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앞바다 배낚시]

40~50cm 씨알이 마릿수로?!

선상 야간 아징에 슈퍼전갱이 떴다

최무석 바다루어클럽 회장·닉네임 유강

우리나라에서 전갱이는 연중 낚이지만 대물 전갱이가 잘 낚이는 시기는 6월부터 9월까지다. 그때를 전후해서 전갱이가 산란하는 시기라 큰 씨알들이 연안으로 많이 붙는다. 전갱이는 난류성 어종으로 적서수온이 20℃ 전후이며 20℃를 훌쩍 넘어가는 시기부터 먹이활동을 활발히 한다. 특히 쿠로시오 해류가 받히는 해역에서 잘 낚여 남해안의 경우 거제도, 통영, 부산, 울산, 포항, 후포 일대에 전갱이 낚시터가 많다.

필자는 포항에 거주하면서 가끔 포항 바닷가를 찾기도 하지만 대물 전갱이 시즌이 되면 주로 울산으로 달려간다. 울산이 포항보다 전갱이 포인트가 많을 뿐 아니라 산란 시즌에 도보권에서 30cm 씨알을 쉽게 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연안이 아닌 선상에서 40cm가 넘는 전갱이를 공략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그 현장을 취재했다.

▲지난 7월 19일 울산 동구 앞바다로 선상낚시를 나가서 54cm 전갱이를 낚은 필자. 전갱이의 산란철에는 평소 보기 힘든 대물을 만날 수 있다.

바루클 탁재우 팀장이 작년에 시도한 것이 계기

울산에서는 대물 전갱이 시즌이 되면 낮에 열기낚시를 겸해서 크릴 등의 밑밥을 흘려가며 카드채비로 수심 20~30m 자연초를 공략하는 선상낚시가 성행한다. 하지만 밤에 선상에서 큰 씨알의 전갱이를 낚는 낚시인들은 흔치않기에 야간 전갱이낚시 정보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작년에 바다루어클럽 울산팀 탁재우(닉네임 알렉스) 팀장이 몇몇 회원과 함께 울산 동구 앞바다(주전항에서 대왕암 구간)의 야간 선상낚시에서 50cm급 슈퍼전갱이를 두어 차례 낚아낸 것이 계기가 되어 본격적인 포인트 개발이 이어지게 되었다. 올해는 7월 중순부터 울산 동구 앞바 다에서 40~50cm 슈퍼전갱이가 마릿수로 낚였다. 슈퍼전갱이 아징 시대가 열린 것이다.

지난 7월 19일(2물), 필자는 탁재우 회원의 초대를 받아 포항에서 김태형(닉네임 승호네) 회원과 함께 출발해 취재에 나섰다. 오후 6시50분에 주전항에서 보트를 론칭하여 포인트에 도착한 시각은 일몰 직전인 7시20분. 간조가 밤 9시30분이므로 아직 날물이 한창이었는데 생각보다 조류가 빨랐다.

전갱이 입질은 일몰 후부터 들어오기에 보트의 닻을 내리고 조류가 낚시하기에 알맞게 바뀌길 기다렸다. 어둠이 깔리자 일행은 10g 전후의 지그헤드에 2~4인치 웜을 체결하고 보트 뒤편으로 캐스팅을 시작했다. 채비가 조류에 실려 살랑살랑 동조해서 놀도록 유도했으나 반응이 없었다.

8시10분경에 김태형 회원이 첫 입질을 받았다. 40cm급 전갱이가 입질, 채비가 폴링 중에 반응이 왔다. 김태형 회원이 이어서 연타로 전갱이를 뽑아 올리자 본격적인 전갱이낚시가 시작되었다. 그러다가 간조 시각에 조류가 살짝 죽으니 일행 모두에게 폭발적인 입질이 들어왔다. 이때 50cm급이 두세 마리 낚인 것 같았는데 서로가 릴링하기에 바빠서 몇 마리를 낚았는지도 파악하기 어려웠다.

▲계측자를 댄 전갱이. 52cm가 넘는다.

▲밑밥통을 가득 채운 대형 전갱이.

▲울산 동구 앞바다에 진 저녁노을.

▲필자가 선상에서 채비를 하고 있다. 10g 내외의 지그헤드에 2~4인치 웜을 체결해 사용했다.

조류 죽자 슈퍼전갱이 입질 폭발

밤 10시20분, 초들물이 막 시작되었다. 흔히 전갱이는 들물에 강세를 보인다고 한다. 예상대로 폭발적인 입질이 들어왔다. 과도한 액션은 금물. 캐스팅 후에 10g 지그헤드채비를 조류에 태워 떠내려가듯 폴링을 길게 주면 수심 5~6m 바닥에 닿기 전에 대부분 입질이 들어왔다.

밤 11시가 가까워오자 조류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준비해간 14g 지그헤드가 속절없이 떠내려가 버린다. 21g 메탈지그도 무용지물이었다. 그런 상황에 대비해서 더 무거운 바닥채비라도 준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부득이 우리는 11시가 조금 넘어 철수길에 오르게 되었는데, 이날 40cm 이상 슈퍼전갱이 마릿수는 모두 26마리였다.

시간이 너무 늦어 일일이 계측하지는 못했으나 50cm 이상 씨알은 6마리쯤 되어보였다. 필자는 이날 40cm 이상 슈퍼전갱이를 무려 7마리나 낚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 어탐기에 찍힌 전갱이 포인트. 수심 5~6m의 넓은 자연초 지역으로 자연초 외곽은 수심이 25~30m까지 나왔다.

▲뜰채에 묵직하게 담긴 전갱이.

▲함께 출조한 탁재우(알렉스) 씨의 보트로 전갱이 선상낚시 출조를 했다.

▲7월 19일 밤 8시10분 날물 타임에 9g 지그헤드채비로 40cm 전갱이를 낚은 김태형(승호네) 씨.

▲필자에게 울산의 대형 전갱이 포인트를 소개한 바다루어클럽 울산 팀장 탁재우 씨도 큰 씨알의 전갱이로 손맛을 보았다.

8월 이후에는 먼 바다에서 낚여

7월 19일의 여운이 가슴에 젖어 있는데 며칠 후에 탁재우 팀장이 7월 23일에 또 일정을 잡아두었다고 했다. 그날은 6물이라 빠른 조류가 염려되었으나 상황에 따른 조황 등의 변화를 살펴볼 계기가 될 것 같아 당일 오후에 혼자 차를 몰고 울산으로 내려갔다.

오후 6시 반에 보트를 론칭해 7월 19일 낚시 했던 같은 포인트에 진입했다. 밤 8시30분이 조금 지나서부터 어쩌다 낱마리 반응만 보여 다시 포인트를 옮겼다. 그때 중썰물이 시작되 면서 조류가 급변하더니 시간이 경과하면서 홍수와 같은 급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울산 내만의 조류가 이렇게 빨랐던가? 급하게 무거운 채비로 바꾸어 낱마리지만 50cm급 전갱이도 낚았으나 밤 10시가 넘자 급류에 북동풍까지 겹쳐 위험한 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일기가 나빠졌다. 하는 수 없이 철수를 했다가 새벽 2시 간조에 다시 출조를 했는데, 바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 많이 안정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들물이 시작되면서 전갱이가 다시 반응하기 시작했다. 상황이 나아지자 40cm 전갱이 위주로 입질이 시작되었고 작은 것은 30cm, 큰 것은 50cm에 육박하는 전갱이를 여러 마리 낚을 수 있었다. 급류로 인해 낚시하는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40~50cm 전갱이를 14마리 낚을 수 있었다.

19일 출조 이후에는 전갱이 조황이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산란을 마치고 내만을 빠져나 갔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지만 큰 씨알의 전갱이는 이후에도 거제권이나 부산 먼 바다, 포항 먼 바다에서 만날 수 있으므로 슈퍼전갱이를 목표로 탐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권대근(바다남) 씨가 직접 낚은 굵직한 씨알의 전갱이를 보여주고 있다.

▲전갱이를 낚는 데 사용한 지그헤드. 수심이 5~6m임에도 빠른 조류를 감안해서 9~14g까지 사용했다.

▲필자가 사용한 2~4인치 웜. 10~14g 지그헤드를 사용할 때는 3인치 길이의 웜이 알맞다.

취재협조 cafe.daum.net/sealure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