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시즌개막 갈치낚시]

먼 바다 배낚시 테크닉

3~4지로 마릿수 채운 뒤

왕갈치 노려라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요즘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말이 하나 있다. ‘대부분의 낚시인들은 꽝을 치기 전까지 그럴 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말 그대로 누구나 나름대로의 출조 계획을 철두철미하게 가지고 나가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표현한 말이다.

갈치낚시만 봐도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이상적인 상황이라면 물닻이 조류를 받아 잘 흘러가는 상황에서 채비를 내리는 족족 5지 왕갈치가 퍽퍽 물어주는 것이겠지만 현장에 나가보면 5지는커녕 4지도 적고, 3지가 설치는 날이 대부분이다. 3지라도 아이스박스를 가득 채우면 좋겠지만 채비 탓, 씨알 탓, 물때 탓, 활성 탓, 날씨 탓을 하다보면 ‘3지 만쿨’ 도 버거울 때가 있다.

따라서 이제는 기본 전략을 ‘왕갈치 만쿨’에서 ‘3지~4지 만쿨’로 하향조정할 필요가 있다. 우선 잘 낚이는 씨알로 마릿수 조과를 올리고 큰 씨알은 나중에 찬스가 오면 그때 낚아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UV 축광와이어를 사용한 가지바늘(석연테크).

▲바늘에 야광 코팅을 했다(HDF).

▲ 형광 수축고무를 씌워 깔끔하게 만든 가지바늘 (바낙스).

▲클립을 사용해 바늘과 가짓줄 연결을 편리하게 만든 제품(석연테크).

▲화려한 장식으로 치장한 가지바늘(HDF).

▲부드러운 가짓줄을 사용해 엉킴을 방지하는 가지바늘(바낙스).

왕갈치에 대한 오해

우선 왕갈치에 대한 오해를 푸는 것이 먼저다. 낚시인들은 먼 바다로 나가면 으레 왕갈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 지 않다. 왕갈치는 산란을 앞둔 6월부터 8월 초까지 먼 바다에 나타나며 낮이든 밤이든 수심이 깊은 바닥층에서 입질을 한다. 왕갈치 사진을 보면 대부분 배에 알이 차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사실 왕갈치는 알배기 갈치라 고 해도 틀리지 않다.

예전에는 7월이 갈치금어기가 아니어서 6월 ~7월에 5지로 왕갈치 대박을 경험하기 어렵지 않았지만 지금은 8월부터 출조를 하기 때문에 예전만큼 많은 양의 왕갈치를 낚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8월에 먼 바다로 출조를 하면 삼치, 한치, 만새기 같은 갈치의 천적도 많아서 상대적으로 갈치낚시가 어려워지고 산란한 개체가 빠지면서 씨알도 다소 줄어든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왕갈치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3~4지를 기준으로 마릿수 전략을 세우는 것이 낫다.

마릿수 조과를 위한 테크닉은 빠른 손놀림이 기본이다. 바늘에 미끼를 꿴 후 채비를 바닥으로 내리고 한두 번 입질이 오면 채비를 거두어 한두 마리라도 갈치를 올리며 마릿수 조과를 채워나간다. 3지 내외의 갈치는 바닥층에서 입질할 때도 있지만 활성이 올라가면 수심 30m 내외로 다소 상승하기 때문에 입질하 는 수심층을 잘 겨냥하는 것이 요령이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올리려고 하면 미끼는 다 따먹히고 빈 바늘만 올라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두 번 입질이 와서 갈치가 걸렸다고 생각하면 바로 채비를 올리는 편이 이득이다. 한 번에 한두 마리만 올려도 10시간 정도 부지런히 낚시를 하면 충분히 100여 마리를 낚을 수 있다.

조류 빠르고 수심 깊은 곳이 대박자리

큰 갈치로 마릿수 조과를 거두는 데에는 일정 한 조건이 필요하다. 갈치가 중층이 아닌 바닥에서 입질할 것, 조류가 잘 흐르고 수심이 적어도 60m 이상인 곳이라야 큰 갈치로 마릿 수 조과를 거둘 수 있다.

많은 낚시인들이 갈치는 세로로 서서 입질을 한다고 알고 있는데, 이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갈치는 오징어와 달리 주광성 어종이 아니라 정작 밝은 불빛을 싫어한다. 그래서 집어등 불빛이 희미해지는 그늘에 숨은 상태로 몸을 60도 각도로 기울여 밝은 곳에 있는 먹이를 사냥한다. 이런 방식의 공격 은 갈치에게는 포식자를 피해 안전할 수 있으나 낚시인에게는 바늘에 걸릴 확률이 높지 않 는 것이 문제이다.

갈치는 먹이를 단숨에 삼키지 않고 날카로운 이빨로 자르듯이 공격한다. 갈치낚시를 하면 유독 빈 바늘이 잘 올라오고 초리가 움직일 정도로 입질을 해도 걷어보면 갈치가 없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이 모두가 갈치가 입질을 하는 방식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하지만 큰 갈치가 바닥에서 먹이활동을 할 때 는 몸을 세우지 않고 수평으로 빠르게 헤엄치며 먹이를 먹는다. 특히 조류가 빠른 곳에서는 갈치가 몸을 세워 공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평으로 헤엄치며 먹이를 먹는데, 이때는 여느 어종과 마찬가지로 입질을 하기만 하면 바늘에 걸린다.

즉, 조류가 잘 가는 곳에서 집어등의 불빛이 미치지 않는 수심 60m 내외에 큰 갈치가 들어온다면 채비를 내리는 족족 ‘퍽퍽’하는 입질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 외에 상황이라면 대부분 갈치가 몸을 세우고 미끼를 향해 ‘간을 보는’ 입질을 하기 때문에 시원한 조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다양한 가지바늘 선호

최근에 유행하는 갈치낚시 기법이 있다면 가지바늘을 아주 다양하게 사용한다는 것이다.

러버 스커트, 주꾸미, 웜, 텐실 등 다양한 옵션을 가지바늘에 장착해서 갈치를 유혹한다. 일부 제품은 갈치바늘에 축광튜브를 고체화해 붙여 깊은 물속에서도 더 잘 보이게 만들었으며, 바늘과 가짓줄의 매듭을 편하게 하기 위해 클립으로 연결하는 제품도 등장했다. 조금 더 잘 보이게, 조금 더 현장에서 교체가 간편하게 하는 것이 요즘 추세다.

반대로 ‘심플 이즈 더 베스트’라는 말처럼 부드러운 나일론 줄에 축광튜브와 바늘만 깔끔하게 달아서 사용하기도 한다. 단, 축광튜브와 가짓줄에는 야광은 기본이고 자외선에 반응하는 UV코팅까지 해서 심해에서도 영롱한 색깔을 내게 하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짓줄을 교체하면 입질에 미세한 변화도 생기겠지만 사용자에게 믿음과 만족감을 주는 것 또한 하나의 효과로 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가지바늘이 변화하면서 활성이 나쁜 상황에서도 갈치의 입질을 꾸준하게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꽁치살을 더 쫀득하게 만들어주는 마루큐사의 아미노 리퀴드.

▲꽁치살을 발라 통에 담는다.

▲ 꽁치살이 잠길 정도로 용액을 붓는다.

▲꽁치살이 완전히 잠겼는지 확인.

▲뚜껑을 덮고 한두 시간 기다렸다가 사용한다.

쫀득한 꽁치 미끼 만들기

사진의 제품은 마루큐사의 ‘아미노 리퀴드’다. 24시간 전에 꽁치살을 절여 놓으면 아주 쫀득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미끼의 사용량이 많은 현장에서는 1시 간 정도 절인 후에 사용하면 쫀득한 꽁치살을 사용할 수 있다. 미끼의 사용량이 많은 먼 바다 갈치낚시에서는 갈치의 활성이 나쁠 때나 꽁치가 녹아서 흐물흐물할 때 사용하는 것이 적당하며, 미끼의 사용량이 적은 내만 갈치낚시나 텐야, 한치낚시에 사용하기 더 좋다.