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_평택 노진리 낚시터]

남양호산 토종

월척이 우글우글

이영규 기자

▲남양대교에서 촬영한 노진리낚시터. 앞쪽에 살짝 보이는 수면은 남양호 본류다.

자연지낚시를 선호하는 중부권 낚시인이라면 평택 남양호는 많이 가봤어도 노진리낚시터는 생소할 것이다. 아니, 남양호에 유료낚시터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가보지 않은 낚시인도 많다.

지난 8월 중순경 촬영에 나선 나는 후자의 경우다. 남양호야 초등학생 시절부터 낚시를 다녔지만 공짜 낚시터인 남양호를 놔두고 굳이 유료터를 찾을 이유가 없었다. 그러던 중, 봄부터 ‘노진리낚시터에서 토종붕어가 쏟아진다’는 소문이 귀에 들어왔다. 노진리낚시터로 처음 출조한 손정락(고양 손정락의프로피싱 대표) 씨가 하룻밤 낚시로 100마리가 넘는 손맛을 봤다는 소문이 지인을 통해 전해진 것이다.

평소 경기북부권 유료터를 주로 찾던 손정락 씨 역시 노진리낚시터는 올해 봄 출조가 처음이었다. 손정락 씨는 “지방에서 낚시를 마치고 올라오다가 아는 분으로부터 남양호 옆 유료터에서 토종붕어가 잘 낚인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갔다. 그리고 그날 대박을 만났다. 무슨 토종붕어가 수입붕어 낚이듯 떼로 낚이는지 신기했다. 이후 초여름까지 매주 노진리낚시터를 찾아 재미를 봤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권기철 씨가 2호지에서 올린 중치급 붕어 2마리를 보여주고 있다.

1호지는 일반 유료터, 2호지는 자연지 분위기의 소류지

지난 8월 17일, 2000년대 초반 경기낚시 붐이 한창일 때 우승 멤버로 뛰던 낚시인들로 구성된 ‘올스타 피싱클럽’의 정출이 노진리낚시터에서 열려 동행했다.

처음 가본 노진리낚시터는 의외로 자연미가 넘쳤다. 관리실 앞 1호지 (약 5천평)는 일반 양어장식 유료터와 비슷했지만 바로 옆 2호지(약 5천평)는 아담한 소류지를 연상시켰다. 둘 다 중심부에 부들이 무성했고 각 포인트마다 각종 수초와 마름이 자라있어 대물낚시인들의 취향에 잘 맞았다.

1호지는 수시로 토종붕어를 방류하는 잡이터로 3만원의 입어료를 받는다. 연안에 처마가 달린 발판을 설치해 비가 와도 문제가 없었다. 관리실 앞에는 약 10동의 방갈로가 있어 가족낚시에 적합했다.

2호지 역시 2만원을 받는 잡이터다. 이곳은 곳곳에 1인용 접지 좌대가 놓여있을 뿐 별다른 편의시설은 없었다. 노진리낚시터 대표 이성호 씨는 “2호지는 자연 그대로의 소류지를 좋아하는 낚시인을 위해 인위적인 시설은 배제했다. 곳곳에 나무 그늘도 많아 캠핑을 겸해 찾는 가족낚시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토종붕어 유료터는 고기 낚기가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수입붕어는 방류와 동시에 왕성하게 입질하지만 토종붕어는 방류량이 많아도 날씨, 기온 같은 조건이 잘 맞아야 재미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토종붕어 방류만 고집했던 유료터들이 수입붕어로 갈아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 봄 노진리낚시터의 호황은 매우 이례적이었다는 게 단골 낚시인들의 목소리였다.

▲2호지 부들 수초 포인트에서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

▲올스타 피싱 클럽 윤창석 회원이 1호지에서 올린 월척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손정락 회장

왕년의 경기낚시 고수 모임

올스타 피싱클럽

지난 8월 17일 노진리낚시터에서 만난 올스타 피싱클럽은 왕년의 경기낚시 고수들이 모여 만든 팀이다. 회장은 손정락의프로피싱 손정락 대표, 총무는 영 인낚시터 황운기 대표가 맡았으며 고문에 고양 제일낚시 박병귀 대표가 선임됐다. 회원으로는 성제현, 윤창석, 김종길, 김정필 씨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다. 올스타는 바람직한 낚시문화 정착과 낚시 테크닉 발전과 전수, 역량 있는 붕어 낚시인 발굴 등을 모토로 올해 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3회째 정출을 노진리낚시터에서 치른 올스타 피싱클럽 회원들.

▲노진리낚시터 이성호 대표가 방류에 앞서 어부들이 잡아온 토종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1호지에서 70cm급 잉어로 손맛을 본 올스타 피싱클럽 김종길 회원.

▲2호지에는 큰 버드나무가 많아 그늘 밑에 텐트를 치기도 좋다.

▲연으로 덮혀 있는 1호지 방갈로 포인트 앞.

추석 전후해 호황 재현될 듯

그렇다면 여름 조황은 어떨까? 아쉽게도 지난 8월 들어 형성된 고수온 탓에 9월 초 현재까 지도 조황은 부진한 편이다. 지난 9월 5일 2호지에서 만난 서울의 김찬호 씨는 “남양호와 마찬가지로 노진리낚시터는 확실히 여름 조황이 부진한 게 사실이다. 매년 봄에 폭발적 호황을 보였다가 여름에 조황이 급격히 꺾인다. 그러나 추석을 기해 수온이 20도 이하로 내려가면 다시 입질이 살아난다. 이때는 낮에도 월척이 마릿수로 낚일 만큼 입질이 왕성하다. 앞으로 보름 정도만 지나면 정상 조황을 회복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여름 부진에도 토종붕어 방류는 지속됐다. 이성호 대표는 남양호 어부들과의 계약을 통해 붕어를 잡는 즉시 방류하고 있다. 취재일에도 28~35cm급 토종붕어를 30kg 이상 방류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올여름 조황 부진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수입 붕어를 방류한 양어장식 유료터를 빼곤 어느 곳이나 부진에 허덕였다. 하지만 9월 들어 기온이 내려가고 수온도 안정되면 정상조황을 회복할 것은 분명한 일. 여름내 차곡차곡 방류해 쌓인 남양호 토종붕어들이 가을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문의 010-3375-0081(내비 입력 노진리낚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