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_세상 쉬운 바다루어 9]

이제 플랫피싱에서 독립할래요

양태 루어낚시

박경식 프리라이터·솔트루어린 회원

여름이면 우리를 찾아오는 어종이 있다. 바로 양태다. 봄에는 조용한 녀석들이 6월이 되면 연안으로 몰려들어 먹이활동을 시작한다. 예전에는 양태를 손님고기나 귀찮은 잡어로 여겼다. 먹을 살이 적고 아가미뚜껑에는 가시가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다칠 수도 있어서 ‘재수 없는 고기’로 여기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평판이 달라졌다. 성대, 광어, 양태를 아우르는 플랫피싱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양태 루어낚시라는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특징

90cm 넘게 자란다

예전에는 양태를 성대, 광어와 함께 플랫피싱에 포함했지만 광어와 양태는 성대와는 체구 자체가 다르다. 성대가 라이트급이라면 양태와 광어는 슈퍼헤비급이다. 광어가 1m 이상 자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양태가 1m 가까이 자란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낚시인이 많다. 하지만 본격 여름 시즌에 양태를 낚아보면 80cm는 흔하고 더러 90cm가 넘는 놈이 낚여 화끈한 손맛을 안겨 준다.

양태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은 양태를 ‘베이비샤크’라고 부르는데 이빨도 우악스럽지만 큰 씨알의 양태는 열대지방에 사는 진짜 베이비샤크와 비슷하게 생겼고 힘도 좋아서 그렇게 부른다.

큰 씨알의 양태는 서해 먼 바다와 남해 먼 바다, 동해 먼 바다에서 주로 낚이지만 정말 큰 씨알은 거제도 남부의 얕은 연안에서 낚이는 것이 많 다. 산란을 전후해서 조류가 빠른 얕은 곳으로 큰 씨알의 양태가 몰려 드는데 6~8월에 이런 곳을 노리면 씨알 좋은 양태를 낚을 수 있다.

시즌

1년 연중 가능, 피크는 6~8월

양태는 1년 연중 낚인다. 배낚시에서 흔하게 낚을 수 있으며 연안에서는 5월부터 시즌을 시작해 장마가 시작하는 6월부터 호황을 보인다. 7~8월에 가장 조황이 좋으며 1월 이후에는 연안에서 잘 낚이지 않지만 수온변화에 잘 적응하기 때문에 배낚시를 하면 겨울에도 가끔 양태를 만날 수 있다.

5~6월에는 낚이는 씨알이 다소 작지만 장마가 시작하는 6월이 되면 갑자기 큰 씨알이 낚이기 시작한다. 먼 바다에 있는 큰 씨알의 양태가 연안으로 몰려들어 호황을 보이는 것으로 보이며, 주로 낮에 입질하며 밤에는 잘 낚이지 않는다. 바닥에 붙어사는 저서형 물고기답게 눈이 작고 시야가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주로 낮에 활동하며 먹이를 사냥한다.

로드와 릴

에깅대나 농어대 사용

양태는 전용 장비가 없다. 20g 내외의 루어를 멀리 던질 수 있는 로드 면 양태용 낚싯대로 사용하기 적당하다. 단, 90cm가 넘는 큰 씨알의 양태를 연안에서 제압을 해야 하기 때문에 허리힘이 좋은 것을 사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에깅대나 농어대를 가장 즐겨 쓰며, 큰 씨알의 양태를 노릴 때는 농어대가 알맞다.

농어대를 쓴다면 로드의 길이는 주로 9ft 이상을 쓴다. 9ft 내외를 가장 많이 쓰며 초리는 입질을 잘 감지할 수 있도록 부드러운 것이 좋고 허리는 대형 양태를 빨리 제압할 수 있도록 튼튼한 것이 좋다. 에깅대의 경우 8ft 내외를 쓰기도 하는데 긴 농어대보다 루어의 액션을 연출하기 쉽지만 바닥의 큰 양태를 제압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단점이다. 릴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 3000번 사이즈를 사용한다. 1호나 1.5호 합사가 감기는 릴이면 어떤 것을 써도 좋으나 3000~4000 사이즈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양태 루어낚시는 캐스팅을 위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스피닝릴이 무조건 가벼울 필요는 없지만 여름철 무더위에 낚시 할 경우 피로도를 감안해 3000번 내외로 가벼운 것이 좋다. 간혹 릴찌 낚시용 나일론줄을 원줄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그때는 4000번 사이즈 스피닝릴을 사용하면 적합하다. 쇼크리더는 4호 내외를 쓴다.

채비

지그헤드＋섀드웜

양태 루어낚시에는 록피싱에 사용하는 프리리그나 프리지그를 사용하는 것이 흔하지만 양태만큼은 지그헤드리그가 가장 잘 먹힌다. 바닥에 있는 양태를 유인하기에 섀드웜의 액션이 안성맞춤이며 지그헤드를 사용해야 조류가 빠른 곳에서 안정적으로 바닥을 공략할 수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양태 루어낚시가 성행하고 있는데, 양태를 낚는 장소가 해변이나 얕은 갯바위라면 액션이 강한 바이브레이션 루어나 싱킹 미노우를 사용하기도 한다.

양태는 가만히 있는 웜이나 루어보다는 활발하게 움직이는 루어를 쫓아 가는 방식으로 사냥하기 때문에 루어를 감아 들일 때 스위밍 액션이 좋은 섀드웜, 바이브레이션, 싱킹펜슬이 잘 먹힌다. 섀드웜을 사용할 때는 작은 것보단 4인치 이상 큰 것이 효과적이다. 야광이나 별도의 펄이 들어간 기능은 필요 없으며 꼬리의 패들이 커서 강한 액션을 내는 것이 좋다. 물색이 흐릴 때는 블레이드를 추가로 장착해서 반짝이는 효과를 주면 주변에 있는 양태가 잘 입질한다.

FISHING GUIDE

양태는 어떤 고기?

쏨뱅이목 양태과에 속하는 고기로 우리나라 전 연안에 서식한다. 특히 남해안에서 큰 씨알이 낚인다고 알려져 있다. 서해에서는 양태를 장대라고 부르고 남해에서는 낭태라고 부른다.

큰 것은 1m가 넘는다. 양태는 자라면서 성전환을 하는데, 20cm 이하는 모두 수컷이고 50cm 이상은 대부분 암컷이다. 6~7월에 모래나 자갈밭으로 나와 산란하고 10월 이후 다시 깊은 곳으로 내려간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큰 양태가 고급 식재료로 쓰이며 우리나라 역시 꾸덕꾸덕하게 말린 양태로 매운탕, 찜, 조림 등의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양태는 그 물로 잡기 때문에 활어로 거래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양태 회를 맛보기 위해서는 낚시로 잡아야 한다.

▲여름이면 큰 씨알로 마릿수 조과를 보여주는 양태.

기존에는 플랫피시로 성대와 묶어서 취급을 했으나 최근에는 양태만 노리고 출조하는 낚시인들이 많이 늘었다.

필수 테크닉1

빠른 조류를 극복하라

양태는 낚이는 포인트가 다양하지만 사용하는 루어는 주로 지그헤드 리그다. 그 이유는 수심에 관계없이 조류가 빠르게 흐르는 곳에 양태가 많기 때문이다. 얼마나 빠른 조류에 양태가 사느냐 하면 서해의 거센 물골에서 양태가 자주 모습을 나타내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렇듯 조류가 빠른 곳에서 미노우나 작은 웜을 사용하면 액션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양태에게 어필하기 힘들다. 특히 바닥층을 공략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우선은 큰 웜이나 미노우를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며 조류가 빠르고 얕은 곳이라면 파도밭에서 농어를 노릴 때 사용하는 싱킹 펜슬도 사용한다.

수심을 알 수 없는 생소한 포인트에 내렸다면 우선 바이브레이션으로 수심이 어느 정도 되는지, 수중여나 해초 등 양태가 붙을 만한 바닥 지형이 있는지 탐색해본다. 바이브레이션을 사용해도 걸림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대로 바이브레이션 계열을 사용하면 되고 밑걸림이 생기거나 수중여 같은 장애물이 발견되면 지그헤드리그로 바꾸어 그 주변을 집중적으로 노린다.

물색도 고려해야 한다. 통영, 거제나 서해권의 바다로 나가보면 어떤 날에는 동해처럼 물색이 아주 맑을 때도 있고 반대로 물색이 아주 탁할 때도 있다. 특히 여수권은 물색이 자주 맑아졌다 탁해졌다 하므로 루어를 선택할 때 물색을 잘 고려해야 한다. 물색이 탁한 날이라면 검정, 보라, 빨간색이 잘 먹히고 물색이 맑을 때는 초록, 갈색 등이 잘 먹힌다.

돌돔에 견주는 양태 회 맛

돌돔 낚시인들이 들으면 펄쩍 뛸 말일 수도 있으나 여름 양태는 돌돔 회에 비할 정도로 살이 쫀득한 것이 특징이다. 쫀득하면서도 특유의 단맛을 내며 광어에서 나는 흙내와 잡내도 나지 않기 때문에 양태만 골라 먹는 낚시인들도 있다. 특히 여름에 양태 살을 얼음물에 담가 ‘냉회’를 만들면 살이 단단해서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하지만 이런 양태가 인기가 없는 이유는, 첫째 대부분의 양태는 그물로 잡기 때문에 활어로 유통되지 않기 때문이며 둘째 양태의 머리뼈와 척추가 커서 회 뜨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맛이 좋아도 회를 뜨기 쉬워야 먹기 편한데, 양태는 뼈가 커서 살이 적고 회 뜨기도 불편한 것이 흠이다. 그래서 양태 마니아들은 되도록 큰 씨알을 노리고 출조를 하고 있다.

▲지난 7월 중순 거제도 대구낚시 밴쿠버호를 타고 거제 내도로 출조를 나선 낚시인들이 씨알 좋은 양태를 보여주고 있다.

▲쫀득한 맛이 일품인 양태 회.

필수 테크닉2

피시형 태클로 승부하라

거제도 일대에서 조업을 하는 어부 중에는 큰 양태만 상대로 조업을 해 온 경우도 있다. 이 어부들은 전갱이나 보리멸을 바늘에 꿰어 양태를 낚고 있다. 이들은 큰 씨알의 미끼에 더 큰 양태가 입질한다고 한다. 따라서 루어를 사용할 때도 가능한 큰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설령 잔챙이 양태가 낚이더라도 전갱이나 보리멸 크기의 루어를 사용하는 것이 입질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큰 사이즈의 루어를 쓰는 대신 챔질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 채비를 바닥에 가라앉힌 후 릴링을 하면 순식간에 입질이 오지만 ‘투두둑’하는 순간에 챔질을 하면 십중팔구 헛챔질이 된다.

반대로 입질이 오면 급하게 채지 말고 천천히 계속 릴링을 해주는 것이 요령이다. 양태는 먹이를 한 번에 덥석 삼키지 않고 일단 물고 난 뒤에 꾸역꾸역 삼키듯 먹기 때문에 첫 입질에 챔질을 하는 것은 양태가 입에 문 루어를 도로 뺏는 것과 같다. 하지만 양태는 먹이에 대한 집착이 강해서 입질 후에 루어가 빠져도 천천히 릴링을 하면 쫓아오기 때문에 연속 입질을 노리는 것이 요령이다.

▲큰 씨알의 양태를 노릴 때 사용하는 지그헤드채비. 지그헤드 아래에 블레이드를 달아 어필력을 높였다.

필수 테크닉3

초썰물에 모래톱을 노려라

양태 루어낚시가 단순하다고 해도 멀리 노리는 것이 해답은 아니다. 우선 양태의 위치를 예상하는 것이 순서다. 양태가 잘 낚이는 곳은 조류가 빠르기도 하지만 동해나 서해의 경우는 연안에 모래톱이 형성된 곳, 바닥이 모래나 자갈로 이뤄져 있으면서 험프 지형에 많이 모여 산다. 일반적으로는 대부분의 대상어가 수중여나 간출여 주변에서 낚이지만 양태는 그것과는 조금 다르게 모래톱을 끼고 있는 자리가 좋다. 그래서 해변에서 가까운 물골자리나 몽돌해변으로 조류가 들어오는 곳에 큰 씨알의 양태가 많다.

물때는 만조를 지나 초썰물이 흐를 때부터다. 썰물에는 대부분 높은 활성도를 보여주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입질을 받을 수 있으나 조류가 흐르지 않거나 들물 상황에서는 입질이 약해지는 것이 보통이다. 의외로 끝썰물에 큰 씨알의 양태가 낚이기도 하는데, 양태 루어낚시 고수들은 일부러 중썰물 이후에 얕은 모래밭으로 가서 큰 씨알의 양태를 노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