

▲좌안 중류에 자리한 권재용 씨.

상류 뗏장수초밭에서 올라온 34cm 월척

저녁을 먹고 각자의 자리에서 케미를 밝히며 미끼를 달았다. 이윽고 여기저기에서 붕어 입질이 들어왔다. 그리고 모두들 신나게 손맛을 보던 도중 갑자기 내 건너편에 앉은 정정환 씨 자리에서 큰 물소리가 들렸다. 달려가 보니 땟장수초밭에서 34cm 붕어가 올라왔다. 초저녁부터 월척이 낚였다니 오늘은 뭔가 되는가 싶었다.

그 후로도 여기저기에서 챔질 소리가 들려오고 필자의 자리에도 입질이 지속됐다. 보름달이 뜨고 처서인데도 물속 붕어는 아랑곳 않고 입질을 해댔다. 다만 씨알이 다소 아쉬웠는데 6~8치가 주종이었고 간혹 9치 붕어가 섞여 낚였다. ‘이렇게 마릿수가 이어지다가 큰 붕어가 올라오겠지?’라는 생각으로 날밤을 지샜다.

그러나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며 밤낚시의 마감을 알렸다. 결국 이번 조행은 34cm 한 마리와 수십 마리의 6~8치급으로 마무리했다. 비록 대물은 만날 수 없었지만 요즘처럼 조황 기복 심한 시기에 많은 손맛을 볼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스러웠다.

이제 처서가 지나고 밤낮으로 찬바람이 서서히 불기 시작하면 낚시하기 좋은 계절이 다가올 것이다. 오늘이 바로 그 신호탄이 아닐까 싶었다. 참고로 이곳 같은 산 속 소류지를 찾을 때는 반드시 농지에 피해가 없도록 하고 쓰레기도 발생하기 않도록 각별히 유의할 것을 권한다.

▲취재일 날기못에서 올라온 붕어들.

▲수면 곳곳에 수초가 밀생한 날기못.

▲ 낚시터 진입 도중 바퀴가 빠져버린 승합차.

▲필자가 날기못에서 사용한 채비.

문의 영천 야사낚시 010-3806-7507

내비에 ‘영천시 도림동 6-4’를 입력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