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어 후보]

밀양강 예림리 여울에서

33.6cm 은어

박대윤 밀양 낚시인

지난 9월 초순경, 은어 시즌 막바지를 맞아 밀양강 금시당 여울에서 척(30.3cm)급 은어가 심심찮게 낚인다는 소식을 들었다. 올해는 국내 최고의 은어 필드인 경 호강, 섬진강을 비롯해 동해안권 강계들의 조황이 전체적으로 저조했다. 그나마 양양, 울진, 밀양, 거창권의 조황이 양호해 은어꾼들의 목마름을 해결해주었다. 그나마 밀양강은 고향으로 돌아오는 해산은어와 방류은어가 많은 곳으로 후반기 가을 장마로 수량이 풍부해지자 척을 꿈꾸는 전국의 은어낚시인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은어낚시인들이라면 모두 아는 사실이지만 밀양강은 대물 은어의 산지다. 특히 후반부에 많은 대물 은어가 낚이고 씨알도 상당하다. 이미 필자도 30.3cm 턱걸이급 척을 본 상태였다.

▲필자가 사용한 은어낚시 장비들.

▲낚은 직후 계측한 33.6cm 은어

▲필자가 밀양강 예림리 여울에서 올린 33.6cm 은어를 보여주고 있다.

공중받기가 불가능한 대물

9월 6일, 오전 일을 대충 마무리 하고 점심 무렵 금시당여울로 향했다. 그러나 여건이 좋지 못했다. 평소 씨은어를 넣어두는 용두 나루터횟집에 들러 씨은어 두 마리를 챙긴 후 예림리 러버보 포인트로 향했다.

물골이 있고 흐름이 좋은 세 번째 여울을 노리고 들어갔다. 가장자리 몽돌에는 은어 입자욱이 찍혀 있었다. 편광안경으로 본 물속에는 번쩍이는 은어 어체가 여러 마리 보였다. 순간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고 손동작은 빨라졌다.

씨은어의 코를 꿰어 여울로 흘리니 바닥으로 잘 들어갔다. 대를 눕히고 인영법으로 끌어오자 눈표가 사정없이 하류로 내달린다. 9m짜리 은어낚싯대가 활처럼 휘고 라인에서는 피아노줄 소리가 났다. 올라온 녀석은 27cm급. 이어서 29.5cm가 연달아 올라왔다. 그리고 이 큰 은어를 다시 코를 꿰어 밀어 넣자 올해 낚은 30.3cm 기록을 상회하는 31.5cm의 척 은어가 올라왔다.

대물 행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좀 더 아래쪽 여울로 내려가 평소보다 깊어진 여울이 넓어지는 끝자락을 노리자 또 다시 엄청난 저항이 낚싯대에 전달됐다. 씨알이 너무 커 공중 받기가 불가능한 녀석. 간신히 당겨내 뜰채에 넣은 뒤 물가로 나가 계측하자 무려 33.6cm가 나왔다. 낚시춘추에 제보하자 현재까지의 국내 은어 기록이 33.5cm라고 한다. 일단 월간 최대어상에서는 보내온 기록으로 발표하겠지만 좀 더 정확한 기록은 연말 최대어심사 때 가려질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역대 최대어에 도전할 만한 은어를 낚았다는 점에서 너무 기쁘고 감격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